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한국 대표 선수들이 가장 많이 진출한 리그, 돈의 액수만으로도 화제를 모으는 리그, K리그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리그. 모두 중국슈퍼리그(CSL) 이야기다. 중국인들의 돈봉투 너머를 보려 노력해 온 'Football1st'가 중국 축구 '1번가'의 현재 상황과 그 이면을 분석한다. 가능하다면 첫 번째로. <편집자주>

 

파비오 칸나바로가 2015년 6월 자신을 경질했던 광저우헝다로 다시 돌아갔다. 광저우헝다는 2년 만에 칸나바로를 다시 맞이하며 5년 계약을 맺었다.

 

광저우헝다는 중국에서 가장 상징적인 팀이다. ‘2017 중국슈퍼리그(CSL)’ 우승을 차지하며 7연패를 달성했다. 광저우헝다는 톈진췐젠을 CSL로 승격시킨 뒤 CSL 첫 시즌에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티켓까지 따낸 칸나바로를 모셨다. 칸나바로는 지난 2시즌 동안 능력을 확실하게 증명했다.

 

칸나바로는 성적뿐 아니라 중국 선수와 팬 마음도 사로 잡았다. 그는 뛰어난 전술가는 아니지만, 톈진췐젠에서 격 없는 소통과 리더십으로 팀을 하나로 만들어 성적을 냈다. 칸나바로와 함께 뛴 국가대표팀 수비수 권경원은 ‘풋볼리스트’와 한 지난 인터뷰에서 칸나바로가 장난을 잘 치고 선수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한다고 말한 바 있다.

 

장춘야타이에서 톈진췐젠으로 이적한 페이수아이는 “다른 팀에서는 조금 억눌려 있었다면 톈진췐젠은 자유롭다. 감독이 내가 하고 싶은 축구를 존중해준다. 먼저 와서 장난을 칠 정도다. 팀 분위기가 정말 좋아서 축구가 재미 있다”라고 말했다.

 

베테랑 미드필더 자오슈리는 칸나바로와 만나며 제2의 전성기를 맞았다. 자오슈리는 2015시즌을 끝으로 광저우헝다를 떠났고, 이후에는 큰 장점을 보여주지 못했다. 올 시즌에는 26경기에 출전해 3골을 넣으면서 중국 대표팀에도 다시 이름을 올렸다. 자오슈리는 칸나바로가 만든 탄탄한 팀에서 기량을 되찾았다.

 

칸나바로는 기량이 많이 떨어졌다는 평가를 받은 알렉산드리 파투도 정상으로 되돌렸다. 파투는 올 시즌 24경기에 출전해 15골을 넣었다. 악셀 비첼과 앙토니 모데스트도 톈진췐젠에 무리 없이 적응했다.

“톈진췐젠에 왔을 때 내가 느낀 건 신뢰다. 파비오 칸나바로 감독을 비롯해 코칭스태프가 날 정말 믿어줬다. 감독의 믿음을 비롯한 지금 환경이 날 기분 좋게 한다. 자신감이 많이 생겼다. 내 집 같다는 느낌을 받은 뒤부터 좋은 활약이 돌아온 거다.”  (파투, 지난 인터뷰에서)

 

정상급 수비수였던 칸나바로는 수비 지도에 일가견이 있다. 세밀하게 수비하는 법을 설명하고 수비수 입장에서 이야기한다. 권경원은 “예를 들어서 공격수를 막을 때 어느 정도 거리를 두고 어떤 각도로 서야 하는지 코치가 말해주기 힘들다”라며 “칸나바로는 한 팔을 뻗어서 상대가 닿을락말락 한 거리를 유지하고, 어깨 각도를 이 정도로 만들면 된다고 말한다. 그렇게 생각하면 거리 유지가 엄청 쉬워진다”고 말했다.

 

그는 좌절을 딛고 일어나 자신을 내몰았던 팀으로부터 좋은 제안을 받았다. 광저우헝다는 리그뿐 아니라ACL 우승으로 이끌 감독으로 칸나바로를 선택했다. 광저우는 새로운 시대를 열었고, 지도자 칸나바로는 앞으로 한 발을 더 내디뎠다. 

 

글= 류청 기자

사진=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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