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호주와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2017’ B조 1차전 경기에서 스리백을 실험한 독일은, 칠레와 2차전에도 같은 기조를 이어갔다. 호주와 경기에서 화력을 강조한 투톱을 내세웠다면, 수비가 중요했던 칠레전에는 원톱으로 변형했다. 뢰브 감독도 칠레전을 마친 뒤 “수비 규율을 유지하는 것에 집중한 경기”였다고 했다.

독일은 칠레전에 선발 골키퍼를 베른트 레노에서 마르크안드레 테어슈테겐으로 바꿨다. 스리백 수비 라인의 중심은 여전히 슈코드란 무스타피였다. 대신 좌우 측면 파트너를 안토니로 뤼디거와 요슈아 킴미히에서 니클라스 쥘러와 마티아스 긴터로 바꿨다.

왼쪽 윙백 자리에 요나스 헥토어가 그대로 나섰고, 호주전에 오른쪽 윙백을 담당했던 율리안 브란트 대신 오른쪽 센터백으로 뛰었던 킴미히가 전진했다. 호주와 경기에선 스리백 앞에서 제바스티안 루디가 빌드업 미드필더로 나섰는데, 이번에는 루디 곁에 엠레 잔이 파트너로 나서 빌드업과 후방 볼 소유의 안정감을 높였다.

이들 앞에는 여전히 율리안 드락슬러와 레온 고레츠카가 두 명의 공격형 미드필더로 나섰다. 산드로 바그너와 투톱을 이뤘던 라스 슈틴들이 홀로 공격진에 배치됐다. 

독일의 스리백은 호주전과 비교하면 더 수비적이었다. 칠레가 알렉시스 산체스와 에두아르도 바르사스 등 커트아웃과 커트인에 모두 능한 빠른 투톱을 배치하는 것에 대비했다. 그들 위에 2선 공격수로 아르투로 비달이 높이 배치됐다. 이에 뢰브 감독은 스리백 앞에 두 명의 수비형 미드필더를 배치했다.

칠레는 비달 뒤에 파블로 에르난데스, 마르셀로 디아스, 차를레스 아랑기스가 세 명의 미드필더로 세웠다. 칠레는 포백으로 나섰지만 좌우 풀백 장 보세주르와 마우리시오 이슬라가 적극적으로 전진해 중원 지역에 숫자를 유지하며 볼 소유 경쟁에서 독일과 대등한 싸움을 벌였다.

칠레는 경기 시작 6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칠레 공격진이 강한 전방 압박으로 독일 스리백을 괴롭히며 높은 지역에서 공을 따냈다. 비달의 패스를 산체스가 받아 단호하게 마무리했다. 독일 스리백은 호주전에도 상대의 강한 전방 압박을 쉽게 풀지 못했다.

독일의 위기는 경기 초반이 끝이었다. 시간이 갈수록 안정감을 찾았다. 뢰브 감독은 “초반 10분 정도 외엔 선수들에게 안 좋은 인상을 받지 않았다. 득점은 칠레의 플레이가 환상적이었던 것”이라고 말하며 90분간 선발 11명의 선수를 유지한 이유를 말했다. 

독일은 전반전이 끝나기 전에 동점골을 얻었다. 빌드업 미드필더 자리에 나선 잔의 침투 패스를 받은 헥토어의 크로스 패스를 슈틴들이 마무리했다. 독일이 준비한 구조와 패턴 플레이가 정교하게 골로 이어진 것이다. 계획된 팀 플레이의 작품이라는 점에서 성취였다.

뢰브 감독은 “우리가 이번 경기에서 조직력에 집중한 게 사실”이라며 칠레전의 주안점을 설명했다. “선수들이 잘해줬기 때문에 교체를 하지 않았다. 선수들이 버틸 수 있는 능력을 입증하길 바랐다”며 “젊은 선수들에게 아주 좋은 경험이 되었을 것”이라고 했다. 뢰브 감독은 1-1로 비긴 결과에 대해 “공정한 결과”라는 말로 칠레와 팽팽한 경기였다고 인정했다. 칠레가 최정예 전력으로 나섰다는 점에서 젊은 선수들로 실험 중인 독일의 성과는 분명 인상적이다.

카메룬과 호주도 1-1로 비기면서 칠레와 독일이 나란히 1승 1무로 4강행 가능성을 유지했다. 호주에 3-2로 이긴 독일은 카메룬에 2-0 완승을 거둔 칠레에 이은 2위다. 독일과 카메룬, 칠레와 호주가 26일 자정 3차전을 통해 4강 진출팀을 가린다. 호주와 카메룬은 1승도 거두지 못했으나 마지막 경기에서 이기면 순위표가 요동칠 수 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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