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카타르로 가는 길이 꼬였다. 현지시간으로 13일 밤으로 예정된 카타르와 ‘2018 러시아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A조 8차전 경기를 위해 대한민국 축구 국가대표팀은 일찌감치 서아시아로 넘어갔다. 6월 3일 UAE 두바이로 건너가 전지훈련을 진행하고, 7일 이라크와 친선 경기도 잡았다. 

이라크와 친선 경기는 한국시간으로 8일 새벽 2시에 열린다. 대표팀은 이 경기를 치른 뒤 두바이에 하루 더 머무른다. 9일 오전 두바이에서 회복 훈련을 한 뒤 10일 도하로 이동한다. 대표팀은 10일 이동 직후 저녁 8시 훈련을 예정하고 있었다. 두바이에서 도하로 이동하는 데 많은 시간이 소요되지 않아 가능한 일정이다.

하지만 UAE가 카타르와 단교하면서 일정이 꼬였다. UAE와 카타르 사이 하늘길이 막히면서 인접한 쿠웨이트를 경유해 도하로 들어가야 하는 상황이 됐다. 어느 나라를 거쳐가든 4~5시간의 이동 시간이 소요된다. 개인이 아니라 단체로 이동하는 터라 수속 및 이동 시간이 더 많이 든다.

대표팀이 어떤 항공편으로 대체할지 일정이 따라 달라지지만, 9일 회복 훈련과 10일 도하 첫 훈련 과정에 차질이 빚어지는 것은 피할 수 없다. 최상의 컨디션으로 경기를 준비하기 어려운 일정이다. 

카타르는 이미 한국시간으로 7일 새벽 한국전을 대비해 북한과 친선 경기를 치렀다. 2-2로 비겼으나 2-0 리드를 잡고 있던 상황에 따라잡혔다는 점에서 결과가 의미 있는 것은 아니다. 카타르는 주력 선수들이 공격 포인트를 만들며 좋은 컨디션을 확인했다. 홈팀 카타르는 북한전 이후 더 여유롭게 한국전을 준비한다. 친선 경기 이후 휴식일도 한국 보다 하루 더 길다.

이라크와 친선경기 사이에 이동일정이 있고, 휴식일도 하루 적은 한국 입장에선 이라크전의 전력 손실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하다. 자칫 주력 선수의 부상 혹은 컨디션에 이상이 생기면 안 하니만 못한 평가전이 된다.

이라크전은 철저히 플랜B를 중심으로 임해야 한다. 카타르와 경기에서 전력 변화의 카드, 후반 도중 시도할 수 있는 변속 기어를 찾아야 한다. 카타르전 선발 출전이 확실시 되는 선수들, 팀의 척추 역할을 하는 선수들을 무리해서 기용해 위험 부담을 높일 필요는 없다.

슈틸리케 감독은 카타르 원정에 이근호, 황일수, 이창민, 이명주 등을 새로 뽑았다. 부상에서 회복한 이재성도 오랜만에 대표팀에 합류했다. 소속팀에서 출전 기회 문제로 부름을 받지 못해온 이청용과 박주호 등도 재승선했다. 유럽에서 치열한 시즌을 보내고 온 선수들보다 체력과 의욕이 충만한 선수들에게 기회를 줄 필요가 있다. 

이라크전에 선발로 나섰다고 카타르전의 선발에서 배제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대표팀은 A매치 친선전 기준으로 가능한 모든 교체 카드를 활용해 선수들의 체력을 안배하며 전술과 호흡, 개인 컨디션을 점검해야 한다. 

플랜A를 고집하지 않아도 되는 이유는 결과에 대한 부담도 있다. 총력을 기울였다가 이기지 못할 경우 카타르전에 대한 심리적 부담이 커진다. 이라크전은 철저히 경기 결과 보다 점검에 포커스를 맞춰야 한다. 카타르전에 악영향을 미칠 모든 가능성을 차단해야 한다. 월드컵 본선으로 가는 중대 고비, 이를 앞둔 변수 속에 평가전 하나에도 더욱더 세심한 고려가 필요해졌다. 경기는 8일 새벽 2시 KBS 2TV에서 생중계한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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