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도하(카타르)] 한준 기자= “이라크와 경기에선 우리가 준비한 모습이 나오지 않았다.”

아랍에미리트연합(UAE) 두바이에서 카타르 도하로 이동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은 1시간 남짓이다. 슈틸리케호가 카타르 원정을 대비해 두바이 전지훈련을 준비한 이유다. 계획은 UAE를 포함한 아랍 7개국이 카타르와 단교를 선언하며 어긋났다. 

대표팀은 10일 오후 1시경 두바이에서 비행기에 올라 쿠웨이트를 경유해 오후 5시 25분경 도착했다. 실제로 짐을 찾고 출국장으로 나온 시간은 오후 6시를 넘어서였다. 

슈틸리케 감독을 비롯한 선수단의 얼굴에서 피로를 읽을 수 있었다. 대표팀은 현지시간 7일 치른 이라크와 친선경기 이후 8일에 간단한 회복 훈련을 하고 9일에 완전한 휴식을 취했으나 최상의 컨디션으로 도하에 입성하지 못했다. 카타르 역시 한증막과 같은 더위가 이어지고 있어 버스를 타기 위해 공항 밖으로 나선 슈틸리케 감독과 선수단의 얼굴이 더 어두워졌다.

슈틸리케 감독은 한국 대표팀 지휘봉을 잡기전 카타르리그에서 감독 생활을 했다. 카타르 원정은 슈틸리케 감독 개인에 있어서도 의미있는 일정이다. 오랜만에 도하에 온 슈틸리케 감독은 “최근 몇 년사이 카타르가 많이 변했다”며 예전의 경험이 유효한 것은 아니라고 했다. 

카타르 원정의 최대 변수는 하루 최고 온도가 45도 이상 치솟는 더위다. 삼면이 바다인 카타르는 밤 시간이 되면 온도가 30도대로 떨어지는 대신 습도가 높아져 경기력에 지장을 줄 정도로 힘든 상황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 시기는 추춘제를 진행하는 카타르프로축구도 휴식기를 갖는다. 

슈틸리케 감독은 “이런 더위 때문에 비슷한 날씨인 장소에서 일주일간 운동하며 적응한 것이다. 이라크와 경기에서 더위 때문에 선수들이 아주 힘든 경기를 했다. 한 번 해봤기 때문에 적응했을 것”이라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 역시 이라크전의 경기 내용이 불만족스러웠다는 점을 인정했다. “이라크전에 대해 분석한 것을 아직 선수들과 이야기하지 않았다. 우리 플레이를 보면 풀백과 수비수 지역에서 너무 많이 공이 머물렀다. 공격 지역으로 전진이 적었다. 이부분을 개선해야 한다는 점에 대해선 의심의 여지가 없다.”

개선할 부분이 많지만 준비할 시간은 카타르 단교 사태로 하루 줄었다. 대표팀은 10일 낮 도하에 들어와 저녁에 훈련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입국 시간이 늦어져 휴식하기로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아직 이틀 더 훈련할 시간이 있다. 경기를 치른 후 피로, 이동으로 인한 피로가 있기 때문에 지금은 휴식을 잘 취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어진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와 경기에선 결과로 말하겠다고 했다. 하루 전 열리는 이란-우즈베키스탄 경기 결과에 따라 3위로 내려와 카타르전을 치를 수 있지만, 자력으로 본선 직행 티켓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은 변하지 않는다고 자신했다.

“어떤 상황이 우리에게 최선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오늘 현 시점에서 우리가 2위로 우즈베키스탄에 1점 앞서 있다. 남은 경기를 우리가 모두 이기면 본선에 갈 수 있다. 다른 팀의 결과가 아니라 우리의 손에 의해 결과가 좌우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우리는 승점 3점을 가져가기 위해 여기에 왔다. 우리 팀 모두가 승리를 위해 훈련하고 있다. 여러분 모두가 만족할 수 있는 결과를 내도록 하겠다. 지금은 승리하겠다는 것 외에 다른 생각은 없다.”

대표팀은 현지시간 11일과 12일 알아라비클럽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13일 밤 10시 빈하마드스타디움에서 ‘2018 러시아 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경기를 치른다. 한국 시간으로는 14일 새벽 4시에 킥오프한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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