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콜롬비아 대표팀의 아시아 2연전에서 가장 중점적으로 실험할 포지션은 최전방이다. 라다멜 팔카오는 빠졌고, 카를로스 바카는 기대만큼 활약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는 10일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한국과 친선경기를 갖는다.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에 진출한 뒤 처음 갖는 평가전이다. 14일 중국과도 경기한다.

콜롬비아는 이번 아시아 투어부터 최정예로 나서야 했다. 전력 재정비가 필요한 시점이었다. 월드컵 남미 예선에서 본선 직행 마지노선인 4위로 간신히 통과했다. 예선 전반기 9경기에서 5승 1무 3패를 거둔 것과 달리 후반기 9경기에서는 2승 5무 2패로 부진했다. 호페 페케르만 감독은 팀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콜롬비아를 대표하는 스타들이 대부분 아시아 투어에 참가했다. 콜롬비아는 4-2-3-1이나 4-4-2 포메이션을 쓴다. 남미 예선에서 주전으로 뛴 센터백 크리스티안 사파타, 헤이손 무리요, 레프트백 프랑크 파브라가 이번 명단에 포함됐다. 주전 미드필더 조합인 카를로스 산체스, 아벨 아길라르도 한국에 왔다.

하메스 로드리게스와 후안 콰드라도는 2선의 붙박이 멤버다. 콰드라도는 오른쪽에 배치된다. 하메스를 섀도 스트라이커로 쓰고 싶을 땐 포메이션이 4-2-3-1이 되고 왼쪽에 에드윈 카르도나가 투입된다. 하메스가 왼쪽으로 가면 스타 공격수 카를로스 바카를 중심으로 투톱이 가동된다. 이들 모두 한국에 왔다.

구멍이 있는 포지션은 라이트백과 골키퍼다. 예선 내내 골문을 맡았던 다비드 오스피나 골키퍼가 이번 명단에서 빠졌다. 콜롬비아 국내파인 레안드로 카스테야노스, 호세 페르난도 콰드라도 골키퍼가 한국에 왔다. 자국 명문 온세칼다스의 골문을 지키는 콰드라도가 경쟁에서 앞서 있다. 콰드라도에겐 한국전이 A매치 데뷔전 기회다. 주전 라이트백 산티아고 아리아스가 빠진 자리는 스테판 메디나가 노리고 있다.

센터백 조합 중 눈에 띄는 건 다빈손 산체스와 에데르 발란타다. 산체스는 손흥민과 함께 토트넘홋스퍼 주전으로 활약 중인 21세 유망주다. 남미 예선 막판에 주전으로 도약했다. 콜롬비아 수비진 세대 교체의 중심이다. 발란타는 아르헨티나 명문 리베르플라테에서 뛸 당시 남미 최고 수비수로 각광 받았다. 공을 잘 다루는 왼발잡이 센터백이라 더 인기가 높았다. 그러나 유럽에선 기대만큼 뜨거운 관심을 주지 않았고, 2016년 스위스 구단 바젤로 이적해 활약 중이다. 이번 2연전을 통해 대표팀 입지 확대를 노린다.

 

공격수 실험이 핵심, 바카와 사파타의 활약은?

콜롬비아 언론은 콰드라도 골키퍼, 발란타와 함께 한국전에서 기회를 노리는 인물로 두반 사파타, 미겔 보르하, 아빌레스 우르타도를 거론했다. 세 명 모두 스트라이커다. 그만큼 콜롬비아의 공격진 강화가 절실하다.

콜롬비아는 남미 예선에서 6골을 넣은 하메스가 득점을 이끌었다. 최전방의 득점력은 빈곤했다. 스타 공격수라지만 바카가 3골, 팔카와 2골에 그쳤다. 대표팀 터줏대감 테오필 구티에레스가 1골을 보탰다.

첫 번째 관건은 바카의 부활이다. 바카는 예선 3골을 모두 2016년 3월에 몰아넣은 뒤 예선 7경기에서 무득점에 그쳤다. 팔카오가 바카를 밀어내고 예선 막판 주전으로 부상할 만했다. 바카는 최근 득점 감각을 회복하고 있다. 올해 여름 비야레알로 이적해 적응기를 겪다가 10월 말부터 3골을 몰아친 뒤 한국에 왔다.

도전자 중 가장 눈에 띄는 건 이탈리아세리에A에서 삼프도리아 돌풍을 이끌고 있는 두반 사파타다. 사파타는 리그 4골을 넣으며 준수한 활약 중이다. 186cm 탄탄한 체격으로 센터백을 밀어 넘어뜨릴 수도 있고, 측면으로 빠질 줄도 아는 역동적인 스트라이커다. 콜롬비아가 투톱 도입을 적극적으로 검토한다면 사파타가 좋은 옵션이 될 수 있다.

보르하와 우르타도는 사파타에 비해 더 어려운 도전 중이다. 보르하는 브라질 소속팀 파우메이라스에서도 주전이 아니다. 우르타도는 대표팀 경력이 없다. 대신 우르타도는 멕시코 명문 몬테레이에서 인생 최고 활약을 펼치며 대표팀의 부름을 받았다. 30세 나이에 A매치 데뷔전을 노린다.

콰드라도의 오른쪽 돌파, 하메스의 플레이메이킹과 호흡을 맞출 새 공격수를 발굴하는 것이 콜롬비아의 과제인 셈이다. 사파타 등 도전자 공격수들이 좋은 모습을 보여준다면 러시아에서 주전으로 뛰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주전 골잡이인 팔카오와 바카 모두 소속팀에서 투톱일 때 좋은 활약을 한다는 점도 콜롬비아의 공격수 실험이 중요한 이유다.

 

한국 높게 평가한 수비수 사파타, 치열한 대결 예상

콜롬비아 선수들은 한국을 높게 평가하며 조직력이 뛰어난 두 팀의 대결을 예상하고 있다. 카를로스 산체스는 8일 훈련을 마친 뒤 자국 언론과 가진 인터뷰에서 “우린 조직적인 팀이다. 수비와 소유권 탈환을 어떻게 하는지 아는 선수들로 구성됐다”는 말로 좋은 경기력을 다짐했다. 파브라는 ‘2014 브라질월드컵’ 8강 멤버들이 여전히 주축이라는 점을 들어 “젊지만 경험 많은 팀이다. 이미 월드컵을 경험한 선수들이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전파하고 있다”고 말했다.

수비수 크리스티안 사파타는 한국에 대해 “아주 치열한 축구를 하는 나라라고 알고 있다. 끊임없이 뛰며 강한 압박을 거는 팀이다. 그러나 우린 우리 플레이와 좋은 경기 내용에 집중할 것이다. 늘 공의 소유권을 추구하는 동시에 강력한 축구를 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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