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수원] 김정용 기자= 한국은 모든 면에서 환골탈태한 모습으로 콜롬비아와의 평가전을 치렀다.

10일 경기도 수원에 위치한 수원 월드컵경기장에서 콜롬비아와 평가전을 가진 한국은 2-1 승리를 거뒀다. 신태용 감독 부임 이후 5번째 경기에서 거둔 첫 승리다. 한국은 전반 10분과 후반 16분 손흥민의 연속골로 앞서 갔다. 후반 31분 크리스티안 사파타에게 한 골을 내줬으나 승리를 지켰다.

 

#공수 간격과 위치 선정

포메이션을 4-4-2로 바꾼 한국은 미드필더 네 명 모두 공격과 수비에 활발하게 가담할 수 있는 선수로 채웠다. 중앙에 기성용의 파트너로 고요한을 배치한 건 파격적이면서도 효과적인 선택이었다. 그동안 윙어, 공격형 미드필더로 주로 뛴 이재성과 권창훈은 좌우 미드필더로 배치돼 측면뿐 아니라 중앙까지 아우르며 능동적인 경기 점유에 참여했다. 미드필더들의 전반적인 활동량, 공간으로 이동하는 타이밍이 개선되자 수비진 앞에 일차 저지선이 더 두터워졌다. 콜롬비아의 1.5군 공격진은 한국을 뚫을 공간을 찾지 못하고 하프라인 부근에서 여러 차례 공격권을 내줬다.

 

#기성용의 컨디션

한국이 9월, 10월에 부족한 경기력으로 일관한 건 기성용의 부재와도 맞물려 있었다. 9월 열린 ‘2018 러시아월드컵’ 최종예선 막판 일정은 기성용이 부상으로 빠져 있었고, 10월엔 부상 복귀 직후였다. 콜롬비아전을 맞아 기성용의 컨디션은 정상으로 돌아왔다. 기성용은 콜롬비아의 간헐적인 압박을 발재간만으로 빠져나가는 탁월한 탈압박 기술로 여러 차례 탄성을 자아냈다. 드리블 방향을 깔끔하게 바꿔 하메스 로드리게스를 돌파하기도 했다. 기성용이 중심을 잡고 활동량 많은 미드필더 세 명이 주위를 뛰어다니는 조합도 인상적이었다.

 

#손흥민의 파트너 이근호

손흥민이 소속팀 토트넘홋스퍼에서 투톱의 일원으로 좋은 모습을 보이고 있기 때문에 대표팀에서도 투톱 도입이 예고돼 있었다. 투톱 파트너는 이근호였다. 이근호는 손흥민과 마찬가지로 윙어 성향이 강한 선수다. 스타일만 보면 둘의 역할이 겹칠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이근호는 영리한 움직임으로 측면을 침투하며 공격에 활기를 불어 넣었고, 손흥민은 이근호가 만들어 준 공간에서 기다리며 마무리 하는 역할을 맡았다. 후반전에 투입된 이정협도 성실한 플레이를 했지만 이근호만큼 효과적으로 공격 전개에 기여하지 못했다.

 

#확실한 측면 공격

좌우 중 오른쪽 공격이 확실했다. 오른쪽을 맡은 권창훈과 최철순은 측면 공격을 전문으로 하는 선수들이 아니지만, 중앙 미드필더 고요한과 공격수 이근호가 계속 오른쪽으로 빠지며 순간적으로 오른쪽 측면 자원이 4명으로 불어나는 효과를 냈다. 한국의 첫 골은 이근호의 패스가 권창훈을 맞고 연결됐고, 두 번째 골은 고요한이 밀어준 걸 최철순이 스루패스해서 어시스트가 나왔다. 모두 오른쪽이었던 건 우연이 아니었다. 좌우 측면 중 한 쪽이라도 확실히 공략하는 비대칭 구성이 효과를 냈다.

 

#경기 템포

울리 슈틸리케 전임 감독과 신태용 감독은 지향하는 경기 템포가 다르다. 슈틸리케 감독은 높은 점유율에 기반한 경기를 선호하지만 신 감독은 더 빠르게 공을 전진시키는 축구를 추구한다. 콜롬비아전은 신 감독이 대표팀을 맡은 뒤 5경기 만에 자기 스타일대로 운영한 경기다. 한국은 공격전개뿐 아니라 콜롬비아를 압박하러 가는 타이밍이 빨랐다. 공수 양면에서 계속 이득을 본 끝에 승리를 거둘 수 있었다.

사진= 풋볼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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