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준 기자= “아무 생각이 안 들더라. 본선에서 나와야 하는데...” 

신태용 U-20 대표팀 감독은 칭찬에 인색하지 않다. 지난 3월 본선 참가 4개국이 출전한 아디다스컵에서 이승우가 잠비아와 경기에서 넣은 칩샷을 보고 “바르셀로나의 예술이지”라고 평가했던 신 감독은 11일 우루과이와 친선전에서 강지훈(20, 용인대)가 후반 추가시간에 넣은 오버헤드킥 득점에 할 말을 잃었다며 웃었다.

예술축구는 바르사 듀오의 전유물은 아니었다. 연세대의 그리즈만으로 불리는 하승운과 용인대의 아자르로 불리는 강지훈이 한국 축구에서 보기 드문 오버헤드킥 득점을 만들어내며 새로운 스타 탄생을 알렸다.

한국 축구 대표팀 경기에서 오버헤드킥 득점이 나온 것은 이번이 세 번째. 1994년 9월 동대문운동장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친선전에서 김도훈이 성공한 것이 A매치에선 유일하고, 연령별 대표팀으로 확장하면 2004년 10월 말레이시아에서 치른 아시아 19세 선수권 8강 우즈베키스탄전에 신영록이 넣었다.

축구 경기에는 3점슛이 없다. 어떤 식으로 넣든 모든 골은 1점이다. 하지만 화려하고 멋진 골이 주는 심리적 가치가 없지 않다. 교체로 들어온 하승운과 강지훈이 합작한 골이며, 하승운이 배후 공간으로 빠져 들어 우루과이 수비를 제친 뒤 날카로운 크로스를 문전으로 배달한 과정부터 작품이었던 강지훈의 득점은 U-20 대표팀의 자신감에 날개를 달아줬다.

신 감독은 “상당히 좋은 영향을 줄거라고 믿고 있다”고 했다. 특히 3월 4개국 대회 당시 부진한 경기력으로 팬들의 지탄을 받았던 강지훈이 ‘원더골’을 넣었다는 점에서 더 의미가 있다고 했다. 

“강지훈 선수가 사실 마음고생을 많이 했다. 4개국 대회에서 진짜 모든 댓글 폭탄을 혼자 받았다. 이 골을 계기로 그런 마음을 털어버리지 않았나 싶다. 강지훈 선수도 우리의 중요한 선수다. 이 골이 앞으로 우리 팀에 더 긍정적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믿고 있다.”

강지훈도 득점 이후 활짝 웃었다. “본능적으로 나온 것”이라며 겸손하게 웃었다. 신 감독은 “너무 다 보여준 거 아닌가”라고 농담하며 본선에 나설 상대팀들에게 전력을 너무 노출했고 했다. 

강지훈은 지난해 12월 수원컨티넨탈컵 잉글랜드와 경기 당시에도 과감한 드리블 돌파에 이은 오른발 감아차기 슈팅으로 원더골을 넣은 바 있다. 측면에서 자신있는 돌파와 슈팅이 강점이다. 최전방과 측면, 2선을 모두 소화할 수 있는 멀티 공격수다. 안익수 전임 감독 체제부터 중용 받던 선수다. 잉글랜드, 우루과이 등 강호와 친선전에서 성공한 원더골은 본선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사진=대한축구협회 제공

관련기사

저작권자 © 풋볼리스트(FOOTBALLIST)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