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플로렌티노 페레스 레알마드리드 회장은 팀 운영에 적극적으로 간섭하는 인물로 유명하다. 그러나 지네딘 지단 감독을 향한 신뢰는 조금 특별해 보인다.
지단은 지난 2015/2016시즌 중에 레알 사령탑을 맡으며 감독으로 부임했고,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 사상 최초로 2회 연속 우승을 달성했다. 이번 시즌 스페인라리가와 FIFA 클럽월드컵까지 석권하며 레알의 최근 20년을 통틀어 가장 성공한 시즌을 보냈다.
지단은 부임 당시부터 페레스 회장과 유독 친밀한 관계로 알려져 있었고, 우승을 선사한 지금은 절대적 신임을 받는 것으로 보인다. 페레스 회장은 ‘카데나 세르’와 가진 인터뷰에서 “지단은 레알마드리드에 평생 머물러도 된다. 모든 레알마드리드 팬이 고마워하고 있을 것이다. 2001년 선수로서 합류했을 때부터 우리 팀의 수준을 올려줬다. 그땐 세계 최고 선수였다. 지금은 세계 최고 감독이다. 17개월 만에 가능한 모든 걸 이뤄냈다”고 극찬했다.
지단은 페레스 회장의 첫 재임 기간이었던 2001년 세계 최고 이적료를 경신하며 영입됐다. 당시 ‘갈락티코’ 정책을 상징하는 선수였고, 2001/2002시즌 UCL 우승을 이끌었다. 페레스 회장이 두 번째 당선된 뒤에는 코치로서 2013/2014시즌 우승을 도왔다. 한때 페레스 회장의 개인 자문 역을 맡는 등, 분신 같은 존재로 알려져 있다.
이적 시장과 선수기용에 크게 개입하는 걸로 악명 높은 페레스 회장이 지단 감독에게만은 유독 ‘믿고 맡긴다’는 제스처를 보이는 점도 눈에 띈다. 페레스 회장은 자신의 인기와 구단 내 입지를 고려해 선수 영입에 큰 폭으로 개입해 왔다. 선수기용에도 영향을 미쳤다. 카를로 안첼로티 감독을 내보낸 2015년 당시, 가레스 베일을 제대로 기용하지 않아서 페레스 회장의 눈 밖에 났다는 보도가 있었을 정도였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의 방출 가능성이 화제에 오르자, 페레스 회장은 ‘안테나 3’과 가진 인터뷰에서 “지단과 이야기해볼 것이다. 지단이 이 오케스트라의 지휘자다. 내 생각 같아서는 잔류시키고 싶지만 감독과 이야기해봐야 한다. 우리 팀의 미래를 결정하는 건 지단이다”라고 말하며 선수단 구성은 감독의 권한이라고 밝혔다.
맨체스터유나이티드 소속 골키퍼 다비드 데헤아의 영입에 대한 질문을 받은 인터뷰에서, 페레스 회장은 “난 예언가가 아니다. 미래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는 모르겠다”고 말을 아꼈다. 스페인 대표팀 주전 골키퍼인 데헤아는 실력뿐 아니라 상징성과 스타성 측면에서도 페레스 회장이 노릴 만한 선수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 여름에도 레알행 소문이 팽배하지만 페레스 회장은 ‘언론 플레이’를 삼갔다.
레알은 이미 더블 스쿼드에 가까운 풍족한 선수단을 갖추고 있다. 다만 라이트백 후보 선수, 센터백 이탈 가능성에 대비한 추가 수비수, 카제미루의 주전 자리를 위협할 만한 수비형 미드필더 등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포지션이 거론되고 있다. 하메스나 알바로 모라타가 이탈할 경우 공격진 영입 가능성도 있다. 현재 분위기대로라면 지단 감독의 의사가 리빌딩에 충분히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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