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축구는 365일, 1주일 내내, 24시간 돌아간다. 축구공이 구르는데 요일이며 계절이 무슨 상관이랴. 그리하여 풋볼리스트는 주말에도 독자들에게 기획기사를 보내기로 했다. Saturday와 Sunday에도 축구로 거듭나시기를. 그게 바로 '풋볼리스트S'의 모토다. <편집자 주>

경남FC가 K리그 챌린지 개막 후 연속 무패 기록을 18경기로 경신했다. 경남의 기록 경신을 맞아 지난해 전북현대가 세운 K리그 클래식 무패 기록, 그리고 이 분야의 ‘레전드’인 아스널의 2003/2004시즌까지 돌아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경남FC의 무패 기록은 지난 월요일에 끝났다. K리그 챌린지 신기록인 18경기다. 시즌의 절반에 불과한 경기 숫자지만, 경남이 개막 전 중위권 정도의 전력으로 평가받았던 걸 감안하면 의의가 더 크다.

 

#기록으로 본 무패행진

경남의 무패 신기록은 18경기다. 기존 기록인 대전시티즌의 14경기를 깼다. 출범 5년차에 불과한 K리그 챌린지라 앞으로 얼마든지 기록이 깨질 수 있지만, 경남은 개막 전까지 아무도 우승후보로 거론하지 않은 팀이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15라운드까지 12승 3무로 완벽에 가까운 시즌을 보내던 경남은 이후 세 경기 연속 무승부에 그치며 조금씩 균열을 보였다. 무패 행진 기간의 성적은 12승 6무, 32득점 14실점이었다. 공격과 수비 모두 챌린지 정상을 다투는 성적이었다.

전력상 상대를 압도한 적 없는 경남은 한 골차 승부에 강했다. 12승 중 무려 8승이 한 골차 승리였다. 리그를 막론하고 무패행진을 하는 팀은 다득점 경기를 많이 남긴다. 오랜 기간 동안 지지 않을 정도로 강하다면 리그 약체를 4, 5골 차로 박살낼 공격력을 가진 경우가 많다. 그러나 경남은 아슬아슬하게 무패행진을 했다는 점에서 독특하다.

대전, 서울이랜드, FC안양이 무패 행진 기간 동안 경남과 두 번 붙어 2승을 내줬다.

 

#무패 행진의 공신

김종부 감독은 K3리그 화성FC를 우승으로 이끌 때부터 열악한 환경에 놓인 팀에 최적화된 운영법으로 경기력을 극도로 끌어올리는데 능숙했다. 경남에서도 너무 복잡한 축구를 선수들에게 강요하는 대신 각 선수의 특기만 살린 간단한 플레이로 승점을 따냈다.

말컹은 무패 행진 동안 11골 2도움으로 팀을 이끌었다. 브라질에서 무명의 유망주였던 말컹은 196cm에 달하는 신장과 유연한 몸놀림을 겸비했고, 김 감독은 슈팅 매커니즘을 수정해 득점력을 더 높여줬다고 밝혔다. 말컹이 빠진 첫 경기에서 경남이 패배했을 정도로 비중이 크다. 김 감독이 꼽는 무패행진의 주역은 정현철과 최영준이다. 두 중앙 미드필더는 따로 뛸 때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함께 할 때 시너지 효과를 내며 경남의 중원 장악을 담당하고 있다. 포항스틸러스에서 임대 온 정원진은 날카로운 오른발을 마음껏 뽐내며 전담 키커로 활약 중이다. 왼발은 베테랑 풀백 최재수가 맡는다.

 

#무패 종료 경기

경남은 19라운드에서 수원FC 원정 경기를 가졌다. 말컹만 빠진 것이 아니라 최재수, 김도엽, 최영준이 여러 이유로 이탈했다. 브루노와 배기종은 컨디션이 온전하지 않아 벤치에서 대기했다. 원래 얇은 경남 선수층을 감안하면 엄청난 타격이었고, 이날 경남이 내보낸 김근환과 성봉재 투톱은 둘이 합쳐 통산 K리그 득점이 1골에 불과한 조합이었다. 결국 수원FC의 스타 윙어 이승현, 백성동에게 한 골씩 내주고 1-2로 패배했다. 경기 주도권은 경남이 쥐고 있었지만 골을 넣을 공격수가 부족했다.

 

#그 이후

경남은 여름 이적시장에서 김근환과 강승조를 영입하며 베테랑 위주로 전력을 보강했다. 김 감독이 원한 공격수 영입이 실패에 가까워지자, 차라리 말컹 못지않은 제공권을 지닌 김근환을 영입해 트윈 타워를 구성하는 쪽으로 전략을 바꿨다. 김근환은 기존의 중앙 미드필더 조합 뒤에 수비형 미드필더로 배치돼 경남의 포메이션을 4-1-4-1로 바꿔줄 수도 있다. 선수 교체 없이 전술 변화를 줄 수 있어 요긴하게 쓰일 선수다.

더 큰 문제는 말컹에 대한 집중 견제다. 김 감독은 말컹이 거친 수비에 시달리고 있으며, 파울이 제때 선언되지 않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 말컹은 수원FC전을 앞두고 3연속 무승부에 그칠 때도 무득점이었다. 이때 수비수들과 경합하다 머리, 다리 등 여러 부위에 타격을 입었다. 대안이 필요하다.

경남의 목표는 1위를 지켜 승격으로 직행하는 것이다. 2위 부산아이파크와 승점차는 4점이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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