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성남] 김정용 기자= 황의조는 왼쪽 윙어와 섀도 스트라이커를 오가며 뛰었다. 경기력은 나쁘지 않았지만 결국 득점하지 못했다는 점과 막판 체력 고갈이 문제였다.

13일 경기도 성남시의 탄천종합운동장에서 ‘KEB 하나은행 K리그 챌린지 2017’ 12라운드를 가진 성남FC가 FC안양과 0-0 무승부를 거뒀다. 황의조는 풀타임을 소화했다.

황의조는 공격수 자리에서 3골(1PK)을 넣었다. 다만 팀 전체 공격력 상승이 더 시급한 문제였다. 박 감독은 원톱에서 활발한 움직임으로 득점 기회를 노리는 황의조의 스타일보다 2선에 더 많은 도움을 줄 수 있는 공격수를 원했다. 황의조를 측면으로 보내고 싶다는 구상은 개막 직후부터 갖고 있었고, 부진한 시기보다 황의조가 어느 정도 부활한 뒤 단행하는 게 낫다는 판단을 했다.

마침 공격수 박성호도 컨디션이 순조롭게 향상되고 있었다. 7일 수원FC를 상대로 황의조가 결장한 가운데 박성호의 선제결승골이 터져 1-0으로 승리했다. 박성호는 K리그 클래식에서 통산 58골 23도움을 기록한 베테랑 골잡이다. 골뿐 아니라 볼 키핑, 동료에게 내주는 재치 있는 패스에도 일가견이 있다.

두 선수가 조합된 안양전에서 성남 공격은 가능성만 보이는데 그쳤다. 경기 내내 기록한 총 슈팅 횟수에서 오히려 안양보다 적은 6회에 그쳤다. 다만 황의조 개인은 충분히 활발한 플레이를 했다. 슛 중 4개가 황의조의 발에서 나왔고, 그중 2개가 유효슈팅이었으므로 위력도 있었다.

황의조는 경기 초반 왼쪽 측면 돌파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중앙으로 침투하기 시작하면서 본격적으로 활약했다. 전반 24분 황의조가 처음 날린 슛은 강력한 중거리슛이었다. 권태안 골키퍼의 손을 스치고 크로스바를 강타했다. 골문 구석으로 정확히 향하는 슛이었다.

전반 36분에는 오르슐리치의 정확한 패스를 받아 황의조가 골망을 흔들었으나 오프사이드로 무효 처리됐다. 비록 타이밍이 맞지 않아 무산됐지만, 최전방보다 2선에 있을 때 수비의 견제에서 빠져나가기 쉽다는 걸 입증했다.

성남 공격이 오른쪽에서 전개될 때는 황의조가 중앙과 오른쪽까지 넘나들며 패스 플레이에 가담하려 노력했다. 박 감독은 황의조를 측면에 가둬두지 않고 후반전 섀도 스트라이커로 위치를 바꿔보며 여러 실험을 했다.

후반전이 시작되자마자 황의조가 이날 가장 좋은 기회를 잡았다. 코너킥 상황에서 혼전이 벌어지다가 골키퍼 바로 앞의 황의조에게 공이 흘렀다. 황의조가 공을 밀어넣으려 했지만 정면에 있던 골키퍼에게 막혔다. 더 재치 있는 슛이 아쉬운 상황이었다.

다만 경기가 막판으로 갈수록 황의조의 경기력은 하락했다. 공을 잡았을 때 빠르게 동료에게 주지 못하고 끌다가 빼앗기는 상황, 패스 미스로 허무하게 공격권을 잃어버리는 상황이 나왔다.

박 감독은 황의조의 체력 부담을 지적했다. 경기가 끝난 후 “의조가 윙같은 역할을 하다 보니 내려가서 수비도 해야 되고 공격도 해야 한다. 체력적으로는 많이 힘들었을 거다. 많이 해 보지 않은 측면에서 좋은 역할을 했다”며 성실한 플레이를 간접적으로 칭찬했다. 반면 “무엇보다 공격수는 득점을 해야 한다”며 득점 기회를 놓친 점이 아쉽다고 했다.

황의조 대신 경기를 풀어줄 선수가 없었다는 점도 황의조가 일찍 지친 원인으로 보인다. 특히 경기 후반으로 갈수록 황의조가 득점에만 집중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오히려 황의조가 2선으로 나가 공을 받으려 하는 모습이 자주 나왔다. 황의조의 역할이 일반적인 윙어인지, 문전으로 돌입하며 골을 넣는 것인지 역할을 세분할 필요가 제기된다.

경기 내내 최전방을 지킨 박성호가 한 골도 넣지 못한 것 역시 문제였다. 박성호가 2선 공격진과의 호흡에 집중했다고는 하지만 슛이 없었던 건 문제가 있다. 공격진의 호흡이 개선될 필요가 있는 상황이다.

개막 전 득점왕 0순위로 거론됐던 황의조는 5경기 무득점을 거쳐 4월부터 골을 넣기 시작했다. 이제 위치는 한결 견제를 덜 받는 2선으로 이동했다. 체력 부담과 골대와의 거리 문제를 극복한다면 원톱일 때보다 수월하게 경기할 수도 있다.

사진=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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