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기자= 측면 수비의 차이가 경기 결과의 차이를 가져왔다. 크로아티아는 그리스의 어설픈 스리백을 효과적으로 공략해 승리를 가져왔다.

크로아티아는 10일 새벽(한국시간)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스타디온 막시미르에서 한 ‘2018 러시아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그리스를 4-1로 꺾었다. 3골 차 대승을 거둔 크로아티아는 러시아행에 한발 가까워졌다.

이날 경기는 플레이오프 강자들의 맞대결로 관심을 모았다. 크로아티아는 월드컵과 유럽축구선수권(유로) 플레이오프에 4번 참가해 모두 승리한 경험이 있다. 그리스도 객관적인 전력은 크로아티아에 뒤지지만, 플레이오프를 통해 2연속 월드컵 진출에 성공한 저력이 있는 팀이었다.

홈팀 크로아티아는 4-2-3-1 포메이션으로 경기를 시작했다. 부상을 당한 마리오 만주키치 대신 니콜라 칼리니치를 투입하고 1년 만에 대표팀에 복귀한 왼쪽 풀백 이반 스트리니치를 선발로 넣은 것을 제외하면 큰 변화는 없었다.

그리스는 변화가 컸다. 예선 내내 사용한 포백 대신 스리백 카드를 꺼내 들었다. 주전 센터백 코스타스 마놀라스는 징계로 결장했고, 오른쪽 수비를 맡는 바실리스 토로시디스는 부상으로 나서지 못했다. 미하엘 스키베 그리스 감독은 토로시디스의 공백을 기아니스 마니아티스로 메웠다.

그리스가 들고나온 스리백은 초반부터 불안함을 보였다. 칼리니치와 루카 모드리치는 전방에서부터 그리스 수비를 강하게 압박했다. 압박에 당황한 기오르고스 차벨라스는 공을 뒤로 돌렸고 오레스티스 카르네지스 골키퍼는 한 번에 공을 처리하지 못했다. 이 공은 칼리니치에 연결됐고 카르네지스 골키퍼는 칼리니치를 막으려다 파울을 범해 페널티킥을 허용했다. 키커로 나선 모드리치는 전반 13분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선제골을 넣었다.

크로아티아는 선제 득점 이후에도 모드리치를 중심으로 공격에 집중했다. 그리스 수비는 중앙에 몰리며 측면을 신경 쓰지 못했다. 크로아티아는 중앙에서 측면으로 공을 빠르게 전환하며 그리스를 무너뜨렸다. 전반 19분 공격에 가담한 스트리니치가 왼쪽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칼리니치가 득점으로 마무리했다.

크로아티아의 세 번째 골은 오른쪽에서 시작됐다. 오른쪽 수비수 시메 브르살리코가 올린 크로스를 이반 페리시치가 헤딩골로 연결했다. 그리스는 공격수 2명을 제외한 8명이 수비진영에 내려와 있었지만 크로아티아를 당해내지 못했다. 모든 선수가 중앙에만 몰려 측면을 계속 비워뒀다. 스트라니치와 브르살리코는 열린 공간으로 공격에 적극 가담했다. 페리시치와 안드레이 크라마리치도 양쪽에서 개인 기술로 상대를 압도했다.

그리스는 후반 시작과 함께 마니아티스를 빼고 전문 수비수 파나지오티스 레토스를 투입했다. 소속팀에서 주로 수비형 미드필더로 뛰는 마니아티스는 윙백으로 나서 계속 허점을 보였다. 교체 후에도 그리스의 수비는 나아지지 않았다. 후반 4분에 추가 골을 실점했다. 스타필리디스가 골키퍼에 내준 패스를 브르살리코가 가로채 중앙으로 밀어줬고, 크라마리치가 패스를 받아 쐐기 골을 넣었다.

그리스는 후반 27분 스타필리디스를 빼고 4-2-3-1 포메이션으로 전환했다. 너무 늦게 변화를 준 그리스는 반전을 만들지 못했다. 경기 종료 직전 코스타스 미트로글루의 헤딩 슈팅을 빼면 득점과 근접한 찬스도 없었다.

그리스가 수비를 강화하기 위해 들고나온 스리백은 오히려 대패의 원인이 됐다. 선수들은 익숙하지 않은 전술에서 실수를 연발했고, 서로 간의 호흡도 맞지 않았다. 그리스의 무너진 측면은 크로아티아 측면 자원들의 먹잇감이 됐다.

1차전에서 대승을 거둔 크로아티아는 13일 그리스로 건너가 2차전을 치른다. 크로아티아는 원정에서 0-3으로 지거나 4골 차 이상 패배를 당하지 않으면 러시아 월드컵에 진출한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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