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전반과 후반이 마치 다른 경기 같았다. 후반에는 활발한 모습을 보였지만, 정교한 플레이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8일 새벽 2시에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에서 한 이라크 친선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한 번도 쓰지 않았던 3-4-3 포메이션을 시험했으나 결과와 내용 모두 만족할만한 수준은 아니었다. 특히 기성용을 스위퍼로 쓴 전반전에는 슈팅 2개가 전부였을 정도로 경기력이 좋지 않았다.

 

#기성용을 내린 슈틸리케, 결과는 ‘블랙 아웃’

슈틸리케 감독은 기성용을 스위퍼로 내보냈다. 후방에서 나가는 패스를 염두에 둔 기용이었다. 기성용이 좀 더 낮고 안전한 곳에서 좋은 패스를 한 번에 전방으로 내보내길 바랐다. 전방에 있는 손흥민과 이청용에게 질 좋은 패스를 보낼 수 있다면 경기를 쉽게 풀 수 있다고 생각한 것이다. 기성용은 경기 시작과 함께 손흥민에게 침투패스를 연결하며 기대를 부르기도 했다.

 

그 한 번뿐이었다. 한국이 바란 경기 내용은 전반 45분 내내 나오지 않았다. 기성용이 긴 패스를 넣어줄 상황 자체가 많지 않았다. 자연히 기성용이 공격에 관여할 상황이 줄어들자 공격이 잘 되지 않았다. 중원에서 기성용만큼 경기를 풀어줄 선수가 없었기 때문이다. 중앙에 있는 남태희와 한국영은 강한 압박에 막혔다. 측면에 있는 박주호와 김창수도 마찬가지였다.

 

손흥민은 공은 상대적으로 자주 잡았지만 상대 밀집수비를 상대해야 했다. 이라크는 손흥민이 공격을 풀 것이라 예상하고 그 앞에 수비블럭을 쌓았다. 손흥민이 측면에서 개인 기술로 틈을 만들어보려 했지만 그조차도 여의치 않았다. 전반 45분 동안 한국은 이렇다 할 기회를 전혀 만들지 못했다. 전반 슈팅은 2개에 불과했고, 유효슈팅은 없었다.

 

슈틸리케 감독은 지금까지 쓰지 않았던 포메이션과 전술로 가능성을 만들어보려 했으나 얻은 결과물은 거의 없었다.

#활발했던 황희찬, 연계플레이는 ‘글쎄’

슈틸리케 감독은 후반 시작과 함께 3명을 교체했다. 남태희, 이청용, 손흥민을 빼고 이명주, 황희찬, 이근호를 투입했다. 황희찬과 이근호가 한꺼번에 들어가고 기성용이 전진하자 기회가 나왔다. 특히 황희찬이 활발한 움직임으로 측면을 파고들면서 틈이 조금 생겼다. 황희찬이 들어오자 오른쪽 측면에 있는 김창수도 조금 살아났다.

 

김창수와 황희찬은 후반 2분 만에 슈팅을 합작했다. 황희찬은 후반 6분에도 코너킥을 유도했다. 후반 16분에는 황희찬과 김창수가 2대1 패스로 오른쪽 측면을 허문 뒤 슈팅까지 만들었다. 경기 통틀어 가장 좋은 연계플레이였다. 이후 이재성과 황일수가 교체로 들어오면서 대표팀 공격은 전반보다는 확실히 좋아졌다.

 

웃을 수는 없었다. 골이 아니더라도 완벽한 기회를 만들지 못했다. 선수 개개인 능력을 제대로 끌어낼 연계 플레이가 많이 나오지 않았다. 슈틸리케 감독이 구상했던 그림이 나오지 않은 것이다.  계속해서 지적 받았던 정교한 플레이 부재는 이날도 이어졌다. 밀집수비를 부수려면 갖춰야 할 측면 부분전술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친선전은 그야말로 연습이다. 결과가 아니라 과정이 중요하다. 이날 경기 중 45분 동안 한 연습은 실패에 가까웠다. 나머지 45분도 숙제를 남겼다. 남은 기간 동안 정교한 부분 전술을 가다듬고 선수가 가진 장점을 극대화해야 카타르와 할 경기에서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 있다. 카타르는 서울에서도 한국을 괴롭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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