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벌이는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G조 1위 싸움은 점수제 종목처럼 진행된다. 각 도전 시기마다 번 점수를 합산해 승패를 가리는 종목처럼, 약팀을 상대로 많은 골을 넣는 것이 월드컵에 가기 위한 조건이다.

12일(한국시간) G조에 속한 6팀이 조별리그 6차전을 치렀다. 이탈리아가 리히텐슈타인을 5-0으로 꺾었다. 스페인은 마케도니아에 2-1로 승리했다. 알바니아는 이스라엘을 3-0으로 꺾었다.

조 판세에서 가장 중요한 경기는 이탈리아의 대승이었다. 안토니오 칸드레바, 치로 임모빌레가 초반 득점 기회를 마무리하지 못하며 경기 시간의 3분의 1 동안 무득점을 지속했다. 전반 35분 로렌초 인시녜가 빠른 타이밍에 날린 절묘한 하프발리슛으로 골문을 연 뒤 경기가 한층 잘 풀리기 시작했다. 후반 7분 인시녜의 어시스트를 받은 안드레아 벨로티가 배후 침투 후 깔끔한 마무리로 득점했다. 후반 19분 벨로티가 이어달리기를 하듯 이번엔 어시스트를 기록했고, 에데르가 골로 마무리했다. 후반 27분 페데리코 베르나르데스키의 날카로운 중거리슛, 후반전 추가시간 마놀로 가비아디니의 문전 마무리로 두 골이 더 터졌다.

6라운드 현재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승점 16점(5승 1무)으로 동률인 가운데, 스페인이 골득실에서 앞서 조 1위다. 그 뒤에 알바니아와 이스라엘(이상 승점 9), 마케도니아(승점 3), 리히텐슈타인(스점 0)이 늘어서 있다.

스페인과 이탈리아가 모두 5승 1무라는 건 맞대결에서 무승부를 거두고 나머지 팀을 상대로는 전 경기 승리를 거뒀다는 걸 의미한다. 두 팀은 지난해 10월 가진 첫 맞대결에서 1-1 무승부를 거뒀다. 나머지 경기에서는 전승을 거뒀다.

두 팀의 2강 구도가 명확하다. FIFA(국제축구연맹) 랭킹 10위 스페인, 12위 이탈리아는 유럽에서도 정상급에 속하는 팀들이다. 55위 이스라엘, 66위 알바니아는 물론 136위 마케도니아, 186위 리히텐슈타인과 엄청난 전력차가 난다.

그러나 조별리그를 통과해 월드컵 본선에 직행할 수 있는 건 조 1위뿐이다. 여기서 이탈리아의 문제가 시작된다. 스페인을 골득실 차로 아슬아슬하게 추격하고 있지만 약팀을 상대로 쏟아붓는 화력 측면에선 스페인을 따라잡기 힘들기 때문이다.

스페인이 예선 첫 경기에서 리히텐슈타인 상대로 8-0 대승을 거두며 크게 앞서가자 이탈리아는 골득실에서 크게 뒤쳐지기 시작했다. 이탈리아를 이끄는 잠피에로 벤투라 감독은 뒤늦게 다득점의 중요성을 절실히 깨닫고 최근 친선경기에서 산마리노를 8-0, 우루과이를 3-0으로 꺾는 등 크게 이기는 연습을 했다. 그 결과 리히텐슈타인을 상대로 이번 예선 중 가장 큰 승리인 5-0 대승을 거뒀다.

스페인은 6차전에서 마케도니아에 2-1 승리에 그쳤다. 이제 득실차는 스페인이 18(21득점 3실점), 이탈리아가 14(18득점 4실점)로 많이 좁아졌다. 그러나 스페인이 아직 두 번째 리히텐슈타인전을 치르지 않았다는 걸 감안하면 다득점 대결에선 여전히 유리하다.

7차전이 선두 싸움의 분수령이다. 9월 3일 마드리드의 산티아고 베르나베우에서 스페인과 이탈리아의 두 번째 맞대결이 열린다. 여기서 승리하는 쪽이 조 선두로 올라서게 되고, 끝까지 조 1위를 지킬 가능성이 없다.

두 번째 맞대결도 무승부로 끝날 경우엔 조별 예선이 끝날 때까지 골득실에 의한 선두 싸움이 계속 벌어지게 된다. 9조 2위 중 8팀은 두 팀씩 맞붙는 플레이오프를 통해 4팀만 남는다. 유럽에선 최종적으로 13팀이 본선에 진출하게 된다. 피 말리는 플레이오프를 피하려면 조 선두를 차지하는 것이 상책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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