[풋볼리스트] 유럽축구연맹(UEFA) 리그 랭킹 1위. 레알마드리드와 FC바르셀로나로 대표되는 초호화 군단의 리그. 가장 화려한 축구를 구사하는 리그. 스페인 라리가는 현대 축구의 발전상을 따라는 과정에 결코 놓쳐선 안 될 무대다. ‘Football1st’는 세계 축구의 1번가라고 할 수 있는 스페인 축구 소식을 보다 깊이 들여다보고자 한다. 한준 기자가 빠르고 특별하게 준비한다. <편집자 주>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은 FC바르셀로나(이하 바르사)에서 성장하던 한국인 유망주의 현재를 두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기회였다. 장결희는 최종 엔트리에 들지 못했고, 백승호와 이승우는 중심 선수로 활약했다. 결과는 16강전 탈락. 한국의 메시를 꿈꾸던 선수들은 아직 그에 걸맞은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 

치명적이었던 것은 국제축구연맹이 바르사에 국제 유소년 선수 이적 규정 위반으로 내린 출전 금지 징계였다. 세 선수 모두 3년 간 공식 경기를 뛰지 못하며 경기 감각이 떨어지고, 성장세가 둔화됐다. 스페인 언론도 그 기간이 한국 유망주들에게 타격이 됐다고 진단했다.

백승호는 지난해 만 19세가 되면서 후베닐A 단계를 마치고 바르사B팀으로 올라갔다. 구단의 요청으로 U-20 월드컵을 마치고 비르사B로 돌아가 훈련 중이다.

장결희와 이승우는 올 여름 거취가 결정된다. 후베닐A에서 주전 자리를 꿰차지 못한 장결희는 바르사를 떠날 예정이다. 최근 스페인 스포츠지의 보도에 따르면 이승우의 진로도 다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페인 스포츠지 ‘문도 데포르티보’에 따르면 바르사는 이미 B팀으로 올라갈 선수들에 대한 면담을 마쳤다. B팀 입성이 유력하게 점쳐지던 조르디 음볼라가 더 좋은 조건과 1군 출전 기회를 찾아 AS모나코 이적을 확정한 가운데 후베닐A 소속으로 B팀을 오가며 경기하던 미드필더 카를라스 알레냐, 레프트백 마르크 쿠쿠렐라가 B팀 승격 명단에 포함됐다. 바르사는 후베닐 선수 중 극히 일부만 B팀에 올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이승우는 FIFA U-20 월드컵 참가 문제로 오랫동안 팀을 떠나있어 구단과 미팅을 하지 못했다. 그러나 ‘문도 데포르티보’의 보도에 따르면 B팀 입성이 어렵게 된 상황이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승우가 징계 이전에 보였던 감각을 보이지 못했다”고 썼다. 2016/2017시즌 후베닐A에서 보여준 경기력이 B팀으로 승격할 만큼 흡족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 

전반기엔 준수했으나 후반기엔 득점 기록도 저조했다. UEFA유스리그에서도 주요 경기에선 주전으로 나서지 못했다.  B팀 승격 후보군에 오른 선수들은 후베닐 단계에 이미 B팀에 올라와 경기를 소화했다. ‘문도 데포르티보’는 이승우가 후베닐A에서도 부동의 주전이 아니라며 B팀 승격이 어렵다고 전했다. 

이승우의 바르사B 승격이 어려운 것은 어느 정도 예견된 일이기도 하다. 후베닐A 단계에서 B팀 승격 물망에 오른 선수들은 시즌 중 B팀으로 올라가 훈련하고, 경기를 뛰며 검증 단계를 가진다. 이승우는 2016/2017시즌 프리시즌 기간에만 B팀의 부름을 받았다. B팀의 주요 선수들이 1군팀 프리시즌에 합류했을 때다. 징계에서 막 해제된 2015/2016시즌 후반기에는 B팀의 부름을 받았지만 경쟁이 본격화된 2016/2017시즌에는 조용했다.

더구나 바르사B가 세군다B(3부리그) 승격 플레이오프 최종 라운드 1차전에서 라싱산탄데르에 4-1 대승을 거뒀다. 원정에서 거둔 대승으로 2017/2018시즌 라리가2(2부리그) 승격이 유력해졌다.

바르사B가 라리가2로 올라가면 외국인 선수 출전 제한이 생긴다. 2명의 비유럽 선수만 뛸 수 있다. 바르사B에는 이미 백승호와 마를론 산토스, 에세키엘 바시, 윌프리드 캅툼 등 비유럽 선수 자원이 네 명이나 있다. 다음 시즌 이 선수들 모두가 바르사B에 남을지는 알 수 없지만, 바르사B가 라리가2 잔류를 위해 전력 보강을 하지 않으리란 법도 없다.

더구나 바르사B에는 이미 승격 과정에 활약한 다니 로메라, 마르크 카르도나, 알렉스 카르보넬, 라파 무히카 등 이승우와 비슷한 나이대의 공격 자원이 즐비하다. 올초 스페인 스포츠지 ‘스포르트’는 이승우가 유년기 보여준 번뜩이는 재능을 갖고 있지만 피지컬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고 보도한 바 있다.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 역시 이승우가 피지컬을 보완하지 않으면 성인 무대에서 경쟁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했다. 스페인 현지에서 이승우가 뛴 UEFA유스리그 경기를 지켜본 뒤 중앙 지역에 배치될 경우 힘 싸움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며 측면 자원으로 기용한 이유를 설명했다. 경기 중 한 두 번 좋은 장면을 만들 수 있어도 90분간 지속적으로 위협이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승우도 그 점을 보완하기 위해 피지컬 운동을 별도로 진행 중이다. 실제로 지난해와 비교하면 확연히 피지컬이 좋아진 모습이다. 그러나 FIFA U-20 월드컵 대회에서도 아르헨티나, 잉글랜드, 포르투갈 등 축구 열강과 경기에서 힘의 차이를 느꼈다. 바르사B로 올라가는 것도, 올라가더라도 충분한 출전 기회를 잡는 것도 어려운 것이 냉정한 현실이다. 

더구나 MSN 트리오가 건재한 바르사 1군에서 투입 기회를 얻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유소년 단계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이던 제라르드 데울로페우도 에버턴과 AC밀란을 거쳐 적지 않은 시간 검증을 마친 뒤에야 바르사 1군의 관심을 다시 얻을 수 있었다. 

스페인 언론은 이승우가 보인 잠재력에 관심을 보이는 팀들이 있다고 보도했다. 독일 스포츠지 ‘빌트’가 보루시아도르트문트의 관심을 보도했고, ‘문도 데포르티보’는 도르트문트의 라이벌 샬케04도 이승우에 관심이 있다고 썼다. 이승우는 바르사와 2018년 여름까지 계약되어 있다. 바르사는 최대한 실리적인 선택을 내릴 것이다.

이승우에 관심을 갖는 팀들은 그가 가진 승부욕과 저돌성의 가치에 기대를 걸고 있다. 바르사가 이승우를 스카우트했던 이유이기도 하다. 잠재력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진짜 도전은 이제부터다. 독일의 두 팀 외에도 이승우 영입에 관심을 보이는 유럽 팀들이 적지 않다. 이승우 외에도 수 많은 바르사 유스들에게 찾아오는 일이다. 도전은 다시 원점에서 시작됐다. 거침없이 중앙을 파고드는 정면승부 본능이 발휘되어야 할 때다. 

글=한준 기자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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