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주제 무리뉴와 라파엘 베니테스는 만날 때마다 서로 설전을 벌였다. 그들이 다시 만난다.

11일(한국시간) 영국 뉴캐슬의 세인트제임스파크에서 뉴캐슬유나이티드와 맨체스터유나이티드의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27라운드 경기가 열린다. 두 팀간의 전력 차는 크다. 맨유는 리그 2위를 기록하고 있는 반면 뉴캐슬은 16위로 처져있다.

맨유의 우세가 점쳐지는 상황에서 이 경기에 관심이 쏠리는 건 양 팀을 지휘하는 감독들 때문이다. 맨유의 지휘봉은 무리뉴가, 뉴캐슬의 지휘봉은 베니테스가 잡고 있다. 두 감독의 상대 전적에서는 무리뉴가 8승 4무 5패로 앞서있다. 두 감독은 2004년 나란히 잉글랜드 무대에 진출했다. 또 만날 때마다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 2005년 루이스 가르시아의 유령골

때는 바야흐로 2005년. 당시 베니테스가 이끌던 리버풀과 무리뉴가 지휘하던 첼시는 리버풀 안필드에서 ‘2004/200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준결승 2차전 경기를 치렀다. 1차전에서 0-0으로 팽팽하게 맞섰던 것과 달리 2차전에서는 골이 일찍 터졌다. 전반 4분 만에 리버풀의 루이스 가르시아가 득점을 올렸다. 골문으로 들어가는 공을 첼시의 윌리엄 갈라스가 걷어냈지만 주심은 골을 선언했고, 무리뉴는 분노했다.

무리뉴는 “유령이 골을 넣었다. 최고의 팀이 패했다. 리버풀이 득점한 뒤 한 팀만 제대로 경기를 했다. 다른 팀은 경기 내내 수비만 했다”라며 분통을 터뜨렸다.

경기가 끝나고 5개월이 지난 뒤에도 “리버풀은 준결승에서 골을 넣지 못했지만 승리했다”라며 무리뉴는 분을 삭히지 못했다. 베니테스 역시 가만히 있지 않고 “나에게는 아스널 축구가 훨씬 좋은 축구다. 아스널 축구는 경기에 승리하고 지켜보기에도 즐겁다. 그런데 어떻게 첼시를 세계 최고의 팀이라고 할 수 있겠나?”라며 무리뉴를 도발했다.

 

# 무리뉴 曰 “베니테스는 나보다 나은 감독이 아니야”

두 사람의 설전은 잉글랜드를 떠난 뒤에도 계속 됐다. 서로 맞대결을 펼치지 않고도 둘은 으르렁 댔다. 2010년 여름, 베니테스는 이탈리아 세리에A 인테르밀란 감독으로 부임했다. 직전 시즌 무리뉴가 인테르에서 트레블(리그, UCL, 코파이탈리아)을 달성한 직후였다.

베니테스는 새로운 시즌이 시작하기 전 기자회견에서 “인테르에는 로베르토 만치니, 무리뉴 같은 감독이 있었고, 이제는 내가 왔다. 난 그들보다 많은 우승컵을 들어 올리고 싶다. 인테르는 이번 시즌 6관왕에 오를 수 있다”라며 당당하게 출사표를 밝혔다.

그러나 무리뉴는 베니테스의 발언에 불편함을 나타냈다. 그는 “한 가지 확실한 게 있다. 베니테스는 나보다 나은 감독이 아니다. 그가 인테르를 이끌고 클럽월드컵에 나갈 수 있는 것도 내 덕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우승을 한다고 해도 그건 내 트로피지, 베니테스의 트로피가 아니다”라고 말했다.

 

# “내 남편이 무리뉴가 어지럽혀 놓은 것들을 치우고 있다”

두 사람의 설전에는 베니테스의 부인까지 가세했다. 베니테스는 2015년 레알마드리드 사령탑으로 부임했다. 인테르, 첼시에 이어 무리뉴가 맡았던 팀을 3번째로 맡게 됐다.

베니테스의 아내는 언론과 인터뷰에서 “무리뉴가 어지럽혀 놓은 것들을 베니테스가 치우고 있다”라며 남편이 무리뉴 때문에 고생을 하고 있다고 하소연을 했다.

가만히 있을 무리뉴가 아니었다. 무리뉴는 “나는 지금 웃고 있지 않다. 그녀는 착각을 하고 있다. 베니테스가 첼시에 갔을 때는 로베르토 디마테오의 후임이었고, 레알에 온 것도 카를로 안첼로티 다음이다. 베니테스가 내 뒤에 곧바로 감독은 맡은 곳은 인테르 뿐”이라고 반박한 뒤 ”그녀가 남편의 식단에 더 신경을 쓴다면 나에 대해 말할 시간이 줄어들 것”이라고 받아 쳤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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