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첼시가 안토니오 콘테 감독의 지도력을 바탕으로 ‘2016/2017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에서 우승했다. 강호 첼시의 부활은 성공했지만, 성공을 지속시키려면 다음 시즌부터 증명해야 할 과제가 많다.

 

부상자가 많아도 버틸 수 있을까?

첼시는 우승을 확정한 13일(한국시간) 웨스트브로미치를 상대로 이번 시즌 주전 멤버 모두를 가동할 수 있었다. 가장 요긴한 교체 멤버 윌리안, 미치 바추아이, 커트 조우마 전원이 벤치에서 대기했다. 콘테가 얼마나 운 좋은 감독이었는지 보여준다.

부상자가 거의 없었다는 건 첼시 우승의 결정적 요인이다. 한때 우승을 다투던 리버풀이 아래로 밀려난 큰 요인 역시 부상 공백이었다. 콘테 감독은 매우 한정적인 선수단을 운용했다. 아스필리쿠에타와 케이힐은 현재까지 36경기를 모두 소화했다. 티보 쿠르투아는 단 1경기, 에덴 아자르와 디에구 코스타는 단 2경기에서 선발 투입을 놓쳤다. 주전 중 가장 적게 뛴 페드로 로드리게스도 26경기를 소화했다.

부상은 어느 팀에나 찾아올 수 있다. 콘테 감독의 엄격하고 힘든 훈련이 선수단 관리에 도움을 줬다는 시각도 있지만, 그렇다고 모든 부상을 다 방지하긴 힘들다. 핵심 선수가 떨어져나갔을 때도 상승세를 유지할 수 있어야 한다.

 

유럽에서도 경쟁력을 보여야한다

첼시가 베스트 일레븐을 정해놓고 시즌을 보낼 수 있었던 두 번째 이유는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리그컵에서도 일찍 떨어진 첼시는 EPL에 가장 힘을 집중했다. 다른 팀들보다 집중력이 높은 만큼 유리했다. 지난 시즌에도 유럽대항전에 나가지 않는 레스터시티가 우승을 차지한 바 있다.

콘테는 유벤투스 시절 유럽대항전에서 유독 약했다. 2012/2013시즌 UEFA 챔피언스리그(UCL)에서 8강까지 간 건 나쁘지 않은 결과였지만, 소극적인 축구를 하다가 당시 우승팀인 바이에른뮌헨에 무득점 2패를 당하고 탈락했다. 2013/2014시즌은 더 나빴다. UCL 조별리그에서 3위로 밀려 UEFA 유로파리그로 떨어졌다. 우승을 기대한 유로파리그 4강에서 전술적으로 무기력한 모습을 보이며 벤피카에 1무 1패를 당했다. 감독으로서 한 발 발전하려면 유럽대항전 서적이 중요하다.

 

바람 잘 날 없는 첼시, 콘테의 선수단 관리는?

첼시가 후반기 한때 흔들렸던 이유는 코스타의 부진이었다. 코스타는 지난해 15골이나 몰아치며 EPL 최고 공격수로 평가 받았지만 올해 들어 겨우 5골에 그쳤다. 중국 구단으로 이적한다는 소문도 있다.

콘테가 앞서 지도했던 유벤투스는 여러모로 선수단을 장악하기 좋은 환경이었다. 암흑기를 거치며 선수단이 덜 화려한 상태였고, 전통적으로 투지를 강조하는 팀이었고, 콘테가 팀의 전설적 선수 출신이었다. 반면 첼시는 화려함에 비해 실속이 떨어지는 선수들이 있고, 크고 작은 말썽이 자주 일어난 팀이고, 콘테는 이방인에 불과하다.

감독으로서 콘테가 지닌 가장 큰 역량은 전술이 아니라 ‘위닝 멘털리티’를 심는 거라고 알려져 있다. 첼시에서도 앞으로 꾸준히 선수들을 ‘투사’로 만들어야 한다. 많은 영입이 예고된 가운데, 다음 시즌 새 선수단도 콘테 말을 잘 들어야 팀이 성공할 수 있다.

 

스리백이 간파당하면, 그 다음엔?

콘테는 자신이 맡은 팀의 주력 전술을 구상할 때는 고정관념에 얽매이지 않는 유연한 모습을 보여준다. 반면 일단 전술이 확립되면 좀처럼 바꾸지 않으려는 경향이 있다. 유벤투스에서 경기력 논란 속에서도 3-5-2 포진을 고집했다. 첼시에 전격 도입해 화제를 모은 3-4-2-1은 속공 위주로 공격해야 하는 포진이다. 효과적인 대응 방법이 발견되면 경기 지배가 어려워진다. 콘테 특유의 ‘위닝 멘털리티’를 넘는 전술적 역량도 끊임없이 보여줄 필요가 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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