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파주] 한준 기자= “시간이 많지 않다. 결과를 낼 수 있는 모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정정용 임시 감독 체제로 소집 훈련을 시작한 대한민국 U-23 대표팀이 11일 파주축구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에서 치른 대전코레일과 연습 경기에서 2-1로 역전승을 거뒀다. 10일 회복 훈련을 시작으로 이제 막 발을 맞추기 시작한 U-23 대표팀은 조직력 문제로 전반 35분경 대전코레일에 헤딩 선제골을 내줬으나 후반 32분 박성부, 후반 41분 박창준의 골로 승리했다.

습하고 더운 날씨 속에 전반적으로 어려운 경기였다. 정 감독은 4-1-4-1 포메이션으로 선발 라인업을 꾸렸다. 골키퍼 송범근(고려대), 포백 라인에 민준영(동국대), 이상민(한양대), 정태욱(아주대), 윤종규(경남FC)가 나섰다. U-20 월드컵 대표 출신 선수들이 중심이었다.

포백 앞에 김혜성(홍익대)이 자리한 가운데 원톱 조영욱(고려대)의 뒤로 강지훈(용인대), 두현석(연세대), 이승모(포항스틸러스), 김대원(대구FC)이 배치됐다. 실제 경기를 진행하면서 대전코레일의 압박에 밀려 이승모가 뒤로 쳐졌고, 풀백 라인도 전진이 잘 이뤄지지 않아 수세적인 4-2-3-1 대형이 되기도 했다.

특히 원톱 조영욱이 고립되는 상황이 자주 연출됐다. U-23 대표팀은 후반전에 접어든 이후 대대적인 선수 교체를 통해 변화를 꾀했다. 박성부(숭실대), 박창준(아주대), 이동희(한양대) 등이 투입되어 측면과 중원에 활기를 불어 넣었다. 조성욱(단국대)과 김승우(연세대)도 센터백 라인에 새로 투입됐다.

#다양한 전술-선수 실험, 황인범 투입 이후 역전극

후반전에는 투톱 전환을 통해 원톱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정 감독의 전략적 선택이 주효했다. 특히 후반 30분 투입된 미드필더 황인범(대전시티즌)은 안정적인 볼 소유와 배급, 예리한 기점 패스와 전환 패스로 분위기 반전을 이끌었다.

U-23 대표팀의 두 골은 모두 황인범 투입 이후 나왔다. 후반 32분 문전 우측을 파고든 박성부의 대각선 슈팅, 후반 41분 조영욱이 우측면에서 왼쪽 측면으로 넘겨둔 크로스 패스에 이은 박창준의 중거리슛 모두 개별 슈팅 능력이 좋았지만 전진 과정에서 황인범의 빌드업 능력이 큰 영향을 미쳤다. 정 감독도 "황인범이 들어와 볼 소유가 되면서 우리가 편하게 경기할 수 있었다. 우리 팀에 중심적인 역할을 해줄 선수"라고 했다.

정 감독은 경기 막판 장신 수비수 정태욱을 다시 투입해 스트라이커로 실험하기도 했다. 경기 종료 후 만난 정 감독은 “정태욱을 스트라이커 자원으로 생각한 것은 아니다. U-20 월드컵 포르투갈전처럼 특별한 상황에 올려 쓰는 것을 해봤다. 베트남과 마지막 경기에 나올 수 있는 상황에 대비해 모든 것을 점검하고 있다”고 했다.

대전코레일에 2-1로 승리했지만 습한 날씨, 각자 소속팀 일정을 치르며 합류한 상황, 4명의 선수가 아직 합류하지 못한 상황 등으로 U-23 대표팀의 경기력은 좋지 않았다. 정 감독은 “이제 처음 훈련했다. 아직 조직적인 움직임은 나오지 않았다”고 했다. 

#U-23 대표팀 포커스는 베트남과 최종전

이날 경기 중에는 공오균 코치와 최철우 코치가 주로 선수들에게 지시를 내렸다. 정 감독은 비디오 분석관이 촬영하는 반대편으로 건너가 경기를 지켜봤다. “잘라서 보여줄 장면들에 대해 이야기 위해서 반대로 가서 봤다”는 정 감독은 연습 경기에서 “앞으로 나가서 압박하는 움직임이 잘 되지 않았다”며 이 부분을 영상을 통해 복기하고 한양대와 13일 연습 경기에 개선하겠다고 했다.

2018 AFC U-23 챔피언십 예선전에서 한국은 동티모르, 마카오, 베트남과 I조에 속했다. 1위는 본선에 직행하고, 2위 중 상위 5개팀이 본선 진출권을 얻는다. 개최국 베트남은 U-23 대표팀을 장기적으로 키워왔다. 결코 얕볼 수 없는 상대다. 본선 진출에 성공하더라도 베트남과 비기거나 질 경우 U-23 대표팀은 작지 않은 상처를 입을 수 있다. 

정 감독은 임시 감독이지만 베트남전에 결과를 내겠다는 목표의식을 말했다. 준비 기간이 짧지만 베트남전을 앞두고 치를 두 경기까지 평가전 성격으로 치러 베트남전에 경기력을 극대화하겠다는 생각이다. 

정 감독은 “베트남 현지는 날씨가 더 힘들 것이다. 이 문제도 전술적으로 풀어야 한다. 후반전에 내려서서 경기한 이유이기도 하다. 원톱과 투톱, 내려서는 플레이, 정태욱의 전진 등 베트남전에 포커스를 맞추고 다각도로 준비하겠다”고 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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