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첼시 우승 이끈 콘테, ‘선수단 맞춤형’ 감독이었다
김정용 기자 | 승인 2017.05.13 11:27

[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안토니오 콘테 첼시 감독은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스리백을 본격적으로 유행시키며 전술 혁명가라는 이미지를 얻었다. 그러나 콘테는 고집불통 전술가와는 거리가 멀었다. 콘테의 업적은 소신을 밀어붙인 것이 아니라 팀 선수단을 먼저 생각한 결과였다.

13일(한국시간) 첼시가 2016/2017 EPL 36라운드에서 웨스트브로미치를 1-0으로 꺾으며 우승을 확정했다. 후보 공격수 미키 바추아이가 시즌 2호골을 가장 중요한 경기에서 터뜨렸다. 첼시보다 한 경기 덜 치른 2위 토트넘홋스퍼는 남은 일정에서 전승을 거둬도 첼시를 따라잡지 못한다.

콘테가 우승한 건 완벽하지 않은 선수단에서 최상의 밸런스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첼시 선수단에는 빈틈도 많았다. 콘테는 부임 직후 적극적인 전방 압박으로 상대를 굴복시키는 우월한 축구를 추구했다. 당시 포메이션은 4-1-4-1이었다. 그러나 약팀을 상대로 어찌어찌 3연승을 거두긴 했지만 완벽한 전력은 아니었다. 4, 5, 6라운드에서 1무 2패에 그쳤다. 특히 6라운드에서 아스널에 0-3으로 진 것이 팀에 변화를 줘야 하는 결정적 계기가 됐다.

우승의 비결은 콘테의 결단이 엄청나게 빨랐다는 점이다. 콘테는 아스널에 대패하자마자 이번 시즌 주력 전술이 된 3-4-2-1 포메이션을 바로 도입했고, 곧 승승장구가 시작됐다. EPL 13연승을 달리는 동안 어느 팀도 첼시의 축구에 대응하지 못했다. 이때 우승팀이 사실상 결정됐다. 콘테는 새로운 축구를 하겠다는 열망이 아니라 선수들의 역량을 극대회하려는 노력을 했다. 자신이 고용된 목적에 부응하려는 콘테의 노력은 트로피와 화제성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동시에 잡아냈다.

콘테는 각 선수들의 최상의 기량을 발휘할 수 있는 절묘한 밸런스를 찾아냈다. 은골로 캉테와 네마냐 마티치만으로 미드필드를 구성할 수 있다는 팀의 장점을 알고 나서 중원을 두 명만으로 구성했다. 윙어 출신 빅터 모제스를 윙백으로, 풀백 출신 세자르 아스필리쿠에타를 스리백의 일원으로 배치한 것 모두 절묘했다. 고정관념을 깬 3-4-2-1은 첼시 선수단에 가장 잘 맞는 포진이었기 때문에 어설픈 흉내를 시도한 팀 중 첼시만큼 성공을 거둔 경우는 없었다.

다른 선수들의 특징도 새 포메이션에서 세세하게 살아났다. 공수 양면에서 영향력을 발휘하려고 욕심 부리다가 정작 수비가 불안해지곤 했던 다비드 루이스를 수비에만 집중시켜 리그 최고 수비수로 성장시킨 것이 대표적이다. 개리 케이힐은 측면까지 아우르며 수비할 수 있다는 장점을 새로 발견했다. 왼쪽 윙백 마르코스 알론소는 발이 느리다는 단점을 거의 노출하지 않았다. 공격할 때 가장 먼저 달려나가는 디에구 코스타와 에덴 아자르, 뒤이어 침투하는 페드로 로드리게스 모두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리듬에 맞춰 편안하게 공격했다.

위기를 기회로 바꿨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도 콘테는 아스널에 당한 패배를 거론했다. “아스널과 가진 경기에서 내 노력과 아이디어는 전혀 보이지 않았다. 굉장히 실망스러웠다. 그러나 그 순간이 우리 팀의 강점을 찾아낸 순간이고, 선수들을 위한 최상의 시스템을 찾아야 한다는 책임을 갖게 했다. 그 순간이 핵심이었다. 모든 선수들이 최상의 모습을 발휘할 수 있는 시스템이기 때문이다.”

시즌 막판에는 붙박이 주전이 아닌 선수들까지 전술에 합류시켰다. 활동량이 떨어지지만 치명적인 패스 능력을 가진 세스크 파브레가스는 팀 전술이 안정된 후반기에 합류해 더 많은 골 기회를 만들어냈다. 가장 결정적인 순간 팀을 살린 건 바추아이였다.

주력 전술이 통하지 않을 때 유연하게 최선의 대안을 찾아내는 건 콘테가 꾸준히 보여주고 있는 장점이다. 콘테는 세리에B 감독 시절 일반적인 4-4-2보다 전방 압박을 강조하는 일명 4-2-4 포메이션으로 화제를 모았다. 스타 감독이 된 뒤에도 유벤투스, 이탈리아 대표팀, 첼시에서 비슷한 축구를 시도했다. 그러나 여의치 않자 매번 자기 고집을 꺾고 실리적인 축구로 성과를 냈다. 같은 스리백이지만 유벤투스에서 보여준 3-5-2는 첼시의 3-4-2-1과 크게 달랐다.

전술적으로 유연한 건 이탈리아 출신 명장들의 공통점이기도 하다. 콘테는 이탈리아 축구 특유의 실용주의가 뛰어난 전술과 결합할 때 얼마나 훌륭한 결과물이 만들어지는지 증명해냈다. 세리에A 밖에서 보낸 첫 시즌에 바로 우승을 차지하며 진정한 명장 반열에 오르기 시작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김정용 기자  cohenwise@firstdivisio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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