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기성용과 김보경으로 꾸린 한국 축구대표팀의 중원은 모로코를 당해내지 못했다. 중원을 내준 대표팀은 상대 공격에 속수무책으로 무너졌다.

한국은 10일 밤 스위스 빌/비엔 티쏘아레나에서 모로코와 한 친선전에서 1-3으로 패했다. 전반 초반 모로코 미드필더 우사마 탄난에 연속으로 실점한데 이어, 후반 시작과 함께 아민 하리트에 추가골을 허용했다. 한국은 후반 21분 손흥민이 페널티킥으로 한 골을 만회했다.

신태용 한국 감독은 러시아전에 이어 모로코전에도 변형스리백를 들고 나왔다. 이번에도 장현수가 스리백의 중심으로 서고 좌우 윙백에는 임창우와 이청용이 나섰다. 중원에는 기성용과 김보경을 함께 세웠다.

한국이 내세운 중원 조합은 초반부터 모로코에 고전했다. 기성용과 김보경은 수비보다 공격에 강점이 있는 선수들이다. 두 선수 모두 활동량이 많고 전투적인 선수와 짝을 이룰 때 장점이 극대화 되는 스타일이다. 게다가 기성용은 무릎 수술에서 회복한 이후 나선 2번째 경기였다. 경기력이 제대로 올라온 상태가 아니었다.

모로코의 공격자원들은 수비에 약점을 가진 한국 중원을 마음대로 휘저었다. 한국의 전방 압박은 통하지 않았다. 모로코 선수들은 간결한 패스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공격을 전개했다. 전반 7분에 내준 실점 장면에서도 모로코 미드필더 하리트는 아무런 제약 없이 한국 중원을 드리블로 헤집었다.

자리를 잡지 못한 한국은 계속해서 상대 공격에 당했다. 기성용과 김보경의 뒤를 받치기 위해 장현수가 미드필더 위치에 올라와 뛰는 모습도 보였지만 효과는 없었다. 앞선으로 올라온 장현수도 상대를 압박하고 공격을 차단하는 데 실패했다. 오히려 장현수가 올라가면서 내려선 수비진과 미드필더 사이의 간격만 더 넓어졌다.

넓어진 공간은 상대의 먹잇감이 됐다. 모로코 미드필더들은 공간을 향해 패스를 뿌리며 한국 수비진을 괴롭혔다. 모로코 2선에 배치된 4명의 선수는 수시로 자리를 바꿔가며 한국 진영을 활보했고, 한국은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었다.

결국 신태용 감독은 전반 28분에 선수 교체를 통한 전술 변화를 줬다. 남태희, 김보경, 김기희를 빼고 권창훈, 구자철, 정우영을 투입했다. 새로운 선수들이 투입되면서 포메이션도 3-4-3에서 4-2-3-1로 바꿨다.

정우영의 투입으로 미드필더 수를 늘리자 경기가 풀리기 시작했다. 정우영은 수비형 미드필더 자리에서 상대를 압박하고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을 맡았다. 기성용도 정우영의 투입과 함께 본래의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

한국은 러시아전에 이어 모로코전에서도 선수와 전술을 실험했지만 원하던 결과를 가져오지 못했다. 오히려 경기를 시작한 지 채 30분도 되지 않아 3명을 교체하며 전술 실패를 인정하는 꼴이 됐다. 유럽 원정 2연전은 2패로 끝났고, 한국은 경기력의 한계와 약점만 드러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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