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잉글랜드의 전설적인 공격수 앨런시어러(47)가 선수시절 잦은 헤딩으로 치매에 걸릴까 두렵다고 털어놨다.

영국 매체 ‘데일리 미러’는 7일(현지시간) “앨런 시어러가 치매에 걸릴 두려움을 느끼고 있다”고 보도했다. 선수 시절한 헤딩 때문이다. 260골을 넣어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역대 최다 득점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 시어러는 헤딩으로 26골을 넣었다.

시어러는 현역 은퇴 후 영국 방송 ‘BBC’의 축구해설자로 활동하고 있다. 시어러는 ‘BBC’가 촬영한 다큐멘터리 ‘앨런 시어러: 치매, 축구 그리고 나’에 출연해 축구와 치매의 연관성에 대한 실험에 참가했다.

시어러는 어린 시절 기술 향상을 위해 하루 150회 이상 헤딩 연습을 했다며 “나도 기억력 문제를 겪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축구를 하면서 무릎이나 발목, 허리 부상 등으로 은퇴 후 생활에 불편을 겪을 것은 예상했지만 축구가 뇌질환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헤딩이 뇌에 충격을 준다는 연구는 오래 전부터 꾸준히 발표되고 있다. 세계 각국의 연구진들은 “반복적인 헤딩이 축구선수의 뇌에 충격을 줘 집중력과 기억력 감소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실제 헤딩으로 인해 후유증을 겪고 있는 은퇴 선수들도 많다. ‘데일리 미러’에 따르면 '1966 잉글랜드 월드컵' 우승을 이끌었던 멤버 중 3명이 치매를 앓고 있다. 은퇴 선수 375명도 반복된 뇌충격으로 치매, 기억력 문제 등 뇌질환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2년 치매와 퇴행성 뇌질환으로 세상을 떠난 전 웨스트브로미치알비온 공격수 제프 애슬의 유가족은 헤딩의 위험을 알리기 위해 ‘제프 애슬 파운데이션’을 만들었다. 이 재단은 영국축구협회(FA)와 관계당국을 상대로 헤딩을 규제하는 규칙이나 헤딩으로 인한 질병을 앓고 있는 선수들에 대한 관리를 요구하고 있으나 아직 이렇다 할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시어러는 “이미 충분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며 “당국은 이 문제에 대한 해법 제시를 꺼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FA 메디컬 디렉터 샤롯 코위는 과거 FA가 이 문제를 피해왔다는 사실을 인정하면서 “FA는 은퇴 선수들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고 빠른 시일 내에 결과가 나오기를 기다리고 있다. 헤딩이 뇌를 손상시킨다는 증거가 나온다면 어린 아이들의 헤딩을 금지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미국축구협회(USSF)는 지난 해 1월부터 10세 이하 어린이의 경기 중 헤딩을 금지하고, 11~13세 어린이의 헤딩 훈련 횟수와 시간을 제한하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아일랜드 국가대표 공격수 이자 과거 레딩, 울버햄튼 등에서 뛰었던 케빈 도일도 지난 9월 헤딩으로 인한 두통을 이유로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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