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은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에서 조별리그 통과가 아니라 8강, 나아가 4강 이상을 노리는 팀이다. 조별리그 최종전에서도 강팀의 운영이 필요하다. 단순한 체력 안배를 넘어 토너먼트를 준비할 기회다.

한국은 26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잉글랜드와 A조 최종전을 갖는다. 이미 2승으로 16강 진출을 확정한 가운데, 신 감독은 잉글랜드전에서 이승우와 백승호를 빼고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겠다고 예고했다.

한국이 16강에서 그치지 않고 8강, 4강 이상 진출하려면 앞으로 3, 4경기가 남아 있다. 3~5일 간격으로 경기가 벌어지는 국제대회는 회복 시간이 부족하다. 높은 집중력으로 90분 내내 격렬하게 뛰는 한국의 경기 방식은 그라운드 위에서 체력을 안배하기에도 적절하지 않다.

특히 공격진은 체력 소모가 크다. 이승우는 상대 수비수보다 10cm 이상 작을 때도 어깨를 먼저 집어넣고 몸싸움을 시도하는 투쟁심이 있다. 조영욱은 최전방에서 중장거리 질주를 반복하며 속공의 첫 단추를 꿰야 하고, 이승우 대신 몸싸움을 하며 공간을 열어주는 역할까지 한다. 백승호는 신 감독 아래서 경기 체력이 많이 향상됐지만 앞선 두 경기 모두 90분을 소화하지 못했다.

스타로 거듭나고 있는 세 공격수에게 점점 더 의존하면 돌발 상황에 대처할 수 없다. 한두 명도 아니고 세 명 모두 매 경기 온전한 컨디션으로 뛸 것을 기대하긴 어렵다. 체력 고갈, 부상, 경고 누적 등 다양한 이유로 결원이 생길 수 있다.

U-20 대표팀은 이번 대회에서 강지훈과 하승운을 교체로 투입했다. 하승운은 조영욱 대신 최전방에 들어갈 수 있는 공격수다. 강지훈은 최전방과 측면 공격뿐 아니라 측면 수비까지 볼 수 있다. 기존 공격진과 다른 스타일의 ‘플랜 B’를 마련할 때 큰 힘이 될 수 있는 선수다.

포메이션이나 선수 배치를 바꿔 미드필더들의 역량을 더 끌어내는 실험도 가능하다. 신 감독은 미드필드 3자리에 선발로 4명, 교체로 1명을 기용해보며 다양한 조합을 맞췄다. 체력 분배가 되고 있는 건 다른 포지션에 비해 완성도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승모나 김승우를 뒤에 세우고 공격형 미드필더 두 명을 앞에 배치하는 역삼각형 구조에서 선수 구성을 바꾸거나, 역할을 조금씩 조정하는 등 개선 방안을 찾아볼 기회다.

대회를 준비할 때 실험하는 것과 실전에서 실험하는 것은 그 효과가 다르다. 토너먼트에서 4강 이상을 노리는 팀은 조별리그를 통해 다양한 전술을 실험하고, 이후 완성된 전력으로 대회를 치르는 경우가 많다. 신 감독도 강호 잉글랜드를 상대로 최대한 많은 이득을 봐야 한다. 본선 와중이지만 결과만큼 과정도 중요한 경기가 됐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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