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신태용 한국 남자축구국가대표팀 감독은 ‘많이 뛰는 축구’를 통해 한국 축구의 위기를 돌파하려고 한다. 신태용 감독은 기자회견 내내 ‘젊은 선수’들이 ‘많이 뛰는 축구’로 팀에 도움을 줘야한다고 강조했다.

30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11월 평가전을 위한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23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11월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를 상대로 국내 평가전 2연전을 치른다.

신태용 감독은 지난 10월에 소집됐던 선수 중 13명을 제외하고 13명을 이번에 새로 뽑았다. 수비수 정승현(사간도스)이 최초로 발탁되는가 하면 이정협(부산아이파크), 주세종, 이명주(이상 FC서울), 이창민(제주유나이티드) 등이 오랜만에 대표팀에 소집됐다.

이번에 처음 발탁한 정승현은 2016년 신태용 감독이 이끈 리우올림픽 대표팀에서 주축으로 활약한 선수다. 신 감독은 ”정승현은 스토퍼지만 빌드업도 잘한다. 젊다 보니 파이팅도 있고, 수비수 중 파이팅있는 선수가 있어야 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뽑았다”고 선발 배경을 설명했다.

이번 대표팀은 94년생 정승현을 필두로 이창민, 권창훈, 김진수, 이재성, 손흥민 등 20대 초중반의 젊은 선수들이 주축을 이룬다. 신 감독은 30일 명단 발표 기자회견에서 젊은 선수들을 다수 소집한 의도를 밝혔다. 신 감독은 최근 흐름이 좋지 않은 대표팀의 분위기를 반전하기 위해 많이 뛰는 축구로 경기력을 끌어 올리겠다는 생각이다.

신 감독은 선수들에게 “몸을 아끼지 않는 투혼을 발휘해서, 실력이 안되면 상대보다 한 발 더 뛰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신 감독이 기자회견 중 가장 많이 한 말도 ’많이 뛰는 축구’였다. 신감독은 미드필더진에 새롭게 뽑힌 이창민과 주세종을 발탁한 이유로도 많이 뛰어주는 선수들이라는 점을 가장 먼저 강조했다.

지난 3월 이후 대표팀과 인연이 없던 이정협을 소집한 이유도 크게 다르지 않다. 이정협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에서 최근 득점을 기록하며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K리그 클래식에서 뛰는 김신욱이나 주민규와 비교했을 때 앞서는 기록을 보여주고 있진 않다. 신태용 감독은 이정협이 앞에서 많이 뛰는 모습을 높이 샀다. 신 감독은 “내가 원하는 것은 우리가 상대보다 강하지 않기 때문에 앞에서부터 많이 뛰는 것이다. 이정협은 앞에서 많이 뛰면서 골도 넣고 있다”고 이정협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신태용 감독이 대표팀에 부임한 후 첫 소집 당시 뽑았던 이동국을 제외한 것도 많이 뛰는 축구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신 감독은 이동국에 대해 “내년 월드컵까지 앞에서 뛰어주고 싸워주고, 부딪혀주는 걸 할 수 있을까 의문이 들었다. 그래서 이제 놔줘야겠다는 생각에 뽑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번에 선발한 대표팀 명단을 보면 신태용 감독이 그리는 축구의 색깔이 명확히 보인다. 전문 최전방 공격수는 이정협이 유일하다. 이근호, 손흥민 등은 최전방보다 2선이 편한 선수들이다. 신 감독은 정통 스트라이커, 전문 윙어보다 활동량 많은 2선 자원을 많이 선발했다. 그 이유로 “측면과 중앙에서 같이 뛸 수 있는 선수들을 뽑았다. 그래야 앞에서 앞에서 뛰어주면서 공격이 살 수 있다. 그렇게 해야만 패스축구와 빠른 축구가 가능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국 축구는 최근 10년간 앞에서 많이 뛰는 축구를 기본 전술로 유지해왔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는 박주영이 그런 역할을 소화했고, 2014년 러시아 월드컵에서도 이근호가 전방에서 부지런히 움직였다. 최근 대표팀이 가장 좋은 성과를 거둔 대회인 2015년 아시안컵에서도 이정협은 전방에서 부지런히 뛰면서 상대를 압박하는 모습으로 득점까지 만들어 냈다.

11월에 만나게 될 콜롬비아와 세르비아는 객관적인 전력에서 한국보다 앞선다. 강한 상대와 싸워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서는 한국이 그 동안 해왔던 앞에서부터 많이 움직이며 상대를 괴롭히는 전략을 가지고 싸워야 한다. 신태용 감독도 대표팀이 그런 축구를 하길 원하고 있다. 신 감독은 “이제는 앞에서 몸을 던지고, 한발 더 뛰는 모습으로 팬들에게 정신력이 살아있구나, 한국 축구 아직 죽지 않았구나 하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게 해야한다"며 "원하는 색깔을 입혀서 젊은 선수들이 앞에서부터 부딪혀주면 신체조건도 커버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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