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김태완 상주상무 감독은 10일 ‘풋볼리스트’와 전화 인터뷰에서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의 갑작스런 죽음을 이야기하며 “믿어지지 않는다. 너무 안타깝다”고 말했다.

조 감독은 10일 오전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향년 45세다. 조 감독은 지난해 상주를 군팀 최고 성적인 6위에 올려놓는 지도력을 발휘했다. 당시 김태완 감독은 수석코치로서 조 감독을 보좌했다. 프로필 상 나이는 김 감독이 더 많지만 1990학번으로서 사실상 동갑내기였다.

김 감독은 조 감독이 늘 언론과 팬들에게 밝은 모습만 보여준 것과 달리 속으로 치열한 고뇌를 안고 사는 감독이었다고 회고했다. “겉으론 늘 밝은 모습을 보였는데, 늘 팀에 대한 고뇌를 안고 있었다. 다음 경기에 대한 고민이 끊이지 않았다. 상주에선 훈련장에 남들보다 먼저 나와 운동장을 걸었고, 시간이 나면 부대 주변을 산책하며 고민을 거듭했다. 그러다가 예쁜 꽃이나 지렁이, 뱀 같은 걸 만나면 단체 채팅방에 올리는 인간적인 면모도 있었다”고 했다.

조 감독은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다. 김 감독은 조 감독의 건강 문제를 알고 있었지만 잘 관리하고 있었기 때문에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고, 그래서 세상을 떠난 것이 더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약을 꾸준히 먹는 건 알았고 건강이 안 좋긴 했다. 그래서 담배를 안 태웠고 술도 자제했다. 규칙적인 생활을 하고 많이 걸었다. 젊은 나이에 잘 관리하고 있으니 괜찮을 거라고 생각했다. 축구만 알고 살던 사람이라 스트레스가 더 심하지 않았을까 짐작할 뿐이다”라고 말했다.

조 감독은 인간적이고 여린 사람이었다. 전역한 선수들과 일일이 연락을 주고받았다. 순간적으로 화가 나 선수에게 독한 말을 하면 먼저 사과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 감독은 조 감독의 인간적인 면모에서 깊은 인상을 받았다.

올해 부산 지휘봉을 잡은 조 감독은 김 감독에게 종종 전화해 격려와 응원을 보내주곤 했다. 상주는 올해 K리그 클래식 하위권으로 떨어져 있다. 부산아이파크가 K리그 챌린지에서 승격 자격을 얻을 경우 상주와 승강 플레이오프에서 만날 가능성도 있었다. 조 감독은 “플레이오프에서만큼은 만나지 말자. 클래식에서 다시 보자”며 두 팀을 함께 응원했다. 김 감독은 지금처럼 플레이오프에서도, 클래식에서도 만날 수 없게 될 줄은 몰랐다며 친구의 죽음을 안타까워했다.

김 감독은 “여전히 믿어지지 않는다”며 빈소를 찾아 고인을 추모할 계획이라고 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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