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우리는 21명이 모두 강하다. 누가 나가도 능력이 비슷하다.”

폴 심슨 잉글랜드 U-20 대표팀 감독의 말은 사실이었다. 매 경기 선발 명단을 바꾸며 다양한 선수를 기용한 잉글랜드는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결승 진출에 성공했다. 잉글랜드 U-20 대표팀 역사상 최고 성적이다. 이탈리아를 격파하며 결승에 올라 유력한 우승 후보로 꼽힌다.

잉글랜드는 실제로 이번 대회에서 가장 많은 선수를 활용한 팀이다. 이탈리아와 준결승전에서 3-1 리드 상황에 접어든 후반 추가 시간에 두 번째 교체 카드를 꺼냈다. 공격수 아데몰라 루크먼을 빼고 수비수 에즈리 콘사를 투입했다. 콘사는 이탈리아와 경기까지 유일하게 경기에 나서지 못한 필드 플레이어였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콘사는 밝은 표정으로 잔여 시간을 소화했고. 이로서 잉글랜드의 21인 엔트리 중 결승전에 이르기까지 20명의 선수가 뛰었다. 경기에 나서지 못한 선수는 세 번째 골키퍼로 발탁된 루크 사우스우드 뿐이다.

잉글랜드는 아르헨티나와 A조 1차전에서 애덤 암스트롱과 도미닉 솔랑케를 투톱으로 뒀다. 암스트롱이 전방, 솔랑케가 2선에 섰다. 좌우 측면에는 침투가 좋은 도미닉 칼버트르윈과 왼발 크로스가 좋은 키어런 도월을 배치했다. 주장 루이스 쿡의 중원 파트너는 조시 오노마였다. 포백은 코널리-클라크솔터-토모리-케니가 서고 우드먼이 골문을 지켰다.

실리적인 역습 축구로 아르헨티나에 3-0으로 승리한 잉글랜드는 기니와 2차전에 곧바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좌우 측면에 돌파력이 좋은 셰이 오조와 루크먼을 새로 투입했다. 쿡의 파트너는 에인슬리 메이틀란나일스로 바뀌었다. 골문은 헨더슨이 지켰다. 후반전에는 공격수 해리슨 채프먼이 새로 출전 기회를 부여 받았다. 1-1로 비겼지만 다양한 선수를 활용했다.

한국과 경기에는 또 새로운 조합이 나왔다. 포백 라인에 카일 워커피터스와 댈 프라이가 새로 나왔고, 미드필드진은 쿡이 빠지고 에자리아와 오노마가 섰다. 메이틀란나일스와 칼버트르윈이 가짜 투톱의 자세를 취했고, 루크먼과 도월이 동시 투입됐다. 잉글랜드는 플랜A와 플랜B가 나뉜 팀이 아니라 다양한 플랜을 갖춘 팀이라는 것을 보여줬다.

한국전 승리로 조별리그를 1위로 통과한 잉글랜드는 코스타리카와 16강잔에 다시 새로운 조합을 꺼냈다. 포백 라인은 한국전 선수를 유지하고, 주장 쿡과 오노마를 중원에 복귀 시켰다. 칼버트르윈과 솔랑케가 공격 투톱을 구성했다. 한국전에 골대만 두 번 때린 루크먼이 두 골을 넣어 승리를 이끌었다. 선수들의 호흡과 컨디션은 상승일로였다.

잉글랜드는 멕시코와 8강전에 다시 작은 변화를 줬다. 수비 라인과 미드필드 라인이 안정을 갖춘 가운데 암스트롱이 솔랑케의 투톱 파트너로 복귀한 것이다. 이탈리아와 경기에는 오노마의 퇴장 이탈로 메이틀란나일스가 중원의 새로운 카드로 들어왔고, 토모리의 센터백 파트너도 클라크솔터로 바뀌었다. 투톱은 다시 칼버르트윈과 솔랑케로 구성했다. 이탈리아는 배후 공간이 많지 않아 활동량이 많은 암스트롱 대신 힘과 높이가 있는 칼버르르윈을 택했다.

심슨 감독은 “우리 팀의 선수들 모두 고른 수준의 기량을 갖추고 있다”고 했다. 잉글랜드는 서로 다른 스타일의 선수를 체력을 안배하며 적재적소에 기용하며 꾸준한 경기를 하고 있다. 성인 국가 대표 선수가 4명이나 포함된 베네수엘라의 전력도 막강하지만, 연장전 없이 결승에 올라 고른 경기력을 여러 선수가 보인 잉글랜드가 대회 기간 누적된 피로가 더 적다. 21명의 원팀을 구축한 잉글랜드의 우승이 더 유력해보이는 이유다.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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