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이창민은 ‘돼지발’에서 K리그 최강 중거리 슈터로 진화했다. 신태용 남자 축구대표팀 감독에게 달라진 이창민을 보여줄 준비가 됐다.

이창민은 30일 발표된 대표팀 23명 명단에 포함됐다. 데뷔전 기회다. 대표팀은 11월 10일 콜롬비아, 14일 세르비아를 상대로 국내 평가전을 갖는다. 이창민은 지난 6월에도 소집됐지만 경기엔 투입되지 않았다.

‘2016 리우데자네이루올림픽’ 대표 시절 신 감독과 인연을 맺었고, 파주 국가대표트축구레이닝센터(NFC)도 익숙하다. 그러나 A대표가 된 뒤 파주에 가는 건 11월 6일 대표 소집이 처음이다. 이창민은 “익숙한 곳이지만 새로운 느낌일 것 같다. 기대가 된다”고 말했다.

올림픽 대표 시절 신 감독이 이창민을 부르는 별명은 ‘돼지발’이었다. 슛이 강하긴 한데 골대로 영 가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이창민의 슛은 올해 비약적으로 발전했다. 왼발과 오른발, 먼 거리와 가까운 거리를 가리지 않는 강력한 슛을 날린다. 이를 바탕으로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를 통틀어 7골 4도움을 기록했다.

이창민은 “신 감독님을 놀라게 할 부분이 있다면 슈팅이다. 돼지발이란 말을 들었을 때보다 좀 나아졌다. 자신감이 붙었다. 작년에 슛이 심하게 나빴던 때가 있는데 그때 반복 훈련을 계속 했다. 팀 훈련 끝난 뒤 10분, 15분씩 더 했고 틈나면 훈련장에 나가서 슛을 했다. 그 훈련의 효과가 올해 와서야 나오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이창민 등 젊고 많이 뛰는 선수들을 여럿 선발했다. 이창민은 “감독님 인터뷰를 봤다. 나와 (주)세종이 형에게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신다고 하셨다. 난 (권)창훈이, (정)승현이와 함께 가장 어리다. 젊은 선수답게 패기와 많은 활동량을 보여드려 요구에 부응하겠다”고 밝혔다. 신 감독이 강조한 역습의 속도를 높이는 것 역시 기여하겠다고 했다.

체력과 회복력도 이창민 스스로 생각하는 장점이다. “최근 종아리 부상을 당했을 때도 회복이 되게 빨랐다. 원래 3주간 회복해야 한다고 했는데 10일 만에 회복을 끝내고 재활을 시작했다. 총 복귀에 3주가 채 안 걸렸다. 어려서 그런지 회복이 빠르다. 경기 내내 열심히 전방압박하는 것도 최선을 다해 수행하겠다.”

이창민은 고등학생 때 세운 ‘축구 인생 로드맵’을 하나씩 실현해가고 있다. 리우올림픽 다음이 ‘2018 러시아월드컵’이었다. 이창민이 꿈꾸는 축구 인생 1막은 월드컵 본선 출전으로 마무리된다. 축구 인생의 꿈을 이뤄나가는 과정에 섰다.

 

K리그 우승 무산, 잠을 이룰 수 없었다

이창민은 대표팀에 대한 각오를 밝히면서 계속 머뭇거렸다. “사실 어제 경기에서 졌기 때문에 대표팀 발탁을 온전히 기뻐할 수 없었다”고 말했다.

이창민은 제주유나이티드 소속으로 29일 전북현대를 상대했다. 결과는 0-3 대패였다. 동시에 우승 가능성이 차단됐다. 이창민은 밤 늦게까지 잠을 이루지 못했고, 밤새 뒤척이며 자주 깼다. 슈팅 찬스가 왔을 때 직접 때리지 않고 스루 패스를 시도했던 장면이 계속 머릿속을 멤돌았다. 격렬한 경기의 후유증으로 다리가 아팠다.

제주가 충분히 좋은 경기를 하지 못했기 때문에 우승을 놓쳤다는 후회가 들었다. 이창민은 “압박감도 있었을 거고, 준비를 더 했어야 되나 싶기도 하다. 우리가 잘 하는 걸 못 했다. 경기 운영 면에서 더 발전해야 한다. 큰 경기에서 냉정해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K리그 우승이라는 목표가 일찍 무산됐다. 이창민에겐 대표팀에서 자리를 잡는다는 개인적 목표가 남았다. 이창민은 “출전 기회가 주어질지는 모르겠지만 대표팀 훈련만으로도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한 번으로 끝나지 않고 자주 대표팀에서 볼 수 있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레알마드리드 경기를 챙겨보다 자주 눈에 띄었던 하메스 로드리게스(현 바이에른뮌헨, 콜롬비아 대표)를 만나는 것도 기대된다고 했다. 아직 이창민에게는 올해를 기분 좋게 마무리할 기회가 남아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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