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이 20일 시상식을 끝으로 올해 일정을 모두 마쳤다. '풋볼리스트'는 올해 K리그에서 기억해야 할 화두를 총 8편에 걸쳐 정리한다. <편집자 주>

상주상무는 K리그 클래식 팀 최초로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는 역사를 썼다. 이 역사의 현장을 경기장에서 지켜본 사람은 많지 않았다.

올 시즌 가장 마지막까지 K리그 무대를 달군 건 상주와 부산아이파크 선수단이었다. K리그 클래식 11위를 기록한 상주와 K리그 챌린지 2위를 차지한 부산은 클래식 잔류와 승격을 놓고 맞붙었다.

두 팀이 맞붙기 전, 많은 이들은 부산의 승격을 예상했다. 그도 그럴 것이 역대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는 모두 챌린지에서 올라온 팀의 무대였다. 2013년 상주를 시작으로, 2014년 광주FC, 2015년 수원FC, 작년 강원FC까지 챌린지 팀이 클래식 팀을 꺾고 승격에 성공했다.

과거 승강 플레이오프에 올라 온 챌린지 팀들은 리그 4~5위를 기록하고 'K리그 챌린지 준플에이오프'에 진출해 상위 팀을 연달아 꺾으며 올라운 경우였다. 올해 부산은 챌린지 2위를 기록하고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며 이 법칙을 깼다. 하향세를 탄 상주와 달리, 부산은 상승세를 타고 있었기에 부산의 승격을 점치는 이가 많았다.

두 팀은 부산과 상주를 오가며 두 차례 경기했다. 서로 1승씩을 주고 받는 접전 끝에 경기는 연장전을 거쳐 승부차기까지 갔다. 승부차기에서 상주가 5-4로 승리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상주는 ‘클래식 팀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강등된다’는 기존 징크스를 깨고 클래식 팀 최초로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았다.

다음 시즌에 뛸 무대가 결정된 후 양 팀 선수들은 모두 눈물을 흘렸다. 상주는 기쁨의 눈물이었고, 부산은 아쉬움과 슬픔의 눈물이었다. 그러나 경기에 모든 것을 쏟아 부으며 최선을 다하는 선수들의 플레이를 응원하면 지켜본 관중은 많지 않았다,

K리그 승강 플레이오프는 승격과 강등을 놓고 싸우는, 꽤나 비중이 큰 경기다, 충분히 관심 받을만한, 관심 받아야 하는 경기였지만 그러지 못했다. 부산에서 열린 1차전에서 부산구덕운동장을 찾은 관중은 모두 1,322명이었다. 역대 승강 플레이오프 최저관중 기록이다. 평일 저녁 경기임을 감안해도 부산구덕운동장의 분위기는 너무 썰렁했다.

상주시민운동장에서 열린 2차전 관중도 많지 않았다. 관중 2,714명이 현장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평소 클래식 경기 관중 수와 큰 차이가 없었다. 경기 전 만난 상주 서포터 김민중(11세) 군은 “중요한 경기인데 사람들이 많이 안 왔네요”라며 아쉬워했다. 이날 부산은 버스 7대를 나눠 타고 300명이 원정응원을 왔다.

승강 플레이오프는 K리그에 마지막까지 관심과 긴장감을 살릴 수 있는 중요한 경기다. 그 동안 챌린지 팀들이 반란을 일으키며 관심을 모았고, 올 시즌에는 상주가 챌린지의 도전을 막아서며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중요한 것은 사람들의 관심이 경기장을 찾는 발걸음으로 이어지게 만드는 것이다.

글=김완주 기자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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