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전방압박, 투지, 포백과 변형 스리백의 유연한 전환, 다양한 포지션 활용 능력 요구.

신태용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이 밝힌 ‘2018 러시아월드컵’ 대표팀의 컬러다. 신 감독은 이제부터 대표팀 컬러를 본격적으로 만들어갈 거라고 말했다.

30일 서울 신문로에 위치한 축구회관에서 11월 평가전을 위한 남자 축구대표팀 명단이 발표됐다. 23명으로 구성된 선수단은 11월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를 상대로 국내 평가전 2연전을 치른다. 지난 9월은 월드컵 최종예선인데다 부임 후 첫 일정이었고,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은 K리거를 배제했기 때문에 정상 전력이 아니었다.

신 감독은 “이번 명단이 내가 부임한 뒤 소집한 최정상 멤버”라며 9월, 10월 경기보다 경기력이 개선될 거라고 자신했다. 이 선수들로 어떤 축구를 할지 밝히기도 했다. 감독이 예고한 한국의 축구 스타일은 어떤 모습일까.

큰 틀에서 변형 스리백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말이 먼저 눈에 띈다. 신 감독은 “변형 스리백은 월드컵에서 상대를 이기기 위해 꼭 필요하다.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경기력이 나빴지만 내가 원하는 선수들이 아니었고 부득이하게 풀백 자원이 부족해서 변형 스리백을 쓴 거였다. 내가 원하는 선수들이 구축되면 포백과 변형 스리백을 공유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신 감독은 본격적인 스리백 도입을 이야기하지 않았다. 포백을 중심으로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스리백으로 변하는 전술 정도를 구상하는 것으로 보인다. 보통 포백을 하는 팀은 센터백을 4명, 스리백을 하는 팀은 6명 선발한다. 신 감독은 센터백으로 김영권, 장현수, 권경원, 정승현 4명만 선발했다. 이번엔 미드필더 중 수비수를 겸할 수 있는 선수가 뽑힌 것도 아니었다. 신 감독의 기반은 포백, 상황에 따른 옵션은 스리백일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공격진의 최전방 압박을 강조했다. 공격수로 이정협과 이근호를 선발한 것이 여기 부합한다. 전문 윙어보다 권창훈, 이재성 등 많은 활동량으로 압박 축구에 기여할 수 있는 2선 자원을 선호하는 것 역시 전방부터 상대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신 감독은 “1, 2선부터 강하게 부딪쳐 줘야 우리 3선과 수비 라인이 안정적으로 될 수 있다”고 말했다. K리그에서 조커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는 이동국을 앞으로 배제하겠다고 밝힌 것도 압박 축구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다.

비슷한 맥락에서 미드필드와 수비진의 ‘파이팅’을 강조했다. 새로 선발한 선수들의 스타일이 여기 부합한다. 센터백 정승현은 “파이팅이 좋다”는 점을, 미드필더 이창민과 주세종은 “많이 뛰어 준다”는 점을 장점으로 들었다.

신 감독은 압박 축구와 함께 선수들의 투지도 강조했다. 전술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더 강인한 축구를 표방했다. “이번부터는 선수들에게 쓴소리를 더 많이 해야 하지 않을까. 몸을 아끼지 않는 모습이 필요하다. 정신적으로 투혼을 강조하려 한다. 실력이 안 되면 한 발 더 뛰어야 한다는 걸 강조하려 한다.”

선수들의 다양한 포지션 소화 능력을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고정된 전술보단 경기 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위치를 옮겨가며 뛰는 능력을 강조했다. 손흥민이 소속팀에서 최근 투톱으로 뛰는 모습도 관찰하고 있다며 “(토트넘 경기를) TV 중계로 보면서 나름대로 많은 힌트를 얻었다”고 했다. 구자철도 거론하며 “공격형 미드필더도 수비형 미드필더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 신태용호 11월 소집 명단

GK : 김승규(빗셀고베), 김진현(세레소오사카), 조현우(대구FC)

DF : 김영권(광저우에버그란데), 장현수(FC도쿄), 권경원(텐진취안젠), 정승현(사간도스), 김진수(전북현대), 고요한(FC서울), 김민우(수원삼성), 최철순(전북현대)

MF : 기성용(스완지시티), 정우영(충칭리판), 이창민(제주유나이티드), 주세종(FC서울), 권창훈(디종CO), 이재성(전북현대), 손흥민(토트넘홋스퍼), 염기훈(수원삼성), 구자철(FC아우크스부르크), 이명주(FC서울)

FW : 이정협(부산아이파크), 이근호(강원FC)

예비명단 : 김동준(성남FC), 김민혁(사간도스), 남태희(알두하일SC), 황일수(연변푸더), 윤일록(FC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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