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2016/2017시즌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대장정을 마친 손흥민이 동료 수들과 한국을 방문했다. 수비수 카일 워커, 벤 데이비스, 케빈 비머와 함께 한국 AIA생명이 주최한 이벤트로 한국 팬들을 만났다. AIA그룹은 토트넘의 메인스폰서다. 

축구 경기의 가치는 승리와 돈에 집중된다. 실제로 축구팀이 높은 가치를 인정 받기 위해선 이겨야 하고, 그래야 수익을 창출할 수 있다. 하지만 축구의 본 고장인 유럽에서 축구는 단지 수익 사업이나, 엔터테인먼트 산업이 아니다. 공동체에 기여하는 사회사업이다.

손흥민과 토트넘 선수들이 24일 서울 가양레포츠센터 축구경기장에서 가진 행사는 서울시립뇌성마비복지관 축구선수단 아동 30명을 위한 축구클리닉이었다. 일반 아이들보다 몸을 가누기 어려웠다. 공을 향한 열정, 그리고 공을 차며 느끼는 희열의 크기는 어려운 만큼 더 컸다.

토트넘 유니폼을 입고, TV로만 보던 선수들과 공을 주고 받으며 호흡할 수 있는 기회는 천재일우다. 기자간담회를 지켜보고, 이동하는 선수들에게 사인을 받고 사진을 찍고, 한 시간여 남짓 축구클리닉까지 총 2시간이 안되는 시간은 축구로 꿈을 꾸는 아이들에게 추억을 넘어 희망이 됐다.

23일 내한한 손흥민과 워커, 데이비스, 비머 등은 오전 배화여고 학생들을 만난 이벤트에 이어 축구클리닉으로 빠듯한 일정을 이어갔다. 시차 적응도 못한 상황이지만 매 순간 성심성의껏 임했다. 얼굴이 따가울 정도로 햇살이 강했지만 얼굴을 찌푸리지 않았다. 아이들이 개별적으로 선수들과 호흡할 시간은 짧았지만, 그 짧은 시간에 충분히 정성을 쏟았다. 

경기장에서의 화려한 플레이, 핸드셰이크 세리머니, 팬들의 환대. 스포트라이트를 독식하는 스타 손흥민은 이날 행사를 통해 스타가 해야 할 또다른 책임과 의무도 잊지 않았다는 것을 보였다. 축구를 하고 싶어하는 뇌성마비 어린이들을 돕고, 가르치며 그 자신도 성숙한 모습을 보였다.

아무래도 한국대표 선수인 손흥민에 대한 관심과 인기가 높았지만, 잉글랜드 대표 선수인 워커도 눈에 띄었다. 몇몇 아이들은 강인한 인상의 소유자 워커를 보고 무서워하기도 했지만, 워커는 환하게 웃고 장난을 치며 긴장을 풀어주려 노력했다. 워커는 특히 아이들과 노는 시간을 즐기는 모습이었다. 워커는 팬서비스가 특히 좋았다. 클리닉 종료 이후 경기장 앞에 모여 토트넘 응원가를 부르는 한국 토트넘 팬들을 향해 지휘자처럼 손짓을 하며 함께 리듬을 탔다. 

축구는 축구 그 자체로 온전히 가치를 발휘하는 것이 아니다. 프로의 냉혹함이나, 성과지상주의 혹은 물질만능주의만 담겨있다면, 이토록 많은 이들의 사랑을 오랫동안 유지하지 못했을 것이다. 세계적인 축구팀과 축구스타들에게 이 같은 자선행사는 연례행사다. 어쩌면 상업적인 행사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이날 아이들에 전달된 추억의 가치를 손상할 수는 없다. 

사진=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