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풋볼리스트] 김완주 인턴기자= 로날드 쿠만 에버턴 감독은 경력을 통틀어 최악의 시즌 초반을 보냈다. 에버턴의 참을성은 9경기 만에 바닥났고, 쿠만 감독은 직장을 잃었다.

에버턴은 23일(이하 한국 시간) 구단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로날드 쿠만 감독이 에버턴을 떠난다. 그 동안 구단을 위해 일해 준 쿠만 감독에게 감사를 전한다”며 쿠만 감독의 경질을 발표했다. 쿠만 감독이 2016년 7월 14일 부임한 뒤 16개월만이다.

에버턴은 지난 22일 영국 리버풀 구디슨파크에서 한 ‘2017/2018 잉글리시프리미어리그(EPL)’ 9라운드 아스널전에서 2-5로 패했다. 웨인 루니가 전반 12분 선제골을 넣었지만 연달아 5골을 허용하며 무너졌다. 경기를 관전하던 에버턴 경영진은 결국 쿠만 감독을 경질하기로 결정했다.

에버턴은 올 시즌을 앞두고 1억 5천만 파운드(약 2,200억 원)를 투자해 웨인 루니, 길피 시구르드손, 마이클 킨 등 즉시 전력감 선수들을 영입했다. 로멜로 루카쿠(맨체스터유나이티드) 등 떠나간 선수들이 벌어 준 이적료 수입보다 훨씬 과감한 지출이었다. 지난 시즌을 7위로 마쳤기에 팬들의 기대도 높았다.

시즌 초반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 예선과 EPL 개막전을 오가며 4경기 연속 무실점 승리를 거뒀다. 이때까지는 승승장구하며 좋은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상대가 너무 약했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상승세를 탔을 뿐, 진짜 실력이 곧 들통났다.

지난 8월 22일 EPL 2라운드 맨체스터시티전을 시작으로 부진이 시작됐다. 현재까지 EPL 9경기에서 2승 2무 5패를 거둔 에버턴은 강등권인 리그 18위로 떨어졌고, ‘유럽축구연맹 유로파리그’ 조별예선에서는 1무 2패로 최하위를 기록 중이다.

쿠만 감독은 아약스, PSV에인트호번, 바르셀로나 등에서 공격수로 활약한 스타플레이어 출신이다. 1997년 은퇴 후 네덜란드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전향했다. 이후 비테세아른험, 아약스, 벤피카, PSV, 사우샘프턴 등을 이끌었다. 네덜란드 에레디비시 우승 2회, 스페인 코파델레이 우승 1회를 차지했고, EPL ‘이달의 감독상’도 3번이나 받았다.

쿠만 감독은 17년간 9개 클럽을 맡아 663경기를 지휘하며 356승을 거뒀다. 53.7%의 승률은 훌륭하다. 그러나 올시즌 에버턴에서는 출발이 안 좋았다. 9경기 2승 2무 5패는 쿠만 감독의 커리어를 통틀어 최악의 시즌 출발이다.

쿠만 감독이 리그 첫 9경기에서 절반이 넘는 경기를 진 적은 없었다. 2009/2010시즌 AZ알크마르를 맡아 4패를 한 적은 있지만 그때는 5승을 거뒀다. 2015/2016시즌 사우샘프턴에서는 초반 6경기에서 1승 3무 2패에 그치며 부진한 출발을 했지만 이후 스완지시티와 첼시를 잡고, 레스터시티와 비기며 반등에 성공했다. 지난 시즌 에버턴을 맡아 초반 4승 3무 2패를 거뒀고, 시즌을 7위로 마쳤다. 쿠만 감독의 '흑역사'인 발렌시아 시절은 2007/2008시즌 중도 부임해 약 5개월 만에 경질됐기 때문에 리그 스타트 기록이 없다. 

리그 초반 지난 시즌 EPL 상위 5개팀을 모두 만나는 불행한 일정은 부진의 변명이 되지 못했다. 9경기에서 18실점을 한 에버턴의 경기력도 문제였다. 에버턴을 맡아 최악의 출발을 한 쿠만의 운명은 결국 경질이었다.

에버턴은 쿠만의 후임을 찾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다. 현지 언론에서는 토마스 투헬, 카를로 안첼로티, 루이스 엔리케 등을 에버턴의 새 감독 후보로 보도하고 있다. 에버턴은 일단 U-23팀 감독 데이비드 언스워스를 감독 대행으로 앉혀 팀을 운영할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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