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10일 오전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는 ‘KEB 하나은행 K리그 클래식 2017 스플릿A 미디어데이’가 열리고 있었다. 행사장에는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6개 팀 감독들을 비롯해 많은 취재진이 모여있었다. 공식적인 미디어데이 행사가 끝나고 감독 개별 인터뷰를 앞둔 시점에 충격적인 소식이 전해졌다. K리그 챌린지(2부리그) 부산아이파크 조진호 감독이 심장마비로 사망했다는 소식이었다.

조진호 감독은 클럽하우스로 출발하기 위해 숙소를 나서던 중 심장마비로 쓰러졌고, 출동한 119구급대의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오전 11시 38분 끝내 사망했다. 미디어데이 현장에 있던 감독들은 소식을 전해 듣고 슬픔을 감추지 못했다. 부천SK(현 제주유나이티드) 시절 조진호 감독과 선수로 함께 한 조성환 제주유나이티드 감독은 눈물을 흘렸고, 1994년 미국 월드컵에 함께 출전한 황선홍 FC서울 감독과 서정원 수원삼성 감독도 갑작스런 비보에 놀란 기색이 역력했다.

조진호 감독은 1991년 남북단일팀의 일원으로 국제축구연맹(FIFA) 20세 이하(U-20) 월드컵에 나서 8강행에 일조하며 차세대 공격수로 떠올랐다.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에는 만 18세의 어린 나이로 참가했다. 이후 1994년 미국 월드컵과 히로시마 아시안게임에도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했다.

174cm의 작은 키에도 빠르고 힘있는 공격수였던 조진호 감독은 1994년 포항제철아톰즈(현 포항스틸러스)에 입단하며 프로 경력을 시작했다. 1996년 FA컵에서는 초대MVP에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1996년 애틀란타 올픽을 앞두고 아나톨리 비쇼베츠 감독과 마찰을 빚으며 대표팀 합류를 거부해 6개월 선수 자격정지라는 중징계를 받기도 했다. 이후 부천SK, 성남일화(현 성남FC)등을 거치며 K리그 통산 119경기에 출전해 15득점 8도움을 기록했다.

조진호 감독은 2002년 성남에서 은퇴한 뒤, 2003년 30세 나이로 부천SK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다. 2011년 전남드래곤즈 코치로 2년간 재직한 뒤 2013년 대전시티즌 수석코치를 맡았다.

2013년 김인완 감독의 후임으로 대전의 감독대행이 된 조진호 감독은 2014년 정식 감독으로 부임해 대전의 K리그 챌린지 우승과 클래식 승격을 이끌었다. 당시 대전은 2위를 승점 11점차로 따돌리며 챌린지를 정복했다.

조진호 감독은 이후 대전을 떠나 상주상무와 부산아이파크를 맡으며 주목 받는 젊은 지도자로 떠올랐다. 지난 해 상주를 최초로 상위 스플릿에 진출시켰다. 올해는 부산으로 자리를 옮겨 챌린지 2위, FA컵 4강 진출 등 좋은 성적을 내는 중이었다.

조진호 감독은 팬들과 꾸준히 소통하기도 했다. 선수가 득점을 하면 무릎을 꿇고 손을 치켜드는 세레머니를 펼치고, 페이스북을 통해 팬들과 소통하며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다.

조진호 감독의 안타까운 사망 소식에 대한축구협회도 10일 밤 예정된 모로코와 친선전에 앞서 조진호 감독을 추모하는 묵념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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