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창원] 김정용 기자= 김종부 경남FC 감독은 K리그 챌린지 우승을 확정지은 뒤 눈물을 글썽였다. 목이 메일 때 침을 삼켜가며 어렵게 이야기를 이어간 건 최근 세상을 떠난 조진호 부산아이파크 감독과 어머니 생각 때문이었다.

경남 우승은 14일 결정됐다. 경상남도 창원에 위치한 창원 축구센터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34라운드를 치른 경남이 서울이랜드FC를 2-1로 꺾었다. 리그 일정이 2경기 남은 가운데 2위 부산과 승점차를 9점으로 유지해 우승을 확정했다.

김 감독은 우승 세리머니를 할 때 유독 담담한 모습이었다. 고인이 된 조 감독 때문이었다. 조 감독은 지난 10일 심장마비로 갑작스레 세상을 떠났다. 하필 경남과 정면 대결을 벌여 패배한 뒤였기 때문에 김 감독으로선 안타까움과 함께 미안한 마음이 컸다. 김 감독은 지난 33라운드 당시 사실상 우승이 확정된 상황이었지만 조 감독이 사망한 뒤로는 기쁨의 표현을 자제해 왔다.

우승 세리머니에서 제자들의 헹가래를 거절한 것도 조 감독을 생각해서였다. “부산도 좋은 경기를 지속적으로 해 왔다. 조 감독도 FA컵에서 성과를 냈고, 챌린지에서 준우승까지 진출시킨 지도자였다. 우리 경기 끝나고 명을 달리 했기 때문에 마음이 더…. 클래식에 진출한 상황이지만 조 감독과 마음을 나누고 싶었다. 헹가래 받는 건 조 감독에 대한 예우가 아니었다. 조 감독과 함께 누리고 싶어 자제했다. 나 또한 (조 감독과 같은) 압박감을 거쳐 온 사람이다.”

김 감독이 떠올린 고인이 한 명 더 있었다. 돌아가신지 얼마 되지 않은 어머니였다. 아직 49제도 치르지 않은 어머니 이야기가 나오자, 한 번 자제한 눈물이 다시 김 감독의 눈에 고였다. 김 감독은 눈물을 보이지 않고 이야기를 마치는 데 성공했지만 목소리에는 물기가 가득했다. 어머니를 회고하는 김 감독의 말은 곧 파란만장한 자신의 선수 경력에 대한 회한의 이야기였다.

“어머니는 말씀이 없는 분이었다. 내가 어릴 때 서울로 운동 유학을 갔기 때문에 항상 떨어져 있었다. 20대 초반 스카우트 파동 등이 있었다. 선수로서 잘 하다가 오랜 시간 힘든 상황이 있었다. 그걸 지켜보시면서 마음이 안 좋으셨을 수도 있다. 마지막에 지도자로서 성공한 모습, 프로에서 우승하는 모습, 인정받는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다. 우승을 선물로 드리고 싶었다. 그래도 1위 하고 있는 모습으로 있을 때 (떠나셔서 다행이다). 아쉽지만 오늘 이 우승을 ‘막내 잘 키워주셨다’는 큰 선물로 바치고 싶은 마음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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