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한준 기자= 중원을 지배하지 못하고 경기를 지배하기는 어렵다. 수원FC는 원정 5경기 만에 치른 17일 서울이랜드FC(이하 서울E)와 홈경기에서 미드필더 임창균의 공백을 절감했다. 수비라인을 거쳐 공격지역으로 가는 패스가 둔탁해 빌드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수원FC는 서울E전을 포함해 최근 리그 8경기에서 이기지 못했다. 4무 4패로 고전하는 와중에 주력 선수들이 번갈아 부상과 징계로 이탈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서울E전에도 핵심 수비수 블라탄이 부상자 명단에서 돌아오지 못했다. 백성동도 갓 부상에서 돌아와 벤치에 대기했다.

가장 큰 이탈이 중원에서 패스 길을 만드는 임창균이었다. 수원FC는 18라운드 대전시티즌과 경기에 프로 데뷔골을 넣은 최원철을 정훈과 서상민의 중원 파트너로 선발 투입했다. 그 동안 주전 중앙 미드필더로 뛰어온 이광진이 경고 3회 누적 징계로 빠졌기 때문이다.

수원FC는 이날 레프트백 배지훈도 경고 누적 징계로 빠졌고, 대전전에 4골을 실점한 이상욱 대신 박청효를 선발 골키퍼로 내세웠다. 공격 지역에는 이승현 브루스 송수영이 스리톱으로 나섰다. 이승현이 평소 즐겨 서던 우측 대신 좌측에 섰고, 송수영이 라이트윙 포지션에서 실제로 날개 역할에 주력했다. 

수원FC의 공격 전개 방식을 측면을 타고 들어가 크로스 패스로 문전을 습격하는 단조로운 방식으로 진행됐다. 중원 지역에서 볼 관리가 매끄럽지 않고, 스루 패스의 정확성이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호주 공격수 브루스를 통한 포스트 플레이가 잘 먹혀 들어가면서 롱볼을 통한 공격 전개가 효과를 봤다.

김병수 감독이 이끄는 서울E는 수비 지역부터 패스로 공을 풀어가는 플레이를 추구한다. 중앙 지역에 숙제가 많다. 이날 경기에도 조향기 최호정 금교진을 스리백, 김희원을 원톱으로 두고 중앙 지역에 6명의 선수를 배치해 중원을 장악하고자 했다. 패스 센스를 갖춘 아츠키와 노련한 김태수, 논스톱 플레이가 가능한 고민혁, 저돌성을 갖춘 이예찬을 거치며 패스 플레이를 시도했는데 수원FC와 마찬가지로 정밀함이 조금 부족했다.

#퇴장 이후 단단해진 서울E

서울E는 설상가상으로 전반 24분 만에 원톱 김희원이 수원FC 수비수 레이어와 공중볼 경하 과정에세 팔꿈치 가격을 범해 퇴장 당했다. 오히려 서울E는 김희원 퇴장 이후 안정적인 경기를 했다. 김희원이 퇴장 당하면서 고민혁을 원톱으로 올리고, 왼쪽 윙백 감한솔을 왼쪽 미드필더로 전진시켰다. 우측 센터백 김교진이 라이트백 자리로 가고, 오른쪽 윙백 김봉래를 레프트백으로 이동시켜 4-4-1 형태로 전환했다.

스리백 공격 상황에서 수원FC의 선 굵은 측면 공격에 밀려 내려오던 서울E는 4명의 수비수와 2명의 중앙 미드필더로 수비 지역으로 라인을 내리고 발빠른 감한솔과 이예찬을 활용한 역습 전략으로 태세를 바꿨다. 수적 우위를 점한 수원FC가 라인을 높이며 전진했는데, 서울E가 실리적인 경기를 하면서 안정감을 회복한 것이다.

특히 서울E는 라인을 내리고 상대 배후 공간이 열리자 한 두 번의 패스에 이어 감한솔과 이예찬이 질주하며 역습할 수 있는 상황을 여러번 만들었다. 전반전이 득점없이 끝난 가운데 후반 1분 서울E가 수적 열세 상황에도 코너킥 공격 기회를 살려 선제골을 넣었다. 니어포스트에서 고민혁이 백헤딩으로 흘린 공을 장신 수비수 조향기가 헤딩 슈팅으로 마무리했다.

#지키는 서울E 깬 수원FC의 공격 전략

선제 득점 이후 서울E는 문전 위험 지역을 메우는 수비를 펼쳤다. 풀백을 윙 높이로 전진시킨 수원FC 조덕제 감독은 후반 14분 서상민을 빼고 서동현을 투입해 브루스가 만든 공간을 더 적극적으로 파고들었다. 

수원FC의 투톱 전환은 서울E 수비를 더 물러나게 했는데, 이를 통해 중거리슈 팅을 시도할 배후 공간이 크게 열렸다. 후반 16분 레프트백 황재훈이 과감한 오른발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시원하게 흔들며 경기를 원점으로 돌렸다. 

서울E는 후반 24분 고민혁을 빼고 김창욱을 투입하며 중원 소유력을 높였다. 홈에서 승리를 원하는 수원FC가 더더욱 라인을 끌어올리자 후반 29분 역습 공격 기회가 왔다. 아츠키가 수비 배후 공간으로 달려든 감한솔을 향해 정확한 스루 패스를 보냈고, 감한솔을 폭발적인 스피드로 문전까지 치고 들어가 깔끔한 마무리 슈팅으로 득점했다.

수원FC는 후반 25분에는 송수영을 빼고 백성동을 투입하며 중앙 지역의 변속어로 삼았다. 후반 40분에는 지친 민현홍을 빼고 정철호를 투입해 측면에 체력을 보강했다. 서울E는 후반 38분 이준희, 후반 45분 김재현을 투입하며서 2-1 승리 굳히기에 들어갔다. 김병수 감독은 테크니컬 에어리어에 나와 경기 내내 수비 위치와 간격을 지적했다.

김병수 감독의 외침이 공허하게 후반 추가 시간에 수원FC의 동점골이 나왔다. 백성동이 최원철의 패스를 받아 시도한 오른발 중거리슈팅이 예리하게 감겨 들어가며 골문 구석을 찔렀다. 골키퍼가 반응하기 어려운 궤적의 슈팅이었다. 서울E는 문전 지역의 공간을 없앴으나 배후 지역의 슈팅을 쉽게 허용했다. 10명으로 뛰어야 했던 체력 열세로 중원과 앞선의 압박이 부족했다.

수원FC는 임창균 부재 상황에 할 수 있는 롱볼 플레이로 승점을 따냈으나, 결과와 내용 양 면에서 만족하기 어려웠다. 브루스를 통한 고공 공격을 속도감이 부족했고, 측면을 활동한 공격 방식으로 정확성이 떨어졌다. 수원FC는 조덕제 감독의 색깔을 강화하기 위해 임창균의 대안과 풀백 포지션의 보강이 필요해 보인다. 서울E는 선수비 후속공 상황에서 위력을 보였으나 지키는 상황의 개인 수비력에서 아쉬움을 보였다.

수원FC는 승점 1점을 보태는 데 그쳐 1경기를 덜 치른 성남FC를 제치고 일시적으로 6위에 올랐다. 승점 20점으로 4위 부천FC1995를 3점 차로 쫓았으나 부천 역시 1경기를 덜했다. 승격권 진입까지 거리가 있다. 서울E는 승점 14점으로 여전히 9위다. 수원FC와 서울E 모두 승격 희망을 찾기 어려운 경기가 됐다.

사진=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그래픽=한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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