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울산] 김완주 기자=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은 전반과 후반 모두 원톱을 세웠다. 그러나 경기를 풀어가는 모양새는 차이가 있었다.
‘2017 동아시축구연맹(EAFF) E-1 챔피언십(E-1 챔피언십)’을 준비 중인 대표팀은 2일 오후 울산종합운동장에서 고려대학교와 한 연습경기에서 3-0으로 승리했다. 전반 이명주와 진성욱의 득점에 후반 김신욱까지 득점을 기록했다. 대표팀은 그동안 전술훈련을 비공개로 진행해왔다. 전면 공개된 이번 연습경기는 동아시안컵을 준비하는 대표팀의 중간 성과를 확인할 기회였다.
대표팀은 지난 11월 국내에서 치른 두 차례 평가전에서 손흥민을 중심으로 한 투톱을 활용해 경기 내용과 결과를 모두 가져오며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그러나 동아시안컵에는 유럽에서 뛰는 선수들이 합류하지 못한다. 신태용 감독은 동아시안컵 명단을 발표하며 “손흥민 활용법은 찾았다. 플랜B, 플랜C를 생각해봐야 한다”며 공격 전술을 실험할 뜻을 내비쳤다.
대표팀은 최전방 공격수로 진성욱을 선발 출전시켰다. 김진수, 권경원, 윤영선, 최철순이 수비진을 구축하고 정우영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2선에는 이재성, 이창민, 이명주, 윤일록이 나섰다.
대표팀은 한 수 아래인 고려대를 상대로 초반부터 강한 압박을 펼쳤다. 공격 시 좌우 전환도 빠르게 이루어졌다. 2선 미드필더들은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공간을 찾아 움직였다. 전반 15분 이명주의 득점은 빠른 전환에서 시작됐다.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넘어온 공을 이창민이 김진수에게 내줬고, 김진수가 중앙으로 보낸 공을 이명주가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전반 중반 이후 대표팀은 이명주를 한 칸 내리며 4-1-4-1 포메이션에서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포메이션을 바꾼 후에도 공격 자원들의 전방 압박은 계속됐다. 원톱으로 나선 진성욱은 최전방과 2선을 오가며 상대 빌드업을 방해하기 위해 부지런히 움직였다. 기존에 이정협, 이근호 등이 맡았던 역할처럼 상대 수비를 괴롭히며 동료에게 공간을 만들어주는 역할을 수행했다.
진성욱의 부지런한 움직임은 두 번째 골로 이어졌다. 전반 35분 진성욱이 고려대 수비의 패스를 중간에서 끊어냈다. 진성욱은 자신이 뺏어낸 공을 몰고 30m가량을 달려 왼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대표팀은 후반 시작과 함께 6명을 교체했다. 김신욱이 진성욱을 대신했고, 염기훈은 이재성 대신 들어갔다. 이창민과 정우영 자리는 김성준과 주세종이 메웠고, 김민우와 고요한이 좌우 풀백으로 투입됐다.
전술의 큰 틀은 바뀌지 않았다. 중앙에 위치한 김성준, 이명주, 주세종은 활동 범위를 폭넓게 가져가며 상대를 압박하고 공을 탈취했다. 측면 풀백의 공격 가담도 활발했다.

최전방 공격수 한 명을 세우는 전술은 전반과 같았지만 김신욱의 역할은 진성욱과 차이가 있었다. 진성욱이 아래까지 내려와 상대를 압박했다면 김신욱은 한 칸 높은 위치에서 주로 움직였다. 김신욱이 투입되면 롱볼 위주로 플레이가 단조로워진다는 평가와는 달리 김신욱은 발을 이용해 패스를 받는 상황이 더 많았다.
김신욱은 후반 16분 세 번째 골을 넣었다. 주세종이 수비 뒷공간을 침투하는 윤일록을 향해 낮고 빠른 패스를 넣었고, 윤일록은 오른쪽에서 안으로 들어오며 김신욱에게 패스했다. 김신욱은 침착하게 공을 잡아 놓고 상대 수비를 제친 뒤 득점에 성공했다.
김신욱은 수비를 등진 상태에서 간결한 터치로 2선 미드필더의 슈팅을 돕는 장면도 많이 연출했다. 소속팀에서 타깃형 스트라이터로 뛰는 것과 다른 역할이었다. 김신욱은 연습경기가 끝난 뒤 “팀플레이에 맞추려고 노력 중이다. 소속팀에서는 타깃형 스트라이커로 골만 넣으면 됐지만 대표팀에서는 스타일이 다르다”고 말했다.
전후반을 나눠서 출전한 진성욱과 김신욱은 서로 다른 스타일의 플레이로 득점에 성공하며 좋은 모습을 보였다. 현재 대표팀에서 스트라이커로 설 수 있는 선수는 2명이 더 있다. 이근호는 의무팀의 결정으로 이날 경기에 뛰지 않았고, 이정협은 소속팀 FA컵 일정으로 아직 합류하지 않았다. 대표팀은 5일 고려대와 한 차례 더 연습 경기를 갖는다. 실전을 통해 동아시안컵을 대비한 공격 전술을 세심하게 가다듬을 예정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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