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이탈리아는 차세대 골키퍼 강국이다. 동년배 천재 골키퍼들에게 가려 있던 알레산드로 플리차리가 우루과이를 상대로 승부차기 승리를 이끌며 자신의 능력을 보여줬다.

11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3위 결정전에서 이탈리아가 우루과이와 0-0 무승부로 정규시간을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PK1 승리를 거뒀다. 이탈리아가 3위, 우루과이가 4위로 대회를 마쳤다.

정규 시간은 무미건조했다. 두 팀 모두 상대 공문을 열지 못한 채 90분을 보냈다. 우루과이가 그나마 더 나은 공격을 했지만 플리차리는 선방을 거듭하며 이탈리아의 열세를 동등한 결과로 돌렸다.

플리차리는 승부차기에서 본격적인 주인공이 됐다. 로드리고 아마랄과 후안 보셀리의 킥을 연속으로 막아낸 것이다. 우루과이 2번 키커 아마랄과 3번 키커 보셀리 모두 오른쪽 아래로 깔아 차는 코스를 택했고, 플리차리는 두 번 모두 키커의 의도를 완벽하게 읽었다. 숨 쉴 틈 없이 두 번의 선방이 연달아 펼쳐졌다. 이번 대회부터 승부차기 순번이 번갈아 진행되기 때문에 연출된 새로운 광경이었다.

플리차리는 이번 대회에서 처음 출장했다. 대회 주전 골키퍼는 안드레아 차카뇨였다. 차카뇨는 프랑스와 치른 16강전에서 여러 차례 선방하며 이탈리아의 깜짝 유망주로 떠오르기도 했다. 3위 결정전에서 그동안 출장 기회가 없던 플리차리가 기회를 잡았고, 플리차리마저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줬다. 골키퍼는 이번 대회에서 이탈리아가 거둔 가장 큰 성과다.

이탈리아는 전통적으로 골키퍼가 강했고, 지금도 골키퍼 유망주가 많다. 18세 잔루이지 돈나룸마와 20세 알렉스 메레트는 모두 A대표팀에 올라갈 정도로 성장했기 때문에 이번 대회에 불참했다. 동년배 중 ‘3순위’인 차카뇨와 ‘4순위’인 플리차리도 뛰어난 선방 능력을 선보였다.

플리차리는 명문팀 AC밀란 소속 17세 유망주다. 한 살 많은 선배 돈나룸마에게 밀려 있기 때문에 밀란에서는 앞으로도 주전 자리를 차지하기 힘들지만, 뛰어난 재능을 보였다는 걸 이번 대회를 통해 확인시켜줬다. U-20 월드컵에서 단 한 경기만 출장했기만, 그 한 경기로 실력을 보여주는데 성공하며 기분 좋게 대회를 마쳤다.

사진= 풋볼리스트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