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신태용 감독이 이끄는 U-20 대표팀은 11일 우루과이와 평가전을 통해 주장을 공개했다. 안익수 전임 감독 시절부터 줄곧 주장완장을 차고 활약했던 미드필더 한찬희(20, 전남드래곤즈) 대신 수비수 이상민(19, 숭실대)이 본선 주장으로 결정됐다.

우루과이전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신 감독은 “한찬희 선수가 포르투갈 전지훈련부터 주장으로 고생했고, 잘해줬다. 하지만 내가 모르는 상태에서 주장을 해왔고, 주장이 찬희에게 많이 부담을 주는 게 아닌가라는 느낌을 받았다”며 교체 이유를 밝혔다.

신 감독이 말했듯 한찬희는 기존의 주장이었다는 점에서 주장직을 유지했지만, 치열해진 주전 경쟁 구도 속에서 주장직이 또 다른 부담으로 작용해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이다.

주장은 팀내 주전 자리를 안정적으로 차지한 선수에게 맡겨야 한다. 지금까지 연습 경기와 친선 경기의 흐름을 보면 포백 라인과 스리톱 공격 라인은 윤곽이 확실하다. 골키퍼 송범근, 수비수 윤종규 이상민 정태욱 이유현 공격수 이승우 조영욱 백승호 등이 꾸준히 선발 선수로 뛰고 있다.

미드필드진은 누구도 주전을 보장 받지 못했다. 이진현 임민혁 이승모 이상헌 한찬희 김승우가 각기 다른 장점을 갖고 있다. 신 감독은 “베스트 멤버는 그날 그날 달라질 수 있다. 상대의 장단점을 보고 당일 컨디션에 따라 결정할 것”이라고 했다. 우루과이전은 물론 세네갈과 경기에 나설 선발 선수가 본선의 주전 선수라고 장담할 수 없다고 했다. 

한찬희는 가장 경합이 치열한 중앙 미드필드 지역의 선수다. 그런 점에서 주장 완장의 부담과 무게가 더 클 수 있다. 신 감독은 안정적인 포지션인 수비 라인에서 새 주장을 찾았다. 우루과이와 경기에서 수비진 가운데 가장 안정적인 플레이를 했던 이상민을 낙점했다.

신 감독은 “이상민 선수가 U-17 월드컵에서도 주장을 했고, U-17 대표팀에서도 2년 동안 주장을 했다. 세계 대회를 주장으로 경험했다. 그런 경험을 갖고 있는 이상민 선수로 주장을 교체하게 됐다”고 했다.

이상민은 U-17 월드컵에서 이미 본선 상대인 기니와 잉글랜드와 경기를 해봤고, 큰 대회를 주장으로 치르면서 얻은 경험을 동료 선수들에게 전수하고 있다. 1997년생과 1998년생 선수들의 사이에서 가교 역할도 하고 있다. 

주장으로 결정된 이상민은 우루과이전을 마치고 믹스트존에서 “부담은 없다”고 했다. 실제 표정도 자신이 넘쳤다. “주장은 특별한 게 아니다. 코칭스태프와 선수 사이의 중간 역할을 잘해서 팀이 하나가 될 수 있게 하자는 생각만 하고 있다”고 했다. 

우루과이전에 U-20 대표팀은 스리백과 포백을 혼용하는 실험을 했다. 이상민은 왼쪽 센터백과 스리백 중심 역할을 오가며 포진 변화를 리딩했다. “감독님도 소통하라고 주문하셨고, 경기장 안에선 우리가 해야 한다. 경기장 안에서 말을 많이 했다. 단기간 준비한 것치곤 잘됐기 때문에 뿌듯하다. 앞으로 조직력을 잘 갖추면 더 안전한 경기를 할 수 있다.”

신태용호는 화끈한 공격력으로 주목 받지만, 국제 대회에서 성적을 내기 위해 중요한 것은 안정된 수비다. 이상민을 주장으로 결정한 신 감독의 결정은 그 점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는 것을 드러내는 증거 중 하나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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