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프랑스 리그앙은 파리생제르맹(PSG)으로 끝나는 리그가 아니다. 인상적인 팀도 많고,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할 유망주도 많다. 계속해서 리그앙을 취재한 류청 기자가 PSG에 가려진 재미있고 의미 있는 이야기를 준비한다. <편집자주>

 

“정말 아름다운 우승팀이다”

 

프랑크 파시 OSC릴 감독은 AS모나코에 패한 뒤 박수를 보냈다. 파시가 이끄는 릴은 한국시각으로 15일 새벽 모나코 공국 스타드 루이II에서 한 ‘2016/2017 프랑스 리그앙’ 37라운드 모나코 경기에서 0-4로 패했다. 전반에는 상대적으로 좋은 경기를 했으나 후반에 뭐너졌다. 그는 “위대한 챔피언과 우리 차이는 컸다”라고 했다.

 

모나코는 아직 2경기를 남겨두고 있지만, 사실상 우승을 확정했다. 이미 1경기만 남겨둔 PSG보다 승점 3점이 앞서고 득실차에서도 17점이나 우위다. 두 경기 모두 거의 10실점씩 하며 패해야 우승컵과 멀어질 수 있다. 모나코는 현재 18경기 연속 무패와 10연승 기록을 이어가고 있다. 남은 경기 상대는 생테티엔과 렌이다. 리그앙 우승은 17년 만이다.

#부활한 팔카오 ‘형만 따라와!’

모나코는 이날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최근 치른 리그 30경기에서 모두 골을 넣었다. 30경기 연속골은 1937/1938시즌 올랭피크드마르세유가 세웠던 기록과 동률이다. 오는 17일 할 생테티엔 경기에서 골을 넣으면 신기록을 수립한다. 마르세유와 타이기록을 만든 주인공은 라다멜 팔카오다. 팔카오는 전반 8분 만에 선제골을 넣었다.

 

팔카오는 더 이상 ‘먹튀’가 아니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에서 보낸 두 시즌 동안 5골만 넣으며 놀림감이 됐었지만, 이번 시즌 리그에서만 21골을 넣었다. 팀 내 최다 득점자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도 7골을 넣으면서 팀을 준결승까지 끌고 갔다. 팔카오는 전성기 못지 않은 정확한 슈팅과 프리킥을 앞세워 팀 공격을 이끌었다.

 

골만 넣은 게 아니다. 팔카오는 젊은 발레르 제르맹, 킬리앙 음밥페를 이끌었다. 경험 많은 팔카오는 제르맹과 음밥페와 번걸아 최전방을 맡으면서 두 선수가 날개를 펼 수 있도록 도왔다. 음밥페는 한 인터뷰에서 “프로 생활을 팔카오 옆에서 시작해서 행운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팔카오는 “나는 모나코에서 평화를 되찾았다”라고 말했다.

#평균 25.4세, 무서운 아이들

모나코 베스트11 평균연령은 25.4세다. 유럽 주요리그 우승팀 가운데 가장 어린 축이다. 이탈리아 세리에A 챔피언 유벤투스 평균연령이 29.7세로 가장 높고 스페인 프리메라리가 우승 경쟁 중인 FC바르셀로나와 레알마드리드 평균연령은 27.4세와 27.5세다.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 우승팀 첼시는 27.7세 독일 분데스리가 바이에른뮌헨은 28.5세다.

 

30대인 다니엘 수바시치와 팔카오 그리고 주앙 무티뉴를 제외하면 거의 다 20대 중반 이하다. 프랑스 대표팀에 부름을 받은 벵자망 멘디, 지브릴 시디베, 토마 르마르, 티에무에 바카요코는 모두 20대 초반이고 음밥페는 만 18세다. 레오나르두 자르딤 감독은 젊고 유능한 선수들을 잘 키워 감독 3년차에 결과를 냈다.

 

자르딤은 젊은 선수가 지닌 장점은 극대화하고 약점은 최소화했다. 자르딤은 기회를 꾸준하게 주며 동기부여에 힘썼고 리그컵과 FA컵 그리고 챔피언스리그에서 모두 최소 4강 이상을 이끌면서 주전 선수가 아니라도 많은 경기에 뛸 수 있도록 했다. 자르딤은 주전과 비주전을 적당히 섞어 성적을 내는 기술이 탁월하다.

 

모나코는 2000년 이후 우승한 팀 가운데 두 번째로 젊은 팀이다. 2000/2001시즌 우승한 낭트 베스트11 평균연령은 25.1세였다. 모나코는 다른 팀 보다는 확실히 젊다. 10대인 에덴 아자르를 앞세워 2010/2011시즌 우승을 차지한 릴 평균 연령이 26.1세였다. 2004/2005시즌 리그 4연패를 했던 올랭피크리옹도 평균 26.1세 선수를 이끌고 우승했다.

 

무엇보다 감독을 바꾸며 새롭게 의지를 다진 파리생제르맹(PSG)을 누른 게 인상적이다. PSG는 지난 4시즌 동안 리그를 제패했다. PSG는 선수단 평균연령을 축구선수 전성기에 가까운 27세로 맞추며 순항했지만 이번 시즌에는 모나코를 넘지 못했다. 최근 두 경기를 모두 5-0으로 이기고도 우승하지 못한 우나이 에메리 감독은 “모나코 우승을 축하한다”라고 말했다.

 

물론 아직 자르딤 감독은 축배를 터뜨리지 않았다. 자르딤은 “아무것도 끝나지 않았다”라며 이른 축포를 거부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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