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경남FC가 K리그 챌린지 개막 후 연속 무패 기록을 18경기로 경신했다. 경남의 기록 경신을 맞아 지난해 전북현대가 세운 K리그 클래식 무패 기록, 그리고 이 분야의 ‘레전드’인 아스널의 2003/2004시즌까지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해 전북현대는 틀림없는 우승팀처럼 보였다. 리그 종료가 겨우 한달 남은 시점까지도 의심의 여지없는 우승, 그것도 무패우승이 눈앞이었다. 그런데 총 38라운드로 구성된 시즌 중 34라운드에서 첫 패배를 당했고, 곧 우승도 놓쳤다. 신기록은 세웠지만 트로피는 없었다.

 

#기록으로 본 무패행진

전북은 K리그 클래식 38라운드 중 33라운드까지 한 번도 지지 않았다. 23라운드에 광주FC를 꺾으면서 자신들이 갖고 있던 기존 기록을 경신했고, 이후 10경기를 더 추가했다. 이 기간 동안 18승 15무, 60득점 35실점을 남겼다. 무승부가 많은 것이 약간 흠이었다. 12라운드부터 18라운드까지 2승 5무에 그치며 허울뿐인 무패를 이어가기도 했다. 반면 4연승, 5연승이 한 번씩 나오는 등 상승세를 타야 하는 시점엔 확실히 도약했다.

최강희 감독은 중하위권 팀을 상대할 때 힘을 뺐다가 일격을 얻어맞는 것이 전북의 고질적인 문제라고 말한 바 있다. 전북만의 문제라기보다 K리그의 일반적인 현상에 가깝지만, 최 감독의 말대로 이변을 허용할 뻔 한 위기가 여러 번 있었던 건 사실이다. 간신히 잔류한 인천유나이티드와 광주FC를 상대로 1승 2무에 그쳤다.

‘닥공’이라는 기존 브랜드와 달리 4골 이상 넣은 경기가 단 2회뿐이었다. 특히 아시아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ACL) 우승팀이었던 전북은 ACL 전후 경기에서 주전 멤버를 다수 제외했다가 무승부에 그치는 경우가 많았다.

 

#무패 행진의 공신

전북의 전력은 K리그 최강이었다. 특히 김보경과 이재성의 왼발잡이 공격형 미드필더 조합, 레오나르도와 로페즈의 오른발잡이 윙어 조합이 막강했다. 김보경은 4골 7도움, 이재성은 3골 11도움, 레오나르도는 12골 6도움, 로페즈는 13골 6도움을 올렸다. 주전 공격수 이동국은 12골로 최전방을 책임졌다. 이종호, 최철순, 전반기만 뛰고 떠난 루이스까지 공격포인트 5개 이상을 달성했다.

전북 선수단 전체가 고루 기여한 시즌이었다. 개막 직후 심하게 흔들렸던 센터백은 전반기에 최규백과 임종은, 후반기에 김형일과 조성환이 주로 뛰었다. K리그 38경기 중 30경기 이상 선발로 뛴 선수가 이재성과 최철순 두 명뿐일 정도로 다양한 선수가 고루 활약한 시즌이었다. 최 감독이 ACL 우승을 목표로 수집했던 대규모 선수단이 힘을 발휘했다.

 

#무패 종료 경기

무패 우승은 34라운드에 좌절됐다. 제주유나이티드를 홈으로 불러들인 전북은 2-3으로 패배했다. 스플릿 라운드 첫 경기였다. 전북은 전반 44분 제주 김호준 골키퍼의 실수를 이용해 이동국이 선제골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전반을 마쳤다. 그러나 후반 5분 마르셀로에게 동점골, 후반 33분 안현범에게 역전골을 거푸 내줬다. 후반 37분 신형민이 중거리슛으로 한 골을 만회했지만 더 추격하지 못했다. 앞서 이동국이 페널티킥을 넣지 못한 점이 뼈아팠다. 동점 상태에서 경기가 막판으로 접어들었고, 후반 39분 김호남이 전북을 꺾었다.

 

#그 이후

첫 패배를 당하기 앞서 전북은 승점 9점 삭감 징계를 받았다. 지난 2013년의 심판 매수 사건이 뒤늦게 밝혀지며 받은 징계였다. 2위 서울과 승점차가 성큼 줄어들었다. 전북은 이후 2승 1무로 괜찮은 시즌 마무리를 노렸지만, 최종전에서 서울과 벌인 맞대결이 0-1 패배로 끝나며 극적인 역전 우승을 내줬다. 전북은 K리그 역사상 가장 강했지만 불명예스러운 2위로 남았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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