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2018 러시아월드컵’ 본선 진출을 노리는 마지막 아시아축구연맹(AFC) 국가는 호주다. 호주의 문제는 월드컵 예선 통과를 경험해 본 선수가 거의 없다는 것이다.

호주는 11일(한국시간) 온두라스 산페드로 술라에 위치한 에스타디오 올림피코 메트로폴리타노에서 월드컵 예선 대륙간 플레이오프 1차전을 치른다. 상대는 온두라스다. 이어 15일 호주 홈에서 2차전이 열린다. 둘 중 한 팀만 본선에 갈 수 있다.

최근 전력 하락을 겪은 호주는 아시아 예선에서 턱걸이로 대륙간 플레이오프행 티켓을 땄다. 경험 많은 골잡이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았다. 시리아와 치른 아시아 플레이오프 2경기에서 호주는 3골을 넣었는데 팀 케이힐이 2골, 로비 크루스가 1골을 기록했다. 그 외에도 매튜 레키 등이 예선 득점을 책임졌다. 케이힐, 크루스, 레키 모두 대표팀 베테랑들이다. 특히 케이힐은 38세나 되는 나이에 호주 공격을 이끌고 있다.

온두라스 원정에서 핵심 공격수들이 일제히 이탈했다.크루스가 부상으로 빠졌다. 레키, 국제 경험 많은 미드필더 마크 밀리건은 징계로 온두라스전 출장이 불가능하다.

마지막 희망은 케이힐이다. 프로 경기에서 발목 부상을 당한 케이힐은 개인 트레이너의 지도를 받으며 48시간 동안 집중 치료를 한 뒤 온두라스행 비행기에 올랐다. 긴 비행시간 동안 다리가 붓지 않도록 높이 들어 올린 상태를 유지했다. 그러나 케이힐은 출장 여부에 대해 “실낱 같은 가능성”이 있을 뿐이라고 답했다.

케이힐까지 빠질 경우 호주는 심각한 경험 부족 상태에서 경기해야 한다. ‘2014 브라질월드컵’ 예선 최종전에서 뛰었던 멤버가 한 명도 남지 않는다. 남은 선수들도 마냥 어린 건 아니지만 2013~2014년 당시 대표팀에서 후보였거나 이후 발탁된 선수가 대부분이다. 월드컵 통과를 경험해 본 선수 없이 지구 반대편 온두라스 원정을 치러야 한다.

호주는 온두라스까지 긴 여정을 떠났다. 국내파 위주 선발대가 경기를 5일 앞두고 온두라스에 도착했고, 하루 뒤 유럽파 위주의 2진이 합류했다. 미첼 랑거락 골키퍼는 스페인 발렌시아, 독일 프랑크푸르트, 프랑스 파리, 멕시코의 멕시코 시티를 거쳐 온두라스로 가는 살인적인 여로를 밟아 도착했다. 그나마 치안이 불안하다는 이미지와 달리 따뜻한 날씨, 현지인들의 환대 속에 편안한 훈련을 할 수 있어 다행이다.

여러모로 불리한 상황이지만 트렌트 세인즈버리는 팀 분위기가 좋다며 자신감을 밝혔다. 세인즈버리는 “앙게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젊은 선수들을 기용해 잘 성장시켰다. 굉장히 강한 리더십 위에 뭉쳐 있다. 경험 많은 선수들이 빠지는 건 전력 손실이지만, 차례를 기다려 온 다른 선수들이 성장할 기회이기도 하다”라며 젊은 선수들에게 기대를 걸었다.

성장이 기대되는 선수 중에는 K리거도 있다. 수원삼성 주전 수비수 매튜 저먼은 지난 시리아전에서 A매치에 데뷔했다. 주전 자리를 지키는 동시에 온두라스전을 성공적으로 치른다면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을 수 있는 상황이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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