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경남FC가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우승 및 K리그 클래식 승격을 눈앞에 두고 있다. 이미 승격의 일등공신이 유력한 말컹은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승리를 이끈 뒤 부상으로 이탈했다. 이번 시즌 남은 일정은 뛸 수 없다.

 

연골 다친 말컹, 3주 결장 예상

말컹은 8일 부산아이파크전에서 스트라이커의 정석을 보여줬다. 속공 전개에 참여해 동료들과 패스를 주고받은 뒤 정원진의 땅볼 크로스를 직접 마무리하며 선제골을 넣었다. 최재수의 크로스를 헤딩으로 마무리한 추가골은 탁월한 제공권이 일품이었다. 말컹은 시즌 22호골로 득점 선두를 굳혔다. 동시에 부산과 승점차를 벌리며 경남의 우승을 사실상 확정하는데 가장 크게 공헌했다.

그러나 말컹은 경기 중간부터 통증을 느끼고 있었다. 김종부 경남 감독에 따르면, 경기 후 말컹은 “점프한 뒤 착지하다 충격을 입은 것 같다”며 통증을 호소했다. 검사 결과 무릎 연골이 손상됐다. 일단 휴식을 취한 뒤 재검사를 받기로 했다. 현재로선 전치 3주가 예상된다.

남은 세 경기 모두 못 뛸 가능성이 높은 부상이지만, 말컹은 “마지막 경기에 교체로라도 뛰고 싶다”며 시즌 끝까지 동료들과 함께 하겠다는 의욕을 보였다. 김 감독은 재발 위험이 있다면 말컹의 투입을 허락하지 않을 생각이다. 남은 세 경기는 송제헌, 안성빈을 비롯한 다른 공격수들에게 맡겨야 한다.

 

‘사실상 우승’ 경남, 동기부여는 자율에 맡긴다

경남은 공식 우승 확정이 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부산전에서 승리하자마자 사실상 우승을 자축했다. 역전 가능성이 거의 없다. 두 팀의 승점차는 9점이다. 남은 세 경기에서 추격하는 게 불가능하진 않다. 그러나 승점 동률일 때 순위 기준인 다득점에서 경남(63)이 부산(48)을 크게 앞선다. 경남이 남은 세 경기 모두 무득점 패배를 당한다 해도 부산은 총 15득점 이상을 올려야 한다. 모든 기준이 충족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선수단이 해이해질 수 있는 상황이지만 김 감독은 동기부여를 위해 특별한 수를 쓰지 않을 거라고 밝혔다. “지금은 선수들에게 맡길 때다. 동기부여를 따로 할 시기는 이미 지났다”는 것이 김 감독의 판단이다.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자유를 주는 감독이다. 자율적인 분위기 속에서 승리에 대한 욕구가 생기도록 분위기만 조성한다. 그런 가운데서도 시즌 중 두 차례 중점적으로 동기부여를 했다. 첫 번째는 18경기 무패 행진이 끝나자마자 2연패를 당했던 지난 7월이었다.

두 번째 ‘정신력 강조 주간’이 바로 지난주 열린 부산전이었다. 김 감독은 앞선 안산그리너스전(1일, 0-1 패배)부터 부산전에 초점을 맞추고 계속 정신력을 강조하다가, 경기가 임박하자 “이제부턴 실력 싸움일 뿐”이라며 오히려 부담을 버리도록 유도하는 2단계 전략을 썼다. 그 결과 부산전에서 경남 선수들의 기량이 완벽하게 발휘됐다고 자평한다. 부산전에 그만큼 긴장해 성과를 낸 만큼, 남은 세 경기는 선수들이 자율적으로 치르게 하다는 것이 김 감독의 생각이다.

김 감독은 경남의 전술적인 틀을 해치지 않는 한도 안에서 그동안 기회가 부족했던 선수들을 투입할 거라고 밝혔다. 공격, 미드필드, 수비에서 각각 한두 명 정도를 매 경기 시험해 볼 생각이다.

 

김종부 감독, 故 조진호 감독에 대한 안타까움 밝혀

김 감독은 앞선 부산전 이야기를 하기 힘들어했다. 조진호 부산 감독이 10일 심장마비로 세상을 떠났기 때문이다. 경남을 꺾어야 K리그 클래식에 직행할 수 있다는 상황이 조 감독에게 극심한 스트레스를 줬고, 결국 지병을 도지게 한 것 아니냐는 안타까운 추측이 이어지고 있다. 김 감독은 “나도 그날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경기가 끝나자마자 감기에 걸렸는데, 조 감독은 내가 알지 못하는 곳에서 더 부담을 받았나 보다. 경기 끝나자마자 본 것이 마지막 모습이었다. 그땐 평소와 다르지 않아 보였는데 나중에 소식을 듣고 할 말을 잃었다. 안타깝다. 어떤 말씀을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라고 말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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