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지난 6월 ‘2017 한국 U-20 월드컵’에서 활약했던 로드리고 벤탄쿠르는 반년도 채 지나지 않아 우루과이 A대표팀의 주전급 멤버로 도약했다. 소속팀 유벤투스에서도 빠르게 입지를 넓혀가고 있다.

아르헨티나 명문 보카주니어스에서 2년 반 동안 뛰며 프로 경험을 쌓은 벤탄쿠르는 유벤투스로 이적하며 유럽 무대에 발을 들였다. 빠르게 눈에 띈 벤탄쿠르는 9월 중순부터 주전급 멤버로 출장하기 시작했다. 선배 미드필더들의 부상을 틈타 기회를 잡았고, 놓치지 않았다. 지난 9월 13일(이하 한국시간)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선발 데뷔전을 치른 이래 유벤투스의 6경기 중 4경기에서 선발로 뛰었다.

A매치 데이를 통해 벤탄쿠르는 한 계단 더 도약했다. 지난 여름까지 청소년 대표였떤 벤탄쿠르는 A대표팀의 부름을 받아 10월 2연전에 참가했다. 우루과이는 벤탄쿠르 없이 6일 경기를 치렀고, 남미 최약체 베네수엘라 원정에서 0-0 무승부에 그쳤다. 11일 볼리비아와 가진 홈 경기에서 벤탄쿠르가 선발로 데뷔해 풀타임 활약했다. 우루과이는 4-2 대승으로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을 마무리하는 동시에 벤탄쿠르를 발굴했다.

벤탄쿠르는 뛰어난 테크닉을 지닌 플레이메이커로 기대를 모은다. 후방에서 조율에 주력하기보다 직접 공을 몰고 다니며 공격을 전개해 나간다. 투지와 승부 근성도 갖췄다. 마시밀리아노 알레그리 유벤투스 감독은 벤탄쿠르를 중앙 미드필더로 기용해 공의 배급을 맡기고 있다.

벤탄쿠르는 우루과이 매체 ‘스포르트 890’과 가진 인터뷰에서 유럽 진출을 계기로 더 성장 중이라는 자평을 내놓았다. 벤탄쿠르는 “이탈리아에서 뛰기 시작하면서 나는 회복력이 좋아졌고, 선수로서도 서서히 발전하는 중”이라고 했다. 체형부터 바꿨다. 근육을 5kg 더 붙여서 힘이 좋은 체형으로 만들었다고 말했다.

벤탄쿠르는 유벤투스의 정신적 지주인 잔루이지 부폰으로부터 큰 도움을 받고 있다며 “첫날 부폰은 날 대단히 환영해 줬다. 내가 누군지 이미 알고 있어서 깜짝 놀랐다. 대단한 사람이고, 언제나 내게 조언을 해 준다”고 말했다.

유벤투스는 A매치 데이가 끝나자마자 중요한 경기를 연달아 치른다. 15일 열리는 이탈리아세리에A 경기 상대는 초반 상승세가 무서운 4위 라치오다. 유벤투스는 지난 8월 수페르코파이탈리아 단판 승부에서 라치오의 강력한 견제에 휘둘리며 트로피를 놓쳤다. 설욕전 성격이 있다. 이어 19일엔 스포르팅CP와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경기를 갖는다.

숨가쁜 일정 속에서 벤탄쿠르는 계속 출장 기회를 잡을 가능성이 높다. 유벤투스에서 이번 시즌을 잘 보낸다면 내년 월드컵 본선에선 대표적인 유망주로서 러시아를 누빌 수 있다.

우루과이는 U-20 월드컵 멤버 중 페데리코 발베르데 역시 A대표팀에 소집해 선발 데뷔전을 치르게 해 줬다. 발베르데는 한국에서 열린 대회 당시 눈을 찢는 손동작 등 인종차별을 의심할 만한 동작을 했다가 공개적으로 사과한 전례가 있다. 당시 벤탄쿠르는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하는 세리머니를 했다.

우루과이 중원을 오래 책임져 온 33세 노장 알바로 곤살레스, 35세 노장 에기디오 아레발로의 뒤를 이어 약관의 선수들이 바톤을 이어 받았다. 대표팀의 한 축인 마티아스 베시노를 중심으로 벤탄쿠르, 발베르데가 가세하며 우루과이 미드필드는 젊고 역량 있는 선수단을 갖춰나가고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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