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울산] 김완주 기자= 부산아이파크가 FA컵 우승을 향한 마지막 관문을 넘지 못했다. K리그 클래식 팀들을 연달아 꺾으며 결승에 진출했지만 울산현대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부산은 3일 오후 울산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린 ‘2017 KEB 하나은행 FA컵’ 결승 2차전에서 울산과 0-0으로 비겼다. 홈에서 치른 1차전에서 1-2로 패한 부산은 합계 전적 1무 1패로 우승에 실패했다.

부산은 FA컵 우승이 간절했다. 올 시즌 K리그 챌린지 2위를 기록하며 승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지만 상주상무에 승부차기 끝에 패하며 승격에 실패했다. 최우선 목표로 삼았던 승격에 실패하고 부산에 남은 것은 FA컵 우승뿐이었다. 이승엽 감독대행과 부산 선수들 역시 “승격은 놓쳤지만 FA컵 우승을 통해 유종의 미를 거두겠다”고 입을 모았다.

부산이 FA컵 우승을 원했던 이유는 또 있다. 지난 달 10일 급성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난 故 조진호 감독은 FA컵 우승 열망을 여러 차례 표현했다. FA컵 8강전을 앞두고는 “항상 FA컵 경기를 할 때면 원년 FA컵에서 MVP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이번 FA컵에서 우승을 하고 우리 팀 선수 중에 MVP가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조 감독의 바람처럼 부산은 FA컵에서 강한 모습을 보였다. 32강전부터 포항스틸러스, FC서울, 전남드래곤즈를 차례로 꺾었다. 수원삼성과 만난 4강전에서도 승부차기 끝에 승리하며 ‘클래식 킬러’의 면모를 보였다. 수원과의 경기는 조 감독 사망 이후 처음 치른 홈경기라 선수단과 팬들의 마음가짐은 더 각별했다. 이승엽 감독 대행은 승리 후 “감독님 속옷이 한 장 남아있어서 오늘 처음 그 속옷을 입고 나왔다. 감독님이 선수들과 함께 뛰어주지 않으셨나 싶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부산은 결승에서도 울산을 상대로 좋은 경기를 펼쳤다. 1차전에서 울산에 먼저 두 골을 내주며 끌려갔지만 경기 막판까지 포기하지 않으며 한 골을 만회했다. 후반 막판에는 부산을 줄기차게 몰아붙였다.

2차전에서도 선수들은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이 감독대행도 경기에 앞서 “정신적인 면을 많이 강조했다. 서로를 믿고 200%를 발휘해 후회 없이 미친 듯이 뛰자고 선수들에게 주문했다”고 말했다.

부산은 전반 내내 울산을 몰아붙였다. 부산은 스피드가 빠른 선수들을 활용해 공격적인 스리백 전술을 꺼내 들었다. 김도훈 울산 감독은 경기 전 “내려서지 않고 앞에서부터 강하게 하겠다”고 말했지만 부산의 강한 공격에 울산은 내려설 수 밖에 없었다.

부산은 후반에 레오, 이동준, 최승인을 투입하며 추격을 노렸지만 1차전 패배를 뒤집지 못했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자 선수들은 그라운드에 쓰러져 눈물을 흘렸다.

부산은 클래식 승격에 실패한 데 이어 FA컵 우승까지 놓치며 빈손으로 시즌을 마쳤다. 그러나 FA컵에서 보인 부산의 공격적인 모습과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력은 팬들의 박수를 받기에 충분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