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창원] 김정용 기자= 경남FC가 ‘사실상 우승’ 상태에서 ‘우승 확정’ 상태가 됐다. 두 경기를 남겨놓고 조금 이른 시점에 K리그 챌린지 우승을 확정하며 K리그 클래식 승격도 확정했다.

14일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창원 축구센터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34라운드에서 경남이 서울이랜드FC를 2-1로 꺾었다. 전반 5분 정원진, 후반 9분 권용현이 골을 터뜨렸다. 서울이랜드는 후반 34분 주한성의 만회골에 그쳤다.

경남은 경기 전에도 이미 우승한 것과 다름 없었다. 그러나 우승 세리머니를 하려면 패배를 면해야 했다. 33라운드에서 2위 부산아이파크를 직접 꺾었던 경남은 당시 승점차를 9점, 즉 3경기 차로 벌리며 남은 세 경기에서 역전 당할 가능성을 없애 뒀다. 승점 동률이 될 경우 다득점에서 경남이 15득점이나 앞서 있기 때문에 순위가 바뀔 가능성은 거의 없었다. 그러나 거의 없는 것과 아예 없는 건 달랐다. 경남은 서울이랜드를 상대로 무승부 이상을 거둬야 홈에서 이른 우승 시상식을 할 수 있었다.

경남의 우승은 전반 5분 만에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었다. 별다른 일이 일어나지 않던 경기장에서 서울이랜드 수비수 김성주가 퇴장을 당했다. 그리 위협적이지 않은 패스를 받으려 권용현이 특유의 끈기 넘치는 몸싸움을 시도했고, 김성주가 손을 쓰자 이동준 주심이 즉시 레드카드를 꺼냈다. 가혹하다고 볼 수 있는 판정이었지만 이미 결정은 내려진 뒤였다. 동시에 주어진 페널티킥을 정원진이 차 넣으며 경남이 앞서나갔다.

전반전을 느린 흐름 속에서 마친 경남은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더 빠른 공격을 퍼부으며 추가 득점을 노리기 시작했다. 후반 9분 권용현의 특기가 완벽하게 발휘됐다. 살짝 뜬 스루 패스를 받은 권용현은 특유의 낮은 무게중심으로 수비수를 튕겨낸 뒤 김영광 골키퍼를 살짝 넘기는 고급 마무리 기술을 구사했다.

이날 경남은 말컹의 부상 공백이 가장 큰 불안 요소였다. 우승을 이끈 득점 선두 말컹이 연골 부상으로 잔여 경기에서 결장한다. 만약 서울이랜드를 상대로 빈공에 그치며 패배했다면 남은 두 경기 내용도 불안했다.

말컹의 공백은 작고 빠른 한국인 공격수들이 메웠다. 김 감독이 경기 전 “중앙에서의 패싱 플레이 등 다양하게 준비했다. 조금 달라진 공격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대로였다. 175cm 정원진은 이날 시즌 9호골을 넣으며 경남의 보조 득점원 역할을 변함없이 수행했다. 여름에 영입한 170cm 권용현은 이적 후 2호골을 터뜨리며 후반기 공격의 한 축이었음을 다시 중명했다.

여유가 생긴 경남은 후반전에 노장 선수들을 주로 투입하며 컨디션과 경쟁력을 점검했다. 배기종, 김진용, 송제헌 등 K리그 클래식에서 한때 경쟁력을 보였던 공격수들이 그라운드를 밟았다. 이들 중 왕년의 기량을 되찾는 선수는 내년 클래식에 도전할 경남의 중요한 멤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베테랑들은 경기를 잘 마무리해줄 거란 기대와 달리 공격력을 약화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경남 공격이 약해지자 서울이랜드가 점점 강하게 저항했다. 특히 막판 10분은 서울이랜드의 흐름이었다. 교체 투입된 공격수 주한성이 후반 34분 강력한 오른발 슛으로 만회골을 터뜨렸다. 후반 추가시간 주한성이 날린 회심의 슛은 김형록 골키퍼의 선방에 막혔다. 수적 우위에도 불구하고 고전한 막판 흐름은 경남 선수단에 많은 보강이 필요하다는 걸 보여줬다. 추가 실점 없이 경기를 마친 경남은 결과적으로 승점 3점을 따내며 스스로 우승을 확정했다.

경남 선수단은 개막 전 챌린지 정상권으로 평가받지 못했다. 김종부 감독은 아직 유망주였던 브라질 공격수 말컹, 포항에서 임대해 온 정원진 등 어린 선수들의 잠재력을 끌어내고 정현철, 최영준 등 살림꾼들을 적절히 활용해 짜임새 있는 팀을 만들어냈다. 파격적인 선발 라인업, 교체를 통해 이득을 보는 경기가 많았다. 1997년 감독 생활을 시작한 김 감독은 학원 축구와 K3리그(4부에 해당)를 거쳐 프로 2년차 만에 승격을 이끌어냈다. 현재 성적은 22승 7무 5패, 65득점 34실점이다. 65득점은 두 번째로 많은 골을 넣은 부산(49골)을 크게 상회하는 공격력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