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아르헨티나가 올해 치른 ‘2018 러시아월드컵’ 예선 6경기 동안 골을 넣은 선수는 리오넬 메시 단 한 명이었다.

아르헨티나는 탈락 직전의 위기에서 기사회생해 월드컵 본선에 진출했다. 11일(한국시간) 열린 남미 예선 최종전 에콰도르 원정에서 메시의 해트트릭으로 3-1 승리를 거뒀다. 경기 전까지 6위에 그치며 본선행이 어려웠던 아르헨티나는 경기 후 3위로 뛰어오르며 본선 직행 티켓을 잡았다.

아르헨티나는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공격수들을 가진 나라다. 최전방에 곤살로 이과인, 세르히오 아구에로, 마우로 이카르디를 보유하고 있다. 2선에서 득점을 지원할 수 있는 스타 선수도 파울로 디발라, 앙헬 디마리아, 파푸 고메스, 하비에르 파스토레 등 다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르헨티나는 예선 내내 빈공에 허덕였다. 최종전에서 3골을 넣었음에도 불구하고 예선 기록은 18경기 19득점에 불과하다. 남미 예선 1위 브라질의 41득점에 비하면 절반도 안 되는 기록이다. 위에 거론된 스트라이커 중 한 골이라도 넣은 건 이과인뿐이었다. 2골을 넣은 선수가 3명에 불과했고, 이과인 등 5명이 1골씩 넣으며 메시의 짐을 조금씩 덜었다.

메시 혼자 7득점을 올리지 않았다면 아르헨티나는 본선에 진출할 수 없었다. 특히 올해 활약상이 압도적이었다. 아르헨티나는 올해 치른 6경기에서 2승 3무 1패로 부진했다. 득점이 겨우 5골에 불과했다. 이 5골 중 메시가 4골을 넣어 2승을 책임졌다. 베네수엘라전에서 나온 나머지 한 골은 상대 자책골이었다. 올해 아르헨티나의 유일한 예선 득점자가 메시였다.

메시는 16년 묵은 징크스를 깼다. 최종전 장소였던 에콰도르의 수도 키토는 해발 2,850m에 위치한 고지대 도시다. ‘원정 팀의 무덤’으로 유명하다. 아르헨티나는 에콰도르 원정에서 2001년 이후 승리하지 못했을 정도로 유독 약했다.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메시가 세 골을 몰아치며 아르헨티나를 구했다.

아르헨티나는 세계 최고 선수를 보유하고도 정상을 밟아보지 못했다. 메시가 대표팀에 데뷔한 이후 세 차례 월드컵에서 꾸준히 좋은 성적을 냈지만 지난 2014년 대회에서 준우승에 그쳤다. 코파아메리카에선 무려 세 차례나 준우승에 머물렀다. 결승전 패배에 지친 메시는 지난해 코파 준우승 직후 대표팀 은퇴를 선언해 세계 축구계를 충격에 빠뜨렸다가 곧 국제무대로 돌아오기도 했다.

메시는 러시아월드컵이 열리는 내년 31세다. 그 다음 월드컵인 2022년 카타르 대회는 참가 여부가 불투명하고, 참가한다 해도 기량 저하를 피할 수 없는 나이다. 러시아 대회는 전성기 메시를 볼 수 있는 마지막 월드컵이다. 메시는 탈락 위기에서 조국을 구해내며 아르헨티나 공격의 시작과 끝을 모두 책임졌다. 아르헨티나는 본선이 열리기 전까지 메시의 짐을 덜어줄 수 있는 선수 조합과 전술을 구상해야 한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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