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FIFA 컨페더레이션스컵 러시아 2017’이 대회 최고 스타들과 함께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다. 빅 매치로 꼽힌 포르투갈과 멕시코의 대결에서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하비에르 에르난데스 등 스타들이 이름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했다.

19일(한국시간) 러시아 카잔의 카잔 아레나에서 열린 A조 최대 빅매치에서 포르투갈과 멕시코가 2-2 무승부를 거뒀다. 전반전이 특히 뜨거웠다. 포르투갈은 호날두가 루이스 나니와 함께 공격을 맡았다. 멕시코는 ‘치차리토’라는 별명으로 유명한 에르난데스와 라울 히메네스, 카를로스 벨라가 공격에 배치됐다.

경기 양상은 조심스러웠다. 두 팀 모두 웅크리고 있다 골을 노리는 실리적 성향이 강하다. 전통적인 스타일에서 벗어난 스타일이라는 점도 공통점이었다. 포르투갈은 ‘윙어의 왕국’답게 원래 윙어인 호날두와 나니를 최전방에 배치하는 파격 전략으로 지난해 ‘유로 2016’에서 우승한 바 있다. 호날두가 프리롤 공격수로 뛰는 건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멕시코는 ‘카이저’ 라파엘 마르케스가 나이를 먹어가자 마르케스의 역할이었던 스위퍼를 없애고 전통적인 스리백이 아닌 포백 수비로 경기를 시작했다.

조심스런 경기에서 골망을 열기 시작한 건 스타 공격수들의 활약이었다. 전반 34분 선제골은 포르투갈다운 멋진 개인기에서 나온 골이었다. 롱 패스를 받아 경기장 절반을 단숨에 가로지른 호날두는 돌파가 막힌 듯이 보이는 상황에서 수비수 세 명의 시선을 끌어당긴 뒤 노마크 상태의 히카르두 콰레스마에게 패스를 보냈다. 콰레스마가 슛을 하는 척 하며 기예르모 오초아 골키퍼를 넘어뜨린 뒤 빈 골대에 유유히 공을 차 넣었다.

멕시코에서 가장 유명한 공격수 에르난데스는 전반 42분 동점골로 대답을 대신했다. 왼쪽 멀리서 라울 히메네스가 올린 걸 파포스트의 카를로스 벨라가 받았다. 논스톱 슛이 힘든 상황이었는데, 이때 벨라의 선택이 절묘했다. 접고 오른발 슛을 하는 것이 아니라 문전으로 오른발 크로스를 다시 내줬다.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의 다이빙 헤딩골이 터졌다. 멕시코 스리톱이 합작한 골이었다. 포르투갈 입장에선 하파엘 게레이루가 공을 빠뜨린 플레이가 아쉬웠다.

후반전엔 포르투갈의 세드릭 소아레스, 멕시코는 엑토르 모레노가 각각 득점했다. 둘 다 수비수였다. 후반전에 다른 공격 자원들이 교체되는 와중에도 호날두와 에르난데스는 끝까지 각 팀의 최전방을 지키며 풀타임을 소화했다. 골은 없었지만 마지막까지 상대 수비를 긴장시켰다.

남미 챔피언이 브라질이나 아르헨티나가 아닌 칠레고, 유럽 챔피언 독일은 실험적인 선수 명단을 구성했다. 스타가 부족한 이번 대회에서 호날두와 에르난데스는 각 팀을 넘어 대회 전체에서 가장 유명한 선수에 속한다. 두 선수가 기대에 걸맞는 활약을 하며 컨페더컵 초반을 화려하게 장식했다.

두 선수 옆에 선 ‘2인자’들도 기량을 발휘했다. 포르투갈은 선제골 상황뿐 아니라 전반 수 차례에 걸쳐 호날두와 좋은 호흡을 맞춘 히카르두 콰레스마가 돋보였다. 멕시코는 어시스트 능력이 가장 좋은 벨라가 자신의 장기를 발휘했다. 다만 벨라는 상대 수비를 혼자 흔들 정도의 기동력을 보여주지 못해 후반 12분 일찍 교체됐다.

내년에 열릴 ‘2018 러시아월드컵’을 대비해 공격 조합을 완성하는 건 두 팀 모두 중요한 과제다. 포르투갈은 호날두를 중심으로 선발 출장한 나니와 콰레스마, 후반에 투입된 겔손 마르틴스와 안드레 실바 중 어느 쪽이 더 나은지 실험할 수 있었다. 포르투갈은 에르난데스의 동료 공격진을 라울 히메네스와 벨라에서 후반전 지오반니 도스 산토스와 오리베 페랄타로 교체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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