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류청 기자= 속도와 파괴력 있는 공격수를 살려야 카타르를 잡을 수 있다.

 

한국은 한국시각으로 8일 새벽 2시에 아랍에미리트(UAE) 라스알카이마에서 한 이라크 친선전에서 0-0으로 비겼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은 파격적인 3백과 기성용 스위퍼 카드까지 꺼냈으나 얻은 게 별로 없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손흥민 이외에도 공격에 힘을 실어줄 공격수를 확인했다는 점이다. 황희찬과 황일수는 가능성을 보였다.

 

이라크와 한 경기는 답답했다. 슈틸리케 감독 부임 이후 계속해서 문제였던 정교한 플레이 부재가 이어졌다. 기성용 의존도가 얼마나 높은지도 다시 한 번 확인했다. 기성용이 스위퍼로 뛰었던 전반전에는 공격을 거의 하지 못했다. 손흥민이 아무리 잘해도 홀로 밀집수비를 격파할 수는 없었다.

 

좋지 않은 경기도 답을 줄 수는 있다. 기성용은 원래 자리에 둬야 한다는 게 분명해졌다. 기성용을 공격에 더 많이 관여할 수 있는 곳에 두고 수비수를 괴롭힐 힘이 넘치는 공격수를 기용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다. 선발로 나온 지동원과 이청용은 교체로 나온 황희찬과 황일수보다 기술은 좋지만 힘이 떨어진다. 황희찬과 황일수가 효과적이었던 것은 수비수가 지쳤기 때문만은 아니다.

 

기회를 노리며 동료에게 공을 내주는 플레이가 가장 좋다. 연계가 잘 된다면 패스가 가장 좋은 전술이다. 한국처럼 부분 전술이 정교하지 못할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남은 기간 동안 정교한 부분 전술을 가다듬기 어렵다면 장점을 극대화하는 게 더 나을 수도 있다. 황희찬과 황일수처럼 저돌적으로 달려드는 선수들을 내세우는 방법이다.

손흥민이 혼자 흔들 때와 황희찬과 황일수가 함께 흔들 때는 분명히 다르다. 수비수는 실패해도 계속해서 달려드는 공격수를 가장 부담스러워 한다. 한국에는 그런 공격수가 손흥민 밖에 없었다. 가끔씩 황희찬을 넣기도 했지만 두 선수를 같이 쓴 시간은 많지 않았다. 정교한 플레이를 바랐기 때문이다. 우리는 그 결과를 잘 알고 있다.

 

월드컵은 경기를 잘 하거나 점유율이 높은 팀이 가는 무대가 아니다. 어떻게든 결과를 내서 승점을 많이 쌓은 나라가 월드컵으로 간다. 카타르 경기는 무조건 잡아야 하는 경기다. 수비를 벗길 수 없다면 부수면 된다. 손흥민과 황희찬 그리고 황일수를 함께 넣어 힘으로 밀어붙이면 매끄러움은 줄어도 힘과 속도는 는다.

 

이 선수들을 넣어 부분 전술을 가다듬기 보다는 이들이 수비와 좀 더 쉬운 상황에서 1대1 대결을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게 나을 수도 있다. 수비 부담을 덜어주고 이 선수들이 공격에만 집중 하게 하는 방법이다. 정교함을 끌어올릴 수 없다면, 공격수 능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게 더 빠르다. 황일수와 황희찬은 이라크 측면을 몇 차례 시원하게 뚫어낸 바 있다. 

 

기술 좋은 선수를 먼저 넣어 상대 체력을 바닥낸 후 빠르고 저돌적인 공격수를 교체로 넣는 게 정석이다. 확률이 높으니 많은 감독이 이 방법을 쓴다. 한국은 이 방법으로 재미를 본 적이 거의 없다. 최종예선 원정 경기에서 1승도 하지 못한 이유도 여기 있다. 그렇다면 변칙도 생각해봐야 하지 않을까. 이 질문에 답을 낼 이는 슈틸리케 감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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