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K리그 팬이 아니라면 여전히 스플릿 시스템이 뭔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벌써 6년째, 정착하지 못한 제도라는 혹평이 있는 반면 막판 박진감을 높여준다는 긍정론도 있다. 어느 쪽이든 더 재미있게 즐기기 위한 가이드가 필요하다. 풋볼리스트는 스플릿 A 관전 포인트, 스플릿 B 관전 포인트, 막판 5경기 동안 벌어지는 개인상 경쟁 등 세 편에 걸친 가이드를 준비했다.

판이 갈라졌다. 상위 스플릿은 키워드는 두 개로 정리할 수 있다. 우승과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티켓 획득이다. 상위 스플릿에 오르고도 이 두 가지 중 하나를 획득하지 못하면 아쉬움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승격 첫 해에 상위 스플릿에 오른 강원FC라고해서 크게 다를 것은 없다.

 

#우승: 누가 전북을 저지할 수 있을까?

전북현대는 신기루와 같다. 잡힐 듯 잡히지 않는다. 현 상황에서 전북을 잡을 수 있는 팀은 제주유나이티드와 울산현대뿐이다. 스플릿 돌입 전 마지막 경기에서 제주가 전북을 잡았다면, 관전 포인트를 전북 중심으로 잡지 못했을 것이다. 전북은 닿을 듯 다가왔다가 다시 잡을 수 없는 곳으로 날아가버린다. 전북과 2.3위 제주, 울산 사이 승점 차이는 6점이다. 전북은 남은 5경기에서 3승 1무만 해도 자력으로 우승을 차지한다. 제주나 울산현대가 전승을 해도 돌이킬 수 없다.

FC서울이 움직이면 역전도 가능하다. 서울이 15일 스플릿 가동 후 첫 경기에서 전북을 잡으면 제주나 울산이 전북을 넘볼 수 있다. 각각 맞대결을 남겨두고 있기 때문에 따라잡기도 가능하다. 2연승이면 선두를 탈환할 수도 있다. 서울이 전북을 무너뜨리지 못하면, 전북 우승 가능성은 매우 커진다. 제주와 울산이 이긴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울산과 제주는 35라운드에 맞대결하기 때문에 34라운드 결과가 우승 판도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

상위 스플릿에 진출한 팀 간의 상대전적에서도 전북이 가장 우세하다. 전북은 제주에만 1승 2패로 밀렸고 울산과 동률, 나머지 세 팀에는 우세했다. 흐름대로 가면 전북이 우승을 차지할 가능성이 커진다. 전북에 1승 2패로 몰렸던 서울이 결과를 뒤집지 못하면 ‘우승 시계’는 그대로 움직이게 된다.

#ACL: 서울과 수원도 가능할까?

공교롭게도 ACL 판도도 5위 서울에 달려 있다. 서울은 ACL 안정권인 3위와 승점 6점 차이다. 못 따라잡을 차이는 아니다. 게다가 서울은 다득점에서 울산에 9골이나 앞서기 때문에 동률이 되면 더 높은 순위를 차지할 수 있다. 결과는 빨리 나온다. 34라운드에 전북을 잡지 못하면 ACL로 가는 길은 매우 좁아진다. 서울이 전북에 지고 울산과 제주가 나란히 승리하면 승점 차이는 9점으로 벌어진다. 그렇게 되면, 서울은 수원을 제치고 4위를 차지한 뒤 FA컵에서 울산이 우승하기만을 바라야 한다.

수원은 서울보다 느긋하다. FA컵 결승에 진출하면 4위만 지키더라도 ACL 티켓을 잡을 수 있다. FA컵 결승에서 울산에 패하더라도 티켓을 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FA컵 결과에 상관없이 ACL로 가려면 15일 울산을 꼭 잡아야 한다. 울산을 잡아 승점 차이를 3점으로 줄여야 아시아 무대로 가는 가능성을 극대화할 수 있다. 수원은 서울과 울산보다 더 많은 골을 넣고 있기 때문에 승점이 동률이라도 더 높은 순위에 오를 가능성이 크다.

서울과 수원이 맞붙는 35라운드도 중요하다. 두 팀이 모두 34라운드에 승리하더라도 맞대결에서 패하면 나락으로 떨어질 수 있다. 특히 서울은 더 큰 타격을 받을 수밖에 없다. 서울은 오직 리그를 통해서만 ACL로 갈 수 있다.

강원도 산술적으로는 아시아 무대에 진출할 가능성이 있다. 남은 경기에서 전승하고 울산이 3위와 FA컵 우승컵을 차지하길 바라면 된다. 하지만 그렇게 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강원은 스플릿 라운드에서 자존심을 지키는 데 집중하는 게 현실적이다.

정리하면 2017년 성적표는 34라운드 서울이 거둔 결과에 따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서울은 판도를 흔들 수도 있고, 판도를 고착화시킬 수도 있다.

글= 류청 기자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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