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한국 축구대표팀은 콜롬비아를 상대로 무조건 승리를 외치기 힘든 전력이다. 대신 팬들이 납득할 만한 정신력과 경기력으로 사랑을 되찾길 원한다.

9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 인터뷰실에서 신태용 감독과 주장 기성용이 기자회견을 가졌다. 10일 같은 장소에서 콜롬비아와 국가대표 평가전이 열린다. ‘2018 러시아월드컵’ 남미 예선을 4위로 통과한 콜롬비아는 하메스 로드리게스, 후안 콰드라도, 카를로스 바카가 공격을 이끄는 화려한 팀이다.

한국은 먼저 정신적으로 더 성숙한 경기를 다짐했다. 신 감독은 “선수들이 처음 모인 날부터 눈동자가 살아있다고 느꼈다. 선수들이 뭔가 보여주기 위해 잘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9월 열린 월드컵 아시아 예선 최종전,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에서 부족한 경기력으로 비판받았던 것과 달리 이번엔 팬들이 대표팀이 투지를 느낄 수 있도록 하겠다는 각오다.

신 감독도 선수들의 긍정적인 자세를 보며 함께 마음가짐이 편해졌다고 했다. 신 감독은 “소집 전까지 분위기가 좋지 않았고 심리적으로 위축됐다. 소집한 뒤 선수들의 행동과 훈련할 때 모습 보면서 ‘이제 팀이 만들어지는구나’ 싶었다. 내 마음도 편해졌다. 선수들을 믿는 구석이 생겼다”고 했다.

기성용은 주장으로서 강한 책임감과 각오를 이야기했다. “저뿐 아니라 (손)흥민이, (구)자철이, (권)창훈이도 장거리 비행하는 게 쉽지 않다. 난 주장으로서 선수들과 더 오래 함께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있다. (소속팀) 경기가 끝나자마자 비행기 타고 오는 건 당연한 거다. 때로 힘들고 피곤할 때도 있지만 동료들을 보고 훈련하면 기분도 밝아진다. 항상 대표팀에 올 땐 즐거운 마음과 책임감을 갖고 온다. 그래서 빨리 오고 싶다.”

신 감독과 기성용은 콜롬비아전 승리를 함부로 예고하지 않았다. 대신 납득할 만한 경기력과 결과를 이끌어내겠다고 했다. 신 감독은 “결과에 대해 말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어느 때보다 최선 다해서 멋진 경기를 하겠다”고 말했다. 기성용은 “내일 경기에서 준비한 걸 잘 보여주기 위해 오늘 마지막 훈련을 잘 할 거다. 결과가 어떻게 되든 준비한 걸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뛰겠다”고 이야기했다.

기성용이 콜롬비아전에서 원하는 건 팬들의 마음을 돌리는 것이다. 지난 10월 유럽 원정 평가전과 달리 K리거와 해외파를 모두 소집하면서 대표팀이 더 강해졌고, 정신적으로도 좋은 분위기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기성용의 전망은 긍정적이다. “이젠 대한민국에서 소집할 수 있는 모든 선수를 소집했다. 조직적으로 같이 할 수 있는 게 생겼다. 좋은 경기를 하면 우리의 자신감이 커질 거고, 그러다보면 팬들도 다시 기대를 하실 거다. 우리에게 달려 있다. 좋은 경기를 하면 좋은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한다.”

대표팀은 팬들을 무시할 수 없는 팀이다. 여론이 선수 구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고, 선수단 분위기는 여론에 따라 크게 춤을 추기도 한다. 기성용은 팬들의 지지를 되찾으려면 먼저 팬들이 납득할 만한 정신력과 경기력을 보여줘야 한다는 생각을 바탕으로 콜롬비아전을 준비한다.

기자회견 뒤 한국은 공식 훈련을 가졌다. 공개된 훈련 초반 20여 분 동안 선수들은 가볍게 공을 주고받은 뒤 경기장 한쪽에서 코칭 스태프의 지도에 따라 몸을 풀었다.

사진= 대한축구협회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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