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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실패한 실험, 모로코에도 휘둘린 한국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10.11 00:31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한국의 모로코전 양상은 러시아전과 비슷했다. 초반부터 상대에게 크게 휘둘렸고, 나중에 경기 주도권을 어느 정도 회복하긴 했지만 동점을 만들 정도는 아니었다. 전술 실험은 대체로 실패였다.

10일(한국시간) 스위스 빌/비엔에 위치한 티쏘 아레나에서 열린 친선경기 결과 한국이 모로코에 1-3으로 패배했다.

한국은 전술 실험, 모로코는 멤버 교체로 양쪽 다 어수선하게 시작한 경기였다. 한국은 지난 7일 러시아전에서 잘 작동하지 않은 장현수 중심의 스리백을 다시 시도했다. 왼쪽 윙백에 원래 라이트백인 임창우, 오른쪽 윙백에 원래 윙어인 이청용, 부상에서 갓 복귀한 기성용의 파트너로 공격적인 김보경을 배치하며 선수 기용 측면에서도 실험을 이어갔다. 모로코는 8일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가봉전 선발 멤버가 전원 빠지고 2진급 멤버로 경기를 시작했다.

한국은 이청용의 불안한 오른쪽 수비, 중앙 미드필더들의 미흡한 장악력 문제를 공략당하며 일찌감치 두 골을 허용했다. 전반 7분 아민 하리트의 드리블 전진을 막지 못했다. 앞에서 저지하는 한국 수비수가 없었다. 전진 패스 받은 우사마 탄난이 어수선한 한국 수비진 사이에서 골을 터뜨렸다.

전반 11분 두 번째 실점은 스리백의 일원으로 나온 김기희의 실수까지 겹쳐 내준 위기였다. 모로코의 왼쪽 윙어 이스마일 엘하다드가 이청용의 약한 견제를 뚫고 땅볼 크로스를 날렸다. 김기희가 왼발로 어설프게 막은 공이 우사마 탄난 앞으로 굴러갔고, 탄난이 냉큼 날린 슛이 골문 구석을 뚫었다.

경기 운영이 근본적으로 실패하자 신태용 감독은 일찌감치 개선책을 내놓았다. 전반 28분 세 명을 교체하며 포메이션을 4-2-3-1로 바꿨다. 익숙한 포메이션으로 전환되며 경기력이 빠르게 회복됐다.

신 감독의 황태자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권창훈은 투입 직후부터 오른쪽과 중앙을 종횡무진 돌아다녔고, 구자철도 공격형 미드필더로서 공격에 기여했다. 남태희가 교체되기 직전 해낸 가로채기에 이어 손흥민이 날린 슛으로 경기 양상이 바뀌기 시작했다. 이후 손흥민의 패스를 받아 권창훈이, 구자철의 패스를 받아 손흥민이 슛을 날리며 계속 모로코를 공략했다.

그러나 경기 주도권을 회복한 뒤에도 이청용의 불안한 수비는 여전했다. 오히려 스리백의 윙백이 아니라 포백의 풀백이 된 뒤로 수비적 문제가 더 두드러졌다. 후반 1분, 계속 불안하던 이청용 쪽 수비가 또 뚫렸다. 모로코가 공격 방향을 크게 바꿀 때 이청용이 제때 따라붙지 못했다. 엘하다드가 공을 받자마자 노마크 상태에서 슛을 날려 마무리했다.

신 감독은 후반전에 손흥민을 최전방에 배치했다가 왼쪽으로 다시 이동시켰고, 이를 위해 권창훈을 다시 빼는 등 실험을 이어갔다. 후반전에는 황일수와 황의조가 차례로 투입돼 테스트를 받았다.

일단 경기 흐름이 안정된 뒤 장현수와 송주훈의 중앙 수비는 전반전에 비해 한결 나은 모습을 보였다. 손흥민은 절묘한 드리블로 모로코 수비 사이를 뚫고 나가 유효슈팅을 날리는 등, 슈팅 정확도를 제외하면 꽤 날카로운 플레이를 회복해 갔다.

한국의 만회골은 모로코의 실수 덕분에 나왔다. 후반 21분 모로코의 후보 골키퍼 아메드 타냐우티가 패스미스를 저질렀고, 구자철이 특유의 성실한 플레이로 공을 가로챈 뒤 페널티킥을 이끌어냈다. 키커로 나선 손흥민이 골을 터뜨렸다. 지난해 10월 카타르전 이후 1년 넘게 걸린 A매치 득점이다.

여섯 번째 교체 카드를 활용해 기성용을 빼고 박종우를 투입한 한국은 끝까지 공세를 유지했지만, 동시에 모로코의 전진을 제대로 제어하지 못하는 모습도 끝까지 반복했다. 후반 43분 모로코의 결정적인 실수를 틈타 공을 가로챘지만, 이미 체력 부담에 시달리고 있던 한국은 공격을 빠르게 전개하지 못했다. 마지막 좋은 기회는 손흥민의 빗나간 중거리슛으로 끝났다.

한국은 여러모로 벌어진 전술 실험, 부상에서 갓 회복한 기성용의 감각 부족 등 여러 불안 요소를 안고 경기했다. 그러나 신 감독 부임 이후 네 번째 갖는 경기에서 여전히 전술 완성도를 높이지 못했고 이를 극복할 만한 개인 기량을 보여준 선수가 없다는 점도 문제였다. 고군분투 끝에 나온 손흥민의 득점, 짧은 시간 동안 인상적인 플레이를 한 권창훈 정도가 긍정적인 요소였다. 10월 열린 유럽 원정 평가전 결과는 2전 전패, 3득점 7실점이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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