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정용 기자= 알렉산더 이삭이 ‘제2의 즐라탄’이라는 별명에 걸맞는 독일 무대 선발 데뷔전을 치렀다.

25일(한국시간) 독일 마그데부르크에 위치한 MDCC 아레나에서 ‘2017/2018 DFB포칼’ 2라운드(32강)를 치른 도르트문트는 마그덴부르크에 5-0 대승을 거뒀다. 최근 분데스리가에서 1무 1패, 유럽축구연맹 챔피언스리그(UCL)에서는 약체 아포엘과 무승부에 그치며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던 도르트문트가 모처럼 화력을 보여줬다.

가장 기대를 모은 선수는 첫 선발 기회를 잡은 유망주 알렉산더 이삭이었다. 이삭은 올해 1월 도르트문트로 합류한 18세 유망주 공격수다. 스웨덴 국적, 190cm 장신과 유연한 발놀림을 겸비했다는 점에서 ‘제2의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라는 별명이 붙어 유명해졌다. 그러나 이삭은 반년 넘는 기간 동안 한 번도 선발 출장을 하지 못했다. 1군에서 교체로 4번 투입됐고 총 시간이 35분에 불과했다. 바그덴부르크를 상대로 치른 경기가 첫 선발이었다.

이삭은 1골 1도움을 올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전반 42분, 오른쪽에서 넘어온 크로스를 머리로 떨궈 곤살로 카스트로에게 어시스트를 제공했다. 키에서 나오는 압도적인 제공권이 돋보였다. 후반 2분에는 좌우 윙어로 나온 형들과 호흡을 맞추며 멋진 공격을 전개했다. 안드리 야르몰렌코, 막시밀리안 필립, 이삭으로 이어지는 삼자 패스가 마그데부르크 수비를 가볍게 뚫었다. 스루 패스를 받아 수비 배후로 침투한 이삭이 왼발로 정확하게 마무리했다.

이삭은 계속 존재감이 컸다. 후반 28분 이삭을 향하던 크로스가 수비수 손에 맞아 페널티킥이 선언되기도 했다. 이삭은 팀의 세 번째 골이 터지자마자 안드레 쉬얼레와 교체돼 경기를 마쳤다. 후반 막판 가가와 신지가 1골 1도움을 올리며 도르트문트의 대승을 완성했다.

앞선 세 경기에서 2무 1패에 그치는 동안 도르트문트는 피에르에메릭 오바메양을 전 경기 풀타임 출장시켰다. 오바메양을 대체할 중앙 공격수가 없었다. 2선엔 비교적 선수가 풍족한 편이다. 필립과 야르몰렌코 외에 크리스티안 풀리시치, 유망주 제이든 산초가 측면을 소화할 수 있다. 부상으로 이탈해 있는 마르코 로이스, 이제 복귀 수순을 밟는 안드레 쉬얼레도 주로 2선에서 공격에 힘을 실어 줄 수 있는 선수다. 다만 이들 중 스트라이커가 없다는 것이 문제였다.

이삭은 포칼에서 기량을 증명했고, 앞으로 분데스리가와 UCL에서도 출장 기회를 늘려갈 것으로 보인다. 장신 공격수인 이삭은 세트피스 헤딩골, 높은 크로스 등 새로운 득점 루트를 제공할 수 있다. 키에 비해 유연하고 민첩해 도르트문트 특유의 빠르고 조직적인 공격도 잘 소화할 수 있는 선수다.

시즌 초반 강력한 압박 축구로 화제를 모은 도르트문트는 독일분데스리가 9라운드 현재 1위에 올라 있지만, 승점은 20점으로 그리 압도적이지 못하다. UCL에서는 1무 2패로 탈락 위기에 몰렸다. 하향세인 도르트문트는 이삭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한 덕분에 다시 상승세를 탈 동력을 마련했다.

사진= 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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