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베네수엘라 U-20 대표팀 주전 골키퍼 윌커 파리녜스가 팀을 구했다. 승부차기에서 두 차례 선방을 해낸 파리녜스는 베네수엘라 축구 사상 가장 높은 자리까지 팀을 올려놓았다.

8일 오후 대전 월드컵경기장에서 ‘FIFA U-20 월드컵 코리아 2017’ 준결승을 치른 베네수엘라는 우루과이와 연장전까지 1-1 무승부로 마친 뒤 승부차기에서 4PK3으로 아슬아슬하게 결승 진출권을 따냈다. 베네수엘라 각급 대표팀 역사를 통틀어 최초로 세계 대회 결승에 올랐다.

베네수엘라의 4강은 드라마 이상이었다. 후반 4분 우루과이 에이스 디에고 데라크루스에게 페널티킥 실점을 했고, 후반전 내내 끌려갔다. 우루과이가 공격수들까지 빼고 승리를 준비하고 있던 후반 추가시간, ‘슈퍼 서브’ 사무엘 소사의 결정적인 프리킥이 베네수엘라를 구했다.

파리녜스는 전반전부터 아슬아슬하게 팀을 지탱하고 있었다. 전반에는 마르셀로 사라치, 후반에는 니콜라스 스치아파카세의 결정적인 슛을 선방했다. 연장전 들어 파리녜스의 선방은 더 빛났다. 아구스틴 카노비오, 페데리코 발베르데 등 우루과이 선수들이 돌아가며 날린 날카로운 슛을 모두 막아냈다. 특히 발베르데의 오른발 킥은 우루과이의 마지막 공격루트였고 코너킥과 프리킥이 모두 기습적으로 골대 구석에 날아들었짐나 파리녜스는 속지 않았다.

승부차기에서 파리녜스는 경기의 주인공이 됐다. 우루과이의 2번 키커로 나선 호세 로드리게스가 오른쪽 아래로 낮게 깔아차는 슛을 의도했으나 공이 약간 중앙으로 쏠렸고, 기회를 잡은 파리녜스가 냉큼 쳐냈다. 베네수엘라는 예페르손 소텔도의 킥이 크로스바에 맞으며 위기에 봉착했다.

마지막 순간 경기를 끝낸 것이 파리녜스의 선방이었다. 우루과이 에이스이자 페널티킥 전담 키커인 데라크루스는 앞서 전반전에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선수엿다. 그러나 이번에 데라크루스의 킥은 골대 한가운데로 향했고, 파리녜스는 오른쪽으로 뛰다가 가운데로 오는 공에 마지막으로 몸을 뻗어 간신히 막아냈다.

신장이 175cm에 불과한 파리녜스는 이미 A대표팀에 올라가 활약 중인 선수다. 지난 3월 칠레를 상대한 월드컵 예선전에서 비록 3실점을 내주고 패배했지만, 아스널 소속 알렉시스 산체스의 페널티킥을 막아내기도 했다. 베네수엘라가 페루와 2-2 무승부를 거둔 경기에선 파리녜스의 선방이 빛났다.

파리녜스는 작은 키를 극복하고 이미 세계에서 가장 치열한 월드컵 남미 예선을 치르는 선수다. 이번 대회에서 베네수엘라가 처음 맞은 승부차기, 팀을 구한 건 파리녜스였다. 19세 파리녜스는 이미 베네수엘라 축구 역사에 남을 골키퍼다.

사진= 베네수엘라 축구협회 홈페이지 캡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